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면 동성리 자래실(自來室)
이월면 동성리 자래실(自來室)
  • 강성진
  • 승인 2011.04.21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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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는 사람 누구든 술 한 잔 나누는 인심좋은 마을


5월이 계절의 여왕이라면 4월은 계절의 공주쯤 될까?
봄의 향기와 화려함이 절정을 이룬 4월,
읍소재지에서 진천남중 뒷편으로 차를 몰아 동성리 넓은 들이 보이면
야트막한 산이 마을을 온통 감싸고 있고 모습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찾아온 길손의 마음까지 화사함으로 가득 채워주는 곳.
자래실이 나온다.

■ 한양 오가는 길손들의 쉼터였던 마을

예로부터 토양이 비옥하고 인심이 후덕해 살아생전 최고의 땅으로 불려온 곳 생거진천. 거기에 한껏 수려함을 더하는 이월면 동성리에 소담스레 자리잡고 있는 마을이 있다.
이월면 동성리에서 동곡, 성평과 함께 천혜의 기후조건으로 풍부한 산물이 넘치는 자래실은 병풍처럼 산이 사방으로 둘러싸인 마치 '삼태기'를 연상케 하는 마을이다.
커다란 문화유적도 지자체 주도의 테마성 마을 육성 사업도 실행되지 않는 작은 마을이기에 다른 대단위 마을처럼 크게 내세울 것은 없지만, 그래도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 정겨움이 있어 다시금 찾아오고 싶은 마을로 자부심은 대단하다.
자래실을 '자네실' 이라고도 하고 동남쪽 200m 지점의 마을을 '동실이(東谷)'라 하는데, 옛날 한양(서울) 다니는 큰 통로이기에 오고 가는 길손과 선비들이 동네 느티나무 밑에 와서 쉬어가는 곳으로 유명하다.
또 여행자들의 참(站) 을 대는 목표지이기도 하며 숙박지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스스로 찾아 온다하여 스스로자(自) 자와 올래(來) 자 집실(室) 자를 써서 자래실이라 부른다.
1900년경부터 경주 김씨가 거주하기 시작하였으며 길손들의 목표물이었던 느티나무는 지금도 혼자만이 옛이야기를 간직 하고 그 위풍과 노령을 자랑하고 보호를 받고 있다.

■ 자래실 향우회 그리고 산신제

주위가 산으로 막혀 있는 가운데 천혜의 요새와도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자래실. 교통이 불편했던 옛날은 물론 최근 수년년 전까지만 해도 주민들은 뒷산을 넘어 가산리 산정 주구, 송두리 사묵 등 진천읍 소재지로 통하는 말미고개를 넘어다녔다.
지금은 교통이 발달하고 버스가 운행되면서 이 산길은 쓰이지 않지만 그 옛날 진천읍에 장을 보러가거나 학성초등학교의 통학로가 되어준 고마운 길이었다고 한다.
거기에 자래실 앞에 있는 마당처럼 넓은 논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 '마당배미', 마을에서 중들로 나가는 들 입구에 있는 배꼬재, 마을 뒷산에 있는 바위인 돼지바위, 예전부터 송씨가 많이 살았다고도 하고 무덤이 많다고 하여 붙여진 '송장골'은 모두 자래실에 있는 지명들이다.
특히, 정월 대보름이면 마을 느티나무에 정성을 드리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해마다 이곳 느티나무에선 마을의 안녕과 발전을 기원하는 제가 올려진다.
산신제가 열리는 날엔 인근의 (주)서경TSC 기업에서도 해마다 찬조 등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자래실 출향인 30여명도 함께 참여하여 마을의 안녕과 무사를 기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 어르신인 김경수 노인회장은 공학박사인 신동필씨, 청주대 교수인 유해철씨, 지금은 학교장으로 정년퇴임한 김근동씨, 체신청에서 근무하는 신동성씨, 서울 봉천동 3선 구의원을 지낸 신동현씨, 인천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이성옥씨 외에도 많은 출향인들이 마을 제사가 열리는 정월대보름이면 찾고 있고 특히, 출향인 이강희씨 가정은 해마다 마을을 찾아 떡과 음식, 정을 함께 나누고 있어 이 모두가 고마운 사람들이라고 소개했다.

■ '온고지신'으로
마을발전을 꿈꾸며…

20년이 넘도록 자래실 안팍의 일들을 도맡아 해오고 있는 김성철 이장은 “주민 대다수가 쌀 전업농인데다가 노령화로 단순히 벼농사만 짓는 것으론 무너져 가는 농촌살림을 일으켜 세우기엔 현 정책현실에선 너무도 힘이 드는게 사실입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자래실은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25가구 70여명의 주민들은 화합속에 한지붕 한가족처럼 지내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특별히 숙원사업으로는 마을정자가 있었으면 하는 것과 마을 노인인구가 60%를 넘다보니 자연스럽게 건강에 관심이 많지만 여느 마을처럼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이 전혀 없는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봄볕 향기 가득한 4월…산자락마다 연분홍 물감을 뿌려놓은 듯 아름다운 자래실은 크게 내세울 것은 없지만 들에서 일을 하다가도 지나가는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술 한 잔을 나눠야 마음이 후련한 인심 좋은 마을의 한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마/을/사/람/들


자생력 키워 마을발전 이뤄야

김성철 이장
김성철 이장
느티나무 산신제 등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역사 현장으로, 생태환경의 산 교육장으로 다양한 연구와 시도가 향후 우리 농촌의 살아갈 길입니다.
특히, 우리 자래실 마을은 작은 부락이기에 자생력을 키울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주민들 스스로 각자의 몫을 책임지며 실천하여 터전을 지키고 키워감이 우리 마을의 나아갈 지표가 아닐까 합니다.
'살기 좋은 자래실' 함께 만들어 갑시다.





건강한 노후를 위한 운동기구 있었으면

김경수 노인회장
김경수 노인회장
마을 노인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겨울동안 함께할 자리를 따뜻하게 마련해주는 동네 이장과 부녀회 등 젊은이들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
2004년에 신축한 마을회관 및 노인정에 노인들의 건강과 여가를 위한 운동기구 설치가 시급한 과제다.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조치를 부탁한다고 바램도 전했다.






경로당 시설개선이 필요합니다

하음순 부녀회장
하음순 부녀회장
평소 직장생활과 집안일로 바쁜 가운데도 마을일에 함께하는 젊은 회원과 단합 잘되는 부녀회원들에게 늘 감사합니다.
부녀회 활성화를 위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졌으면 좋겠고, 어르신들을 위한 운동기구와 목욕 봉사를 위해 경로당 건물을 개선해 목욕시설이 설치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항상 동네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사시길 소원합니다.






천영재 새마을지도자

마을길 개선 등 도로정비 힘쓸 터

도로 폭이 좁은 마을 안길과 진입로 주변 교통안전시설 설치 등 마을정비사업을 이장과 함께 검토해서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주민 모두가 화목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마/을/자/랑/거/리

마을의 무사안녕을 지키는 수호신 느티나무

오랜 세월동안 마을의 무사 안녕을 위해 수호의 역할을 해온 자래실 느티나무는 지금도 웅장한 자태(수령 400여년 추정)를 간직한 채 나무의 굵은 줄기마다 새들이 보금자리를 틀고 아름다운 마을과 함께 하고 있다.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이 느티나무 제단에서 산신제를 지내고 있다.
덕분에 마을에는 큰 흉사가 없다고 믿고 있다.
또한, 마을 사람들은 느티나무 주변을 항상 깨끗히 정비하는 등 제단을 신성시 여긴다.
어떻게 소문을 들었는지 외부에서 답사를 오기도 하고 인근 회사에서도 정월대보름날 함께 제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인근의 몇 집들 덮을만큼 가지가 무성하게 우거져 여름이면 짙푸른 녹음으로 마을사람들의 더위를 씻어주었던 느티나무는 자래실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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