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상 업 지부장 전격인터뷰
임 상 업 지부장 전격인터뷰
  • 정선옥기자
  • 승인 2008.11.12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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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동조합 진천군지부


몇십대일!
아니 몇백대일!
공무원 되기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 더 힘들다는 요즘 공무원이라는 그 이름 자체만으로도 능력을 인정받는 작금의 세태에서 무릇 그 유능한 550여명의 인재들이 우리 진천을 위해 무한의 열정을 가지고 일한다면 진천의 발전은 더욱더 앞당겨지지 않을까 ?
자칫 제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된 철밥통이 아니라 '노조를 통해 공무원이 변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공무원 노조라는 커다란 공동체를 짊어지고 공직사회의 개혁과 변화를 도모하는 임상업노조지부장 그는 과연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이미 두어차례 만난적은 있지만 아직은 궁금한 것이 많은지라 좀 늦은감이 있음을 느끼면서 일곱번째 손님으로 그를 취중토크무대에 올렸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로 가볍게 분위기를 풀고 한 모금, 두 모금, 목을 타고 흘러내리는 알코올 기운에 몸이 느슨해질 즈음, 가벼운 질문을 던져본다.


Q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워낙 지부장님을 원하는 분들이 많으셔서요. 먼저 가족관계를 여쭤보고 싶은데요.
처와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이 있습니다.

Q 그 아이들이 자라서 공무원이 되겠다고 한다면 부모 입장에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92년도에 제가 처음 공직에 들어섰을 때는 지금보다 상황이 어렵고, 권위의식도 강했지요. 아이들이 공직에 나갈 즈음 되면 지금과 상황이 많이 달라져 있을 겁니다. 저는 노조 지부장도 굳이 반대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생각이 중요하니까요.

Q 지부장 선거 때 단독출마하셔서 90.5%의 높은 투표율에 97.5%라는 전폭적인 지지를 얻으셨는데요, 댁에서는 자녀들에게 몇 %의 지지를 자신하십니까?
글쎄요. 한 50%쯤? 집사람은 더 낮은 점수를 주지 않을까 싶네요.

Q 지부장님께서 하시는 일이 워낙 많다 보니 아이들에게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못하셨나봅니다. 노조에 가입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십니까?
당시 직장협의회 초대 김상봉 회장님이 내건 '공직자 부정부패 추방' 캐치프레이즈가 신선하게 와 닿았습니다.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권위의식이 팽배한 공직사회에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공무원노조의 지역내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주민들이 보시기에 공무원은 책상 앞에서 업무만 보는 것으로 생각하십니다만, 실제 구석구석 공무원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주민생활과 서비스질 개선 등 실생활 가까이에서 군민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평상시 주량은 어떻게 되십니까?
한 병 정도? 좋은 사람들과 마시면 한 병 반까지도 기분 좋게 마십니다.

Q 혹시 노조에 가입하신 이후에 불이익은 없었습니까? 최근 행안부의 공문 때문에 말들이 많던데요.
전에 집회 참석을 위해 연가를 내고 한양대집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징계 논란이 있었습니다만 조합원들의 협력으로 다행히 큰 불이익은 없었습니다.

Q 지난 4월 합법노조로 인정받게 되었는데 법외 노조일 때와 차이점이 있을까요? 합법화된 이후에 따르는 혜택이나 제약이 있다면요?
사실 법외노조일 때에는 항상 기관의 감시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지금이야 그런 불편은 없지만 노동권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행안부의 지침상 감사를 받아야 하고 무엇보다 겉으로는 노사관계라 하나 실제 내막은 내용없는 노조로 취급해 버립니다. 체결권이나 행동권에 제약을 받기 때문에 체결시 일방적으로 파기를 당해도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이 없습니다.


Q 출마시 공약사업으로 조합원 확대로 강력한 진천군지부 건설을 내세우셨는데 현재 조합원 가입율은 얼마나 됩니까?
어려운 질문입니다만 많이 호응해 주고 계십니다. 민감한 사안이니 거기까지만 해둡시다.

Q 역시 출마시 부단체장 낙하산 반대투쟁을 하셨는데, 부단체장 임명권은 도지사의 고유권한 아닙니까? 어찌 보면 현실성 없는 공약사항 아니었습니까?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사실상 군수와의 협의를 통한 인사여야 합니다. 시·군 단위와 도와의 인사에 차이가 많아 도청에서 근무하면 사무관으로 퇴직하게 됩니다. 시나 군단위에서는 잘해야 20%만이 사무관급으로 퇴직할 수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부군수를 승진시켜서 도와 교류하자는 겁니다. 1기와 2기 때 사무관급의 낙하산을 막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낙하산 인사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입니다.

Q 최근 민간기업 종사자들의 자발적으로 기업의 어려움에 동참하고 상생의 의미로 감원보다는 감봉을 통해 고통분담에 나서고 있지 않습니까? 지난 9월 공무원 임금동결을 규탄하는 공무원과 교원노조의 공동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만,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여론이 좋지 않던데요.
사실 공무원 월급이 박봉입니다. 지난 5년간 물가상승률이 6%에 육박하는데 공무원의 인건비 상승률은 1, 2%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나마 연금 하나 보고 일하는데 이제 그 연금마저 칼질하고 있지 않습니까? 저도 아이들이 있지만 경제적으로 어렵습니다. 주민들이 오해하고 계시는 겁니다.

Q 공무원노조 지부장으로써 단체장이 간혹 무분별하고 부당한 외부 공격을 당할때 옹호해주는 역할론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한 일이라면 설사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당연히 보호해야지요. 물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질책도 해야 하구요. 물론 군수의 정책에 대한 평가는 개인적인 생각이 아닌 노조원들이 해야겠지요.


Q 촛불집회도 중요하지만 군민 입장에서는 진천군이 앞으로 무얼 먹고 살아야 할지에 대해 노조가 관심을 더 가져주길 바라는데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있으십니까?
경제문제는 노조 독자적으로 추진하기는 힘에 부칩니다. 현재 군에서 자발적으로 재래시장 이용이나 지역상품권 구매 등을 독려하고 거기에 동참하고는 있지만 정부에서 정책이 나오면 지역경제과에서 하는 일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별도로 저희 공무원노조에서도 지역주민들에게 새로운 일자리 대책 방안과 인구유입에 대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Q 공무원연금법개정반대투쟁을 등을 위한 특별회비를 모금하고 계시던데.
모금운동의 취지는 불합리한 구조조정과 공무원연금법개정 반대투쟁을 위한 것입니다. 2009년 공무원 임금이 동결되었는데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공무원의 월급은 박봉입니다. 그나마 연금 하나 보고 일하는데 연금마저 축소시키겠다고 하면 저희 입장에서는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지요. 많이들 호응해 주십니다.

Q 우리군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중 청주에서 출퇴근 하는 직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한 군민들의 시선은 따갑습니다. 거주의 자유는 있지만 지부장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사실 거주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권리 아니겠습니까? 저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만 청주에서 거주하는 가장 큰 이유를 든다면 자녀의 교육문제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오랜 기간 정착하고 살던 주거지를 떠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경제적인 문제도 있구요. 그런 입장도 생각해 줘야 하겠지요. 어찌되었거나 본인의 자율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그에 대한 해결방안이 있을까요?
지역내 교육·문화 인프라 구성이 관건입니다. 진천에도 충주고나 거창고 같은 명문학교를 육성해 인재의 유출을 막고 외부의 인재를 유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건이 성숙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입니다.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겠지만 모든 군민이 일심동체가 되어 반드시 이뤄내야 합니다.
또한가지 지방공무원을 뽑을 땐 그 지역의 거주자를 뽑는 것이 제도적으로 정착되어야 합니다. 몇 년 전부터 응시 자격에 지역내 거주 기한을 두고 있지만 아직은 불합리한 점이 많습니다.
공무원노조가 할 일이 바로 이런 불합리한 제도들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Q 타지에서 손님이 오신다면 진천에 추천해주실 만한 관광지가 있나요?
아시겠지만 제 고향 문백에 지방문화재 농다리가 있습니다. 아직 시설은 미비하지만 아이들 손잡고 농다리 한 번 밟아보시지요. 교육적 가치도 있고 나름대로 운치가 있습니다.

Q 얼마전 진천군민의 잔치인 생거진천문화축제에 의회가 불참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필이면 군민의 화합을 위한 축제에서 그런 태도를 취하다니요. 의회는 군민의 대표기관입니다. 지역의 큰 일꾼을 뽑아놨는데 엉뚱한 일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의회와의 간담회를 요청한 상황입니다. 노조는 군민과 뜻을 같이 합니다.

Q 지역을 위해 노조에서 따로 하는 일이 있습니까?
1기 때부터 백혈병 어린이 돕기 운동을 시작으로 16개 후원단체가 함께 하는 사랑의 김장나누기, 장애인 화재 가구 돕기 등 크고 작은 불우이웃돕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미약한 힘이나마 진천군민의 힘을 모아 조금씩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Q 강성노조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어떠십니까?
노조와 기관측과의 협의가 안됐기 때문에 강성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사실 군수님이 노조의 입장을 많이 대변하려 노력해 주시지만 하급기관과의 협의가 어려워 안건이 시행되기까지는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답답하죠.

Q 행정과에서 교섭상견례 직전 조합원 탈퇴를 종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이야기를 좀 해주시겠습니까?
노조 가입기준을 과대해석한 것 같습니다. 사실 6급 중에서도 주무담당 및 경리, 감사, 인사, 예산, 준담당만 가입에 제한을 두는데 전원 탈퇴를 종용했습니다. 이에 대해 군에 항의방문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앞으로도 이런 와해책은 좌시할 수 없습니다.

Q 군단위에서는 비교적 빠른 2001년 노조가 결성되었는데 대표적인 성과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습니까?
1기 직장협의회가 구성된 계기는 내부 자정운동을 포함한 공직사회의 전반적인 개혁을 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처음 직장협의회를 시작했을 때는 상황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2기 법외 노조를 거쳐 2008년 초 전국공무원노조가 법내 노조로 들어오면서 노동조합 필증을 받고 4월 17일 정식 출범을 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8명이 해직되었다가 6명이 복직되었습니다. 나머지 3명에 대해서도 대법원의 판결은 났지만 사면복권이 안된 상태입니다. 전국적으로 140여명의 복직되지 못한 해직 공무원이 있습니다. 정부의 입장에서 볼 때는 뜨거운 감자 같은 존재지요. 89년 해직공무원 특별법 시행으로 복직된 공무원들은 온갖 불법을 자행하고도 복직이 되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그같은 특별법이 마련되어야만 이 지루한 싸움을 끝낼 수 있을 것입니다.

Q 현재 진천지역 내 공무원 노조의 조직망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각 읍·면 별로 대의원까지 조직망은 체계적으로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Q 사모님과는 어떻게 만나셨습니까?
제가 읍에서 근무할 땐데 마침 그 날이 숙직이었습니다. 형수에게 전화가 왔는데 당장 옷 갖춰입고 나오라는 하시더군요. 얼떨결에 뛰어갔더니 아가씨를 소개시켜 주시더라구요. 뭐 어쩝니까? 6개월 가량 만나다가 결혼했지요. 지하 다방에서 결혼할테면 따라오구 싫으면 말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내조를 잘 해주고 있습니다. 집사람에게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Q 지부장 연임 생각은 있으십니까?
주어진 2년 동안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새로운 지도부가 꾸려져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지요.

Q 취중토크때마다 가끔 여쭤보는 이야긴데요 200억원의 복권 당첨금을 받게 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는 지금 이대로의 생활이 좋습니다. 벼락부자로 산다는 게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 차라리 안받고 말겁니다.

Q 잔여 임기 동안 어떤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실 계획이십니까?
아무래도 직원들의 복리후생 문제가 되겠지요. 진천군청 직원들이 모두 조합원이 되어 한마음 한뜻이 되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

Q 진천시 건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군민을 위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노조에서도 적극 동참할 것입니다. 어떤 사업이건 도전해 봐야 할 것 아닙니까? 이런 도전들이 언젠가는 보다 큰 성장을 위한 든든한 발판이 되겠지요.

Q 집행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실과장이나 군수나 다같이 군을 위해 행정하시는 분인데 노조 가입여부를 떠나 다같이 합심해서 갔으면 합니다. 그래야 군민에게 질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노조를 탄압하기에 앞서 다같이 힘을 합해 상생의 길을 모색해 나가야지요.

Q 조합원들에게 한말씀 해 주시죠.
큰 지지에 늘 감사합니다. 지부장에 당선되고 큰 역할을 못했습니다. 임기 내에 하나씩 하나씩 순차적으로 불합리한 제도를 고쳐나갈 예정입니다. 진천지역에 근무하는 공무원 모두에게 복지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갈 것입니다. 무엇보다 집행부와의 소통이 관건입니다.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Q 군민들게 하고 싶은 이야기 있으시면 지면을 빌어 하시지요.
진천에 근무하는 공무원 560명 중 18명이 감축되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부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축된 인원만큼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군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헤아려 고민하고 군민들과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군정의 방향을 잡아가야 할 것입니다.

밤 12시를 훌쩍 넘긴 시간임에도 지부장의 인터뷰 소식에 김상봉 부지부장과 임영섭 전문백부면장, 신인철 김장나누기 추진단장, 서수경 사무처장, 최경옥 노조 후원회 회원이 격려차 달려왔다.
뒷풀이로 생맥주 한 잔씩을 들이키며 진천군의 미래에 대한 생각들을 저마다 목청 높여 쏟아낸다. 오랜만에 가슴 뜨거운 사람들을 만났다. 그 뜨거운 열정이 목젖까지 타고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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