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거진천농다리여자축구단
생거진천농다리여자축구단
  • 이상구
  • 승인 2014.04.04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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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차는 재미에 푹 빠진 여성 축구마니아들

▲ 평범한 '아줌마'들이 힘을 모아 지역에 여성 축구문화를 뿌리내리게 하고 있다. 여성 축구 불모지를 개척하는 '여전사들'이다.
▲ 평범한


그라운드 누비는 투지'국가대표 급'
아줌마의 힘…여자축구 불모지 일궈

브라질월드컵이 목전에 다가오면서 전국이 축구 열풍에 달아오르고 있다. 동네 조기축구회에 가입하는 회원이 늘고 있는가 하면, 프로축구 경기에 관중들도 몰리고 있다. 여기에 뒤질세라 여자축구 붐도 일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진천지역의 위풍당당한 아줌마들도 공차는 재미에 푹 빠져들었다. 생거진천농다리여자축구단(이하 농다리여자FC) 팀원들이다.
농다리여자FC는 진천군내 여성축구마니아들의 모임이다. 박종석 감독을 중심으로 한 팀원 44명은 매주 화요일과 일요일 역사테마공원 축구장에 모인다. 지난해 12월 27일 도내 9개 군 지역 가운데 가정 먼저 창단된 여자축구단이다.

다문화가정 주부 9명 참가
축구가 여성에게 다소 거친 운동이지만 팀원들은 건강도 챙기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자발적으로 참가했다. 20대에서 50대의 아줌마들이다. 일부는 무병장수와 날씬한 몸매를 가지기 위해 주저 없이 선택했다고 한다. 지역별로 보면 군내 7개 읍면에서 4~5명씩 참가했다. 팀원 중에는 학창시절 육상 등 운동 경험이 있는 여성이 적지 않다.
일본·베트남·태국·필리핀 출신 다문화가정 주부 9명도 있다. 다문화가정 여성은 언어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한국에서의 적응에 어려움이 있지만, 언어를 초월해 지역민들과 함께 어울리며 소통할 수 있는 농다리여자FC는 이들에게 빠른 적응뿐만 아니라 희망의 씨앗도 심어 주고 있다.
이들은 축구단 가입 동기가 각자 다르지만 운동장에 나오면 모두가 축구를 사랑하며 공차는 재미에 동화(同化)된다. 얼굴에 화장을 곱게 한 주부들이 공을 주고받으며 몸을 푼다. 공 다루는 솜씨도 서투르지 않다. 굴러다니는 공을 잡기 위해 뛰는 발걸음도 무겁지 않다.
팀원들은 몸을 풀고 시합에 돌입하면 푸른 잔디에서 축구공을 다루며 거친 숨소리를 품어낸다. 웬만한 남자들의 축구 사랑을 무색케 할 만큼 열정도 넘친다. 축구장에서 만난 팀원들은 평소 가정이나 직장에서 보는 여성들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창단한지 두 달여 밖에 되지 않아 실력은 출중하지 않지만 축구화를 신고 그라운드를 힘차게 누비는 투지만큼은 국가대표 선수들 못지않다.
휴식 타임에 만난 40대 팀원은 “시간이 흘러 몸은 예전 같지 않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학창 시절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아이들을 품은 여자축구단

▲ 농다리여자FC 코치가 진천역사테마공원 축구장에서 팀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드리볼 돌파를 시도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 농다리여자FC 코치가 진천역사테마공원 축구장에서 팀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드리볼 돌파를 시도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팀원들은 모두가 엄마다. 자녀에게 엄마가 공을 차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공을 주면 어린이들은 한 시간 내내 공을 쫓아다니며 신나게 논다.
한 팀원은 “아이들에게도 열심히 달리면 무엇인가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하게 하기 때문에 큰 소득”이라며 “아이들이 '엄마 멋있다'고 한다”고 좋아했다.
농다리여자FC 팀원들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지역 어린이들을 위해 무언가 하고자 고심한다. 올해 1월에는 문상초 동아리축구단과 친선 경기를 통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줬다. 축구단은 지역의 초·중·고교에 찾아가 친선 경기를 하는 한편 축구공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축구공 다섯 개를 아이들에게 주면 100명이 넘는 아이가 축구를 즐길 수 있다. 이 같은 축구단의 생각은 팀원들의 작은 노력이 얼마나 소중한 결실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보여준다.

팀워크 위한 전지훈련 실시
짧은 기간에 많은 팀원을 확보한 농다리여자FC는 지난 16일 문백면 평산리 청학동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이번 훈련은 농다리여자FC 고문으로 위촉된 김봉곤 청학동 훈장의 지원으로 열렸다. 팀원들은 이날 팀워크를 다지고 정신력도 가다듬었다. 오는 6월에 출전할 충북도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것이다.
농다리여자FC 가족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축구단의 경기를 응원한다. 팀원은 물론 가족까지 한 자리에 모여 함께 축구를 즐긴다. 그래서 가족들의 적극적인 지원도 자연스럽게 얻고 있다. 팀원 가족 간의 끈끈한 정이 농다리여자FC 발전의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


미/니/인/터/뷰

배성자  회장
배성자 회장
“여자축구 저변확대 앞장”

에너지가 넘치는 배성자 회장은 진천지역 여자축구 저변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배 회장은 “창단하기까지 몇 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어렵게 창단한 만큼 실력을 쌓고 조직력을 갖춰 명문 축구단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9명인 다문화가족 팀원을 15명으로 늘리는 등 전체 팀원을 90명까지 확대해 3개 팀을 조직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의 첫번째 목표는 아이들이 메시가 되는 꿈을 꾸게하는 것”이라며 “아이들을 위한 축구단의 역할을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김화영 진천군축구협회장을 비롯해 그동안 도움을 준 모든 분들과 우리 팀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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