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지금 아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 교육칼럼
  • 승인 2008.10.1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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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자녀의 대학입시를 마친 학부모들은 자주 이런 후회를 한다. “우리아이가 서울대 경영학과를 가고 싶은데 무얼 해야 하나요?”, “연세대 의대를 가기 위해서는 무얼 해야 하나요?” 이러한 질문을 얼마나 일찍 하느냐에 따라서 입학의 가능성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학부모는 알아야 한다. 외고를 비롯한 특목고의 합격도 공부시작시점에 좌우된다.

공부를 잘하는 데는 왕도가 없다고 한다. 좋은 대학에 입학하려면 열심히 공부해야한다고 한다. 참 답답한 말이다. 라면을 끓이는 데도 설명서가 있고 방법이 있는데 어찌 공부를 잘하고 대학을 가는데 방법이 없다고 할까? 과연 서울대를 합격한 학생들이 지방에 있는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과 같은 방식으로 공부를 했을까? 그리고 모두 잠도 자지 않고 3당4락을 외치면서 열심히 공부만 했을까? 그리고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사교육을 받아가면서 공부를 했을까? 정말로 특목고를 나오는 것이 서울대에 유리할까? 많은 경우에 대답은 '아니오'이다.

서울대학교 07학번 학생들 800명에게 설문을 조사해 보았다. 자주 언론에서 접하는 내용과 다른 내용이 거기에 있었다. 합격을 하기 위해서는 합격한 사람들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한두 명의 수기는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우리아이와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행동양식을 통계화하고 일반화시키고 나면 현재 우리아이들과 비교하면서 전략을 짤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이 치루어야 하는 대학입학 시험은 이미 대부분 윤곽이 나와 있거나 자세히 공지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님이 엉뚱한 행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사교육비를 많이 지출하는 것도 그렇고, 많은 사교육비를 지출하는데도 학생들의 성적이 제자리에 머무는 것도 그렇다. 지금 받는 사교육이 대학에 진학을 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중간 중간 판단을 하면서 교육을 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같은 반 똘이 엄마가 시키는 것을 따라 시키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자녀가 고3이 되어서는 후회를 하게 된다.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그리고 진보정권에서 보수정권으로 바뀐 지금부터 10년간은 더욱 많은 것들이 바뀔 것이라는 것을 예상해야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이기 때문에 입시정책은 한번 정하면 바뀌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회사에서 직원을 뽑는 방식도 발전을 하고 행정고시나 사법시험제도도 변화를 격어가면서 더 적합한 방향으로 발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학입시 만큼은 발전적 변화가 아니라 그때그때 불만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임기응변적으로 대처한 면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입시를 보면 상당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다시 말해 선진국의 입시와 유사한 형태로 변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입시경향은 다양성과 자율성 그리고 소수자 보호강화라는 세 축으로 움직이고 있고 이러한 방향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기 때문에 다시 과거로 역행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민주화가 된 다음에 다시 독재정권이 들어서기 힘들어진 것처럼 말이다.

과거의 진보정권이 평등에 무게를 두었다면 지금의 보수정권은 경쟁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측이 가능하다. 정부가 대학입시에 손을 떼고 대학교육협의회에 입시정책을 이양한 것도 경쟁의 측면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학교육이 미국의 대학과 다른 점은 선호하는 대학이 몇 개의 대학에 집중되어있다는 점이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라는 종합대학과 카이스트, 포항공대, 그리고 의과대학, 치과대학, 한의과대학이 학생과 학부모가 가장 선호하는 대학이다. 그리고 해외의 명문대학을 가려고 하는 경향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좀 미안한 말이지만 나머지 대학은 위의 대학을 도전하다 나중에 진로를 수정한 경우가 대다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대학들은 입학기준도 다르고 준비해야 하는 것도 다르다. 어떤 입시는 고등학교 때 열심히 하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입시는 초등학교 때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합격하기가 참 까다로운 입시도 있다. 예를 들어 음악 특기자로 대학을 가려고 하는 학생이 고등학교 때 시작을 하면 가능하겠는가?
법 앞에 잠자는 자를 법은 보호하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 모든 입시요강은 이미 공개되어있다. 이제 우리 아이들을 위하여 부모가 올바른 전략을 짜야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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