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면 중산리 중복(中湺)마을
이월면 중산리 중복(中湺)마을
  • 강성진
  • 승인 2012.04.28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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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의좋은 사람들의 동네로 마실갈까요?

녹음이 완연해진 들녘에 촉촉한 비소식이 전해지던 6월 중순경 이월면 중산리를 찾았다.

중산리는 17번국도가 생긴 이후 점차 교통 요충지로써 역할이 약화되고 있는 지역으로 갈미(도산), 말뫼(마산), 배터부리와 중복마을 등 크고 작은 자연마을이 도로를 따라 형성돼 있는 곳이다. 갈미는 옛날에 마을 뒷산이 칡으로 덮여 있어 칡 갈(葛) 자와 뫼 산(山) 자를 써서 갈산이라 하던 것이 갈뫼, 갈미로 변했다고 한다. 또는 마을 뒷산이 칼처럼 생겼다고 도산(刀山)이라 하였다고도 한다. 말뫼는 갈미 동남쪽에 있는 마을로, 옛날에는 말뫼 또는 말메라고 불렸다. 어떤 유명한 장군이 말을 타고 가다 이 산에서 쉬며 마을 이름을 지었다는 설도 있고, 마을 뒷산의 모양이 말처럼 생겼는데 그 꼬리 부분에 마을이 형성되어 말미라 하였다는 설이 있다. 이중 오늘 소개할 중복은 중산리에서 가장 큰 마을로, 상보(막골), 중보, 하보(삼용)가 있었는데, 그 중 중보에 위치하여 중복개라 하던 것이 중복으로 변한것으로 추정된다.

보(湺)란 논에 물을 대려고 뚝을 쌓고 흘러가는 냇물을 잡아 두는 곳 즉, 봇물을 말하는데 옛날 수리사업의 하나로 동성리(東城里) 성평(城坪) 들의 영농을 위하여 이 곳에 보(湺)를 막은 일이 있다. 이로 연유하여 중복개가 된 것이다. 중보라 한것으로 보아 옛날에는 윗보(上湺) 아래보(下湺) 가 있었을 것이다. 윗보는 오늘날 막골을 말하고 아랫보는 지금의 삼용리 청용말에 해당한다. 1600년대에 청주이씨였던 이득천씨가 내주(來住) 하여 마을이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현재 20여호 가구의 청주 이씨가 대성을 이루고 있다. 1920~1940년대에는 중복개를 중심으로한 들가운데 시베리아 방면에서 재두루미가 수천마리씩이나 날라와 장관을 이룬 일이 있다. 천연기념물 제 13호로 지정이 되었으나 지금은 해제되었다. 또한 이 마을 이 창호(李昌鎬) 씨 댁 미루나무에 송아지만한 학(鶴) 한쌍이 매년 날아와 번식하였으나, 이것 마저 한 마리가 죽고나서 오지않게 되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던 것이 해제되고 말았다.

◆ 마을현황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마을자랑비와 청주이공이득천유허비 그리고 잘 꾸며진 마을회관이다. 특히, 2009년 새로 준공한 마을회관은 64평규모에 건강관리실을 갖춘 지상 2층건물로 십시일반 부락민의 기금으로 지어졌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는게 마을이장 이장해씨의 설명이다.

또한, 마을 입구에 자리 잡은 마을자랑비는 작년에 새로 세워진 것으로 중복의 유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마을 서쪽으로는 어수물 또는 은수물이라는 우물이 있는데 세종대왕이 초정 약수터로 거동할 때 세수를 한 우물이어서 붙여졌다는 설과 암행어사가 물을 먹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당시 100호가 넘던 가구 수는 현재 70가구 18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곳 주민들 대다수는 벼농사에 종사하고 있다. 우리군 4대 특산물 중 하나로 이순무씨 1가구만이 관상어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중복에서는 이씨 성을 가진 사람을 유달리 많이 만날 수 있다. 이곳이 청주이씨 집성촌이기 때문. 현 농업기술센터소장인 이광해 소장도 중복마을 출신이다.

◀ 이월면 중산리 중복마을 주민들이 마을회관 앞에서 찰칵~
◀ 이월면 중산리 중복마을 주민들이 마을회관 앞에서 찰칵~
◆ 마을주민들의 사랑방 '노인정'
연중 마을회관은 복작복작 들썩인다. 작은 방 안에 모여 앉아 살을 맞대고 있으면 없던 정도 절로 솟기 마련.
“여럿이 함께 먹으니 김치에 밥만 있어도 맛있지만 혼자 먹을 땐 진수성찬이어도 맛이 없지. 여기 나와서 이야기도 하고 밥도 나눠먹고 가끔 화투도 치고…”

이제는 집보다 마을회관이 더 좋고 자식들보다 회관에서 만나는 이웃들이 더 편하다. 집에 있으면 혼자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야 하지만 마을회관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바깥엔 때이른 무더위가 기승이지만 회관 안은 산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에어컨이 따로 필요가 없을 정도다.

특히, 중복마을은 시골이지만 빈집이 없는 동네로도 이름이 나있다. 그만큼 살기좋은 마을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자손이 없었던 남씨, 홍씨가 그들의 재산을 마을에 희사하게 되면서 형성된 기금과 주민들의 협조로 1984년 땅을 사게 되면서 동네 자산을 키워 나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청주이공이득천유허비(淸州李公李得天遺墟碑)
▲ 청주이공이득천유허비(淸州李公李得天遺墟碑)
◆ 더 좋은 마을이 되길 바라는 주민들의 바람
여느 농촌과 마찬가지로 중복마을 역시 주민들 대부분이 노인들이다. 자식들은 도시로 나가고 노인들 혼자 사는 가구도 많다.
이장해 이장은 혼자 사는 마을 어르신들이 난방비 걱정에 방에 제대로 불도 때지 않고 생활하는 게 못내 마음에 걸린다.

“겨울에 집을 찾아가면 방은 싸늘하고, 전기장판 하나로 지내는 분들이 많지요. 기름 값이 워낙 비싸니까 맘 놓고 따뜻하게 지내질 못하는 거예요. 그래도 마을회관을 새로 신축하면서 사정이 좀 나아졌지만 여름에도 마을 어르신들이 시원하게 보낼 수 있도록 마을 정자도 곧 지을 예정입니다”

마을에서 회관은 어르신들이 모여 하루를 보내는 곳이니만큼 시설이 뒷받침되면 좋겠다는 것이 이 마을 이장의 바람이다. 이렇게 서로를 알뜰살뜰 챙기는 주민들에게 최근 걱정거리 하나가 생겼다.

올초에 우리군을 강타한 구제역으로 마을에서 1.5km정도 떨어진 곳에 가축매몰지가 있는데, 경사로에 있어 장마가 오면 침출수가 하천을 따라 유입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왜냐하면 중복마을 180여 주민은 아직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마을 동쪽에 들어선 양돈농가에서 날아오는 악취때문에 맘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여름, 한창 농번기에 그 악취를 어떻게 감당할까 싶네요. 다들 그것 때문에 많이 걱정하고 있어요. 군에서는 법적으로 허가를 못 내줄 근거가 없다니 더 걱정이고요” 마음에 드리운 먹구름이 하루 빨리 걷히길, 주민들은 바라고 있었다.


우/리/동/네/사/람/들


이장해 이장
이장해 이장
살기좋고 건강한 중복마을 만들기 최선

올해로 7년째 마을의 이장을 맡고 있는 이장해 이장은 빈집 없는 살기 좋은 마을 환경과 넉넉한 인심이 중복마을의 자랑이란다.
마을 숙원사업은 거의 다 이뤘기에 이제는 마을에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북적이는 동네가 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라며, 지역주민들 스스로 각자의 몫을 책임지며 실천하여 터전을 지키고 키워감이 우리 마을의 나아갈 지표로'살기 좋고 건강한 중복마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한다.



임용기 노인회장
임용기 노인회장
마을 주민의 쉼터 팔각정 설치 촉구

연중 마을 노인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겨울동안 함께할 자리를 따뜻하게 마련해주는 동네 이장과 부녀회 등 젊은이들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 2009년에 신축한 마을회관에 노인들의 여가와 시원한 여름을 책임져 줄 팔각정 설치를 위해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조치를 부탁한다는 바램도 전했다.









임성기 마을고문
임성기 마을고문
행복 중복마을 만들기 협력 다할 터

이월면이장단협의회와 이월면장학회 회장 등 오랜기간 지역 봉사자로 일해온 임 고문은 30년이 넘도록 중복마을 이장직을 수행하면서 살기좋고 행복한 중복마을의 발전을 견인해 온 산증인으로 마을주민들은 그를 '중복마을 대표이사'라 부르기도 한다. 언제나 마을을 위해 헌신하는 이장을 도와 마을 발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며 마을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셨으면 하는 것이 바램이라 전했다.




이영복 마을반장
이영복 마을반장
400년 마을 전통 계승 우리가 할 일

도로 확장이나 농로 포장, 상하수도 시설, 마을회관 건립 등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이영복 반장은 400여 년을 이어 온 마을의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 또한 후손의 도리라고 이야기 하며 주민들의 화합이 마을의 발전과 주민의 행복을 이끄는 첫 번째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최금희 부녀회장
최금희 부녀회장
마을살림 알뜰살뜰 안주인 역할 '톡톡'

중복마을 부녀회는 한 가정의 안주인처럼 집안을 청소하듯 동네 환경 정화에 힘쓰고 남편에게 내조하듯 마을 어르신들을 존중하고 살피고 있습니다. 마을 안주인들이 모여 함께하는 모임인 만큼 앞으로도 마을 살림을 알뜰살뜰 꾸려나가 마을에 보탬이 되는 좋은 일들을 많이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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