박 상 진 상산초 4학년
박 상 진 상산초 4학년
  • 김미나
  • 승인 2017.11.24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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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군 유소년 수영 미래 이끌 꿈나무
▲ 제7회 광양만배 전국유소년수영대회에서 금메달 2관왕의 영예를 안은 박상진 군이 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했다.
▲ 제7회 광양만배 전국유소년수영대회에서 금메달 2관왕의 영예를 안은 박상진 군이 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했다.


전국유소년수영대회 초등부 평영 50m·100m 2관왕
전국소년체전 수영 종목서 군 사상 첫 금메달로 화제

“하늘을 나는 것처럼 너무 기쁘고 행복했어요”

지난 11~12일 광양에서 열린 제7회 광양만배 전국유소년수영대회에서 초등부 평영 50m와 100m 경기 금메달 2관왕의 영예를 안은 상산초등학교 4학년 박상진(11세) 군의 소감이다.

수영부도 없는 초등학교에서 전국 수영대회 금메달이라니. 더구나 박 군의 이번 우승 소식은 전국소년체전 수영 종목에서 진천군 사상 첫 금메달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지난 17일 박 군의 훈련 장소인 진천국민체육센터 수영장을 찾으니 방과 후 10여 명의 초등학생들이 물살을 가르며 진지한 모습으로 수영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 중 단연 가벼운 몸놀림과 스피드가 눈에 띄는 박 군. 평소 11살 어린아이답게 장난기 많고 활발하지만 수영 이야기를 꺼내자 눈이 반짝였다. 생각과 달리 어른스럽고 진지한 박 군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초 1때 생존수영 배우기 위해
시작

키 151cm 체중 36kg의 박 군은 초등학교 4학년 남학생 평균키인 145cm를 훌쩍 넘는 큰 키에 호리호리한 모습이다. 수줍은 듯 웃으며 조곤조곤 말하는 영락없이 귀여운 소년이지만 수영할 때 만큼은 남다른 스피드와 힘을 자랑한다.

특기는 50m 평영으로 이번 대회에서 37초52라는 값진 기록을 올렸다. 그 뿐 아니라 100m 평영에서도 1분23초37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며 대회 2관왕에 오른 것이다.

올 5월에도 충남 아산 배미수영장에서 열린 전국소년체전 평형 50m 경기에서 37초63으로 동메달을 획득하며 진천군에 전국소년체전 수영 종목 사상 첫 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박 군이 수영을 시작한 시기는 3년 전인 2014년, 초등학교 1학년 때이다. 박 군의 부모님이 세월호 사건을 보며 생존수영을 가르치기 위해 시작했는데 결국은 남다른 재능을 발견하게 된 계기가 됐다.

박 군은 “처음에는 엄마 따라서 수영장에 간 것이었는데 중급반에서 상급반으로 올라갈 때 코치님이 선수반을 권유해 훈련을 시작하게 됐다”며 “힘들고 지칠 때도 많았는데 작년부터 메달을 따기 시작하면서 재미를 느끼니 더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각오를 다졌다.

짧은 선수생활 동안 교육감배, 시장배, 회장배, 보은군수배 등 각종 수영대회에서 박 군이 획득한 메달은 금 8개, 은 4개, 동 6개에 달한다.

이해력 빠르고 집중력 높은
박 군
박 군은 아버지 박철순(48, 운수업), 어머니 신현주(45, 주부) 씨 사이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위로는 10살 많은 누나 박미영(21, 대학생) 양이 있다.
가족들은 사실 운동과 별다른 인연 없이 살아왔지만 요즘에는 박 군 덕분에 모두 수영 전문가가 됐다고 한다.

어머니 신현주 씨는 “대회 때 아이가 긴장하고 출발선에 서 있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도 한데 아이가 부담감을 갖을까봐 경기 전에는 일부러 아이와 눈도 안마주치고 관중석에서 초초하게 경기를 지켜본다”며 “직접 수영을 배우지는 않았어도 응원을 다니다 보니 경기할 때 우리 아이가 뭐가 부족한지 어떤 부분을 잘 하는 지 알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이어 “코치님이 재능기부로 아이들을 지도하고 계신데 선수 엄마들이 언제나 감사드리고 있다”고 마음을 전했다.

박 군의 재능을 미리 알아본 오종석 코치는 “상진이는 이해력이 빠르고 집중력도 높은데다가 인내심을 갖고 훈련에 임한다”며 “우리 지역 수영 꿈나무 발굴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소질 있는 학생들이 지원을 많이 받지 못하는 것이 늘 미안할 뿐이다”고 말했다.

하루 2~3시간 연습, 대회 때는 새벽훈련도
현재 진천국민체육센터에는 박 군을 비롯해 진천군의 대표급 유소년 선수 10명이 오 코치의 지도 아래 하루 2~3시간씩 연습하며 전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대회를 앞두면 일 주일에 2번씩 새벽 훈련도 마다하지 않는다. 주말에는 청주에 있는 50m 수영장에서 훈련하고 우암산을 등반하며 체력도 쌓는다.
박 군은 “작년까지만 해도 수영 선수가 되는 것이 장래희망이었지만 전국에 수많은 다른 경쟁자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현재는 고민중이다”고 말했다. 이는 아마도 아이가 느껴본 운동선수로서의 부담감을 설명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출발선에서 휘슬을 불기 전 머릿속이 하얘질 만큼 긴장한다는 박 군. 하지만 킥이 가장 자신있다고 자랑하는 박 군의 밝은 웃음 속에서 진천군 유소년 수영의 희망을 본다. 박 군의 눈부신 성장을 응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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