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혜원면 죽현리 사동마을
광혜원면 죽현리 사동마을
  • 박종혁
  • 승인 2011.02.1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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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아가는 맛’을 즐길 수 있는 ‘사동마을’


끝을 모를 것 같이 매섭게 몰아치던 한파가 2월에 들자마자 봄기운까지 느낄 정도로 따스했다. 거북산 아래 사이좋게 모여 사는 사동마을을 찾았다. 오후의 따뜻한 햇볕을 즐기며 마을회관 앞마당에서 이 마을 주민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와 동네자랑을 들어보았다. 이월과 광혜원을 잇는 17번 국도를 경계로 광혜원면 죽현리 사동과 이월면 내촌리 사동으로 나뉜 이 마을은 행정구역만 틀릴 뿐 동네 모든 일을 함께 해온 실제 한 동네로 볼 수 있다.

◆ 우리마을 유래

본래 진천군 만승면(萬升面)지역으로 1914년 일제의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만죽리(晩竹里), 필현리(筆峴里), 성주동(聖住洞)과 구암리(九岩里), 회안리(會安里)의 각 일부를 병합하여 만죽과 필현의 이름을 따서 죽현리(竹峴里)라 명명하였다. 사동(四洞)이란 이름 뜻에서 알 수 있듯이 4개의 동네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 기와집말 : 온수동 동남쪽에 있는 마을로 '기와집'과 '말'로 '기와집이 있던 마을'로 해석된다. 희동 정씨의 열두 대문이 있는 큰 기와집이 있었다하여 기와집말로 불렸던 마을이다.
◎ 온수동 : 온수동(溫水洞)은 말그대로 '따뜻한 물이 샘솟는 동네'란 뜻이다. 이 샘에서 항상 따뜻한 물이 나와 거북산을 오고 가는 등산객들의 쉼터를 제공 하였지만 6년전 공장이 들어서면서 샘이 메워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동네 진입로를 따라가다 보면 공장입구 쪽 커다란 느티나무 밑에 흔적만 남아있다.
◎ 절터골 : 거북산 밑에 있는 마을로 '절터'와 '골'로 '절터가 있는 골짜기'란 뜻이다. 거북산 밑에 '구암사'(龜岩寺)라는 절이 있어 생겨난 지명으로 전해진다.
◎ 뱀고개 : 뱀고개 밑에 있는 마을로 '뱀처럼 길고 구불구불한 고개'란 뜻이다. 이 고개 밑에 있는 마을로 '말'을 생략한 채 불려 내려온다.

◆ 우리마을 살아가는 이야기
사동마을에는 47가구 100여명의 주민이 살아가고 있다. 주민 대부분은 쌀농사에 종사하고 있으며,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해 수박농사를 짓는 농가도 늘어가고 있다.
2011년 광혜원면이장단협의회장에 선출되어 더욱 바빠진 현종석이장을 비롯한 노인회장, 부녀회장, 청년회장, 대동계장, 새마을지도자 등 마을일꾼들은 “사동마을이야말로 광혜원을 넘어 진천군에서 가장 화합이 잘 이루어지는 마을”이라며 단결심과 협동심으로 인한 마을주민들의 우애로 하루하루 즐겁고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사계절 하루도 빠짐없이 모여드는 주민들은 마을회관에서 삶의 활력을 찾는다. 아침에 제일먼저 회관의 문을 여는 김진호 노인회장의 일과는 회관 청소부터 시작된다. 눈이라도 올라치면 주민들이 미끄러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에 더 일찍 회관에 나와 눈을 치운다. 물론 주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은 당연하다. 서로 협심하여 말끔히 눈을 치우는 동안 부녀회원들은 주방에서 맛나는 점심준비에 한창이다. 각자 집에서 가져온 주식과 부식들을 조리하여 서로 나눠먹는 즐거움, 사람사는 즐거움을 매일같이 누리고 있는 이 마을사람들의 행복감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귀한 것이다.
매년 열리는 광혜원면민체육대회에서 협동상, 응원상 등을 휩쓰는 이유는 사동마을 주민들의 행복한 우애의 결실이라 생각된다. 또한 지금까지 동네사람끼리 술 먹고 실수하고 시비하는 사람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리라. 사동마을을 더욱 빛나게 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대동계, 대보름놀이, 마을잔치, 여행 등 즐겁고 행복한 행사에 모든 주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팔을 걷어 부치며 함께 일하고 함께 즐긴다. 매년 대동계 때 마다 노인회장 자제인 김상훈씨의 무료음악봉사로 마을회관 2층은 주민들의 노래솜씨를 뽐내는 '노래자랑한마당'이 개최되고, 정기순부녀회장의 오빠인 정기종씨는 행사후원금을 내는 등 주민들의 입에서 아름다운 이야기로 회자되고 있다. 또한 마을 주변에서 가동 중인 7개의 공장에서 주민들을 위한 성금 및 물품지원도 사동마을을 더욱 살기좋은 마을로 발전시켜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손가락바위
손가락바위
◆ 우리마을 명물 거북산으로 놀러오세요

주변의 갑을아파트, 문화마을 등 많은 주민들이 애용하는 산책코스인 거북산은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장수 이여송도 조선의 천기를 보아 거북바위 목을 치고 위치를 돌릴 정도로 두려워했다던 이야기가 전해져오는 명산이다.
매년 1월1일 해돋이를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거북산으로 모여들어 한해의 소원을 빌곤 한다. 사계절 매력이 있는 거북산 등산로의 소나무 숲길을 따라 올라 거북바위에 서면 시원하게 동서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바둑판처럼보이는 농경지, 이월시내, 진천, 멀리 금왕까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한폭의 그림같이 이월저수지에 비친 하늘의 구름은 마치 선녀의 하늘옷 처럼 신비스럽기 그지없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으로 땀을 식힌 후 맞이하는 손가락바위 또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거북산에서 그 멋과 아름다운 신비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마을에서 거북산으로 가는 길목에서 등산객들의 목을 축여주며, 커다란 느티나무로 그늘을 만들어 쉼터를 제공했던 '온수동샘터'가 공장이 들어오는 바람에 폐쇄되어 흔적만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현이장은 “마을 진입로 확·포장 공사가 시행될 때 이 샘터도 복원시켜 주민뿐 아니라 거북산등산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해 사동마을의 명물로 만들길 원한다”고 말했다.

◆ 더 살기 좋은 마을로 발전되길
마을에 7개의 공장이 있어 수시로 대형차량들이 드나드는 마을 진입로. 죽현리 만디마을로 이어지는 이 길은 시원하게 곧게 뻗은 만디마을 진입로에 비해 옹색하기 그지없다. 2009년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공사는 아직까지도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주민들의 교통안전에도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을 진입로 공사가 하루속히 진행되어 사동마을→효성공장→만디까지 시내버스의 통행으로 주민들의 교통생활편의가 제공되었으면 하는 것이 사동마을 주민들의 바램이다. 새로 지어진 마을회관 옆에 지어진지 수십년이 넘은 구 마을회관은 많은 균열로 언뜻 보기에도 붕괴위험이 있어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애물단지로 자리하고 있다. 빛바랜 건물은 마을입구에서 마을의 이미지를 저해하며 미관도 해치고 있는 현실이다. 주민들은 여러차레 철거민원을 제기 하였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김진호노인회장은 “이 건물을 철거하고 이곳에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건강관리실과 창고를 지어 마을의 이미지 제고와 건강생활편의를 제공해 주었으면 좋겠다”며 마을주민들을 대변했다.

우/리/동/네/사/람/들

현종석 이장
현종석 이장
진천에서 가장 화합 잘 되는 사동마을

2011년 광혜원면이장협의회장에 선출된 현종석이장은 더욱 바쁜 행보를 보였다.
광혜원농업경영인회장과 광혜원농협이사 등의 직함으로 활동하며 마을을 위해, 광혜원을 위해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우리 마을을 위해 더욱더 열심히 봉사하며 살고 싶다”며 “진천에서 가장 화합 잘되는 마을의 전통을 이어가 살고 싶은 마을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말했다.

김진호 노인회장
김진호 노인회장
'사람 사는 맛이 나는 동네'

아침이면 어김없이 제일먼저 마을회관에 문을 여는 김진호노인회장은 회관청소를 시작으로 주민들을 배려한다.
눈이 오면 솔선하여 눈을 치우는 것도 역시 김회장의 몫이다.
“사시사철 노인들을 배려하는 이장 및 부녀회원 마을주민들에게 고맙다”고 말하며 “미풍양속이 어린 '사람 사는 맛이 나는 동네'로, 이 전통을 이어나가자”라고 말했다.


이근우 대동계장
이근우 대동계장
붕괴위험있는 구 마을회관, 조속한 철거를…

“쓸모없이 붕괴위험에 방치된 구 마을회관을 철거하여 새로이 건강관리실과 창고를 마련하고, 운동기구들도 확충하여 주민들의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말하는 이근우대동계장.
“우리 동네 대동계는 주변지역에서도 가장 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사동마을의 대표적인 협동정신을 자랑하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정기순 부녀회장
정기순 부녀회장
“마을진입로 쓰레기 버리지 말아주세요”

사시사철 매일 마을회관에서 맛난 점심식사 대접으로 노인분들의 칭송을 받고 있는 정기순부녀회장. “우리 마을 40여명의 부녀회원들은 어느 마을보다 협조가 잘돼 단합이 잘된다”며 “재활용품 수집으로 마을기금 조성에도 앞장선다”고 자랑했다. 또한 공장 출퇴근차량들이 마을진입로 주변에 쓰레기를 많이 버린다며 “깨끗한 환경을 위해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였다.

윤태식 새마을지도자
윤태식 새마을지도자
주변공장들의 친환경적인 경영 부탁

동네주변 청소, 1년에 2회 제초작업등 사동마을을 새마을로 만들기 위해 부던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윤태식새마을지도자. 대외적으로 사동마을을 알리기 위해 지역봉사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다. “동네주변 공장들의 친환경적 경영으로 함께 살기좋은 마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강전홍 청년회장
강전홍 청년회장
“사동마을의 명물 되찾고 싶다”

“거북산 등산로 정비와 온수동샘터 복원으로 사동마을의 명물을 되찾고 싶다”는 강전홍청년회장은 봉사정신이 투철하고 사동마을의 전기고장을 깔끔하게 수리해주는 기술자로도 통한다. 모든 마을의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마을을 이어갈 수 있도록 더 많은 봉사를 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우/리/마/을/가/볼/만/한/곳 거북산 거북바위

이여송도 놀라게 한 거북바위

사동마을에서 보덕사방향으로 길을 잡아 거북산을 오르면 광혜원면과 이월면의 경계에 다다른다. 거북이처럼 생긴 바위는 남쪽을 바라보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장군 이여송이 조선의 천기를 보니 조선의 중심지에 거북이 한쌍이 명나라를 노려보고 있어 명나라에 변란이 끊이지 않는다고 보아 이곳 거북이의 목을 치고 방향도 북쪽에서 남쪽으로 돌려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등산로를 따라 20여분 오르면 커다란 거북바위를 만날 수 있고, 조금 더 가면 사람 손가락처럼 생긴 손가락바위도 만날 수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진천은 물론 멀리 대소, 삼성, 금왕까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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