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을 위한 아파트 內 작은 사랑방
어르신들을 위한 아파트 內 작은 사랑방
  • 오선영
  • 승인 2008.07.03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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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부영아파트 노인정

진천군 이월면 사곡리에 자리한 '부영아파트 노인정(회장 김영자·68)'은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속에서 이웃 간에 소홀해지기 쉬운 단점을 극복하고 단지 내 어르신들은 물론 이웃마을 원정나온 할머니까지 이웃 간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여러 지역 사회 내 활동을 하면서 생활에 활력을 찾고 있다.
부영아파트 노인정은 여느 노인정과 마찬가지로 65세에서 82세에 이르는 어르신들 10여명이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계신다.
아파트 노인정에서 날이면 날마다 메뉴 바꿔가며 점심을 준비한다. 기자가 취재를 나선 날도 솜씨좋은 총무할머니가 요리를 하고 계셨다. 집에서는 며느리이기도 한 기자이기에 노는 손이 무색해서 도와드릴려고 하니 손사레를 치시며 후다닥 준비하신다. 할머니들이 좋아하는 메뉴만 골라 장만하는데 햇감자 볶음에 묶은 김치와 돼지고기 듬뿍 넣은 김치찌개, 영락없는 시골밥상이다. 이렇게 노인정에서는 계절별로 많이 나는 반찬들로 훌륭한 점심밥상이 차려져 나온다. 더더구나 손맛나는 어머님들 솜씨라 한 숟가락 거든 기자의 입이 호강을 했다.
언니, 동상하며 친자매들 이상으로 자식이야기, 손주이야기 나누며 화투놀이하시며 치매예방(?)도 도모하신다. 나이가 들면 점점 외로워 진다는데 친 동기간마냥 서로의 건강을 걱정해주며 얘기상대를 찾으신 할머니들은 외로울 틈이 없다. 기자가 취재를 하는 도중에도 얼마 전 다녀온 인천 월미도 여행을 이야기 하시느라 분주하시다.노인정 내에 마련된 안마기들도 할머니들에겐 효자효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나이 들수록 공동체 생활에 익숙한 할머니들. 노인정에 출퇴근하며 같이 밥 해먹고, 같이 나들이하고. 장이 서는 날이면 다함께 장나들이도 가신다. 또 시시때때로 순진한 할머니들 꼬셔 온천이다, 선물이다 떠 안기며 고가의 엉터리 물건 파는 사기꾼들 찾아다니는 것까지. 매일 심심할 새 없이 꽉 짜인 일정표가 어르신들을 기다린다. 때때로 봐주시는 손주들도 노인정의 한 식구들이다.
또한 할아버지 방의 이성준할아버지는 다문화가정의 외국인 며느리들의 한글 교육은 물론이고
영어, 일본어 교육을 받으러 일부러 찾아오시는 면 공무원들도 있다고 한다.
핵가족화로 점점 그 설자리를 잃어가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겐 가족 같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노인정은 더없는 어르신들의 사랑방이다.
취재 / 오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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