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평면 오갑리 마두마을
초평면 오갑리 마두마을
  • 이상구
  • 승인 2014.03.2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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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전통 이어가는 ‘슬기로운 삶의 터전’

▲ 지방도 513호 초금로에서 바라본 초평면 오갑리 마두마을 전경. 진천읍에서 동쪽으로 9.5㎞ 지점에 있다. 산수가 좋아 장수마을로 널리 알려져 있다.
▲ 지방도 513호 초금로에서 바라본 초평면 오갑리 마두마을 전경. 진천읍에서 동쪽으로 9.5㎞ 지점에 있다. 산수가 좋아 장수마을로 널리 알려져 있다.



효심 지극하고 이웃과 화목 … 마을 전통
맑은 공기·깨끗한 물·수려한 산세 자랑

진천읍에서 초평방면으로 6.5㎞를 가다보면 오갑교가 나온다. 오갑교는 음성군 삼성면 마이산에 있는 망이산성에서 발원해 진천군을 거쳐 청원군으로 흐르는 미호천을 건너는 교량이다. 석탄마을에 있는 오갑교를 지나 덕산방면으로 이어진 초금로(지방도 513호)를 따라 원대, 영주원, 영신, 마두 등 4마을이 줄지어 위치하고 있다. 초평면 오갑리와 덕산면 구산리의 경계를 이루는 곳이 마두마을이다. 산수가 좋아 장수마을로 이름이 나 있다. 맑은 공기, 깨끗한 물, 마을 끝에 병풍처럼 펼쳐진 수려한 산세 등이 자랑거리다.

LG텔레콤과 자매결연마을
지금은 국도34호 분기점인 석탄삼거리에서 충북혁신도시로 4차로가 개설돼 교통편이 아주 좋다. 석탄삼거리에서 이 도로로 3㎞를 가면 마두사거리가 나온다. '마두100m'라는 표지석이 보인다. 마두마을 입구다. 왼쪽엔 식품공장을 시작으로 주택이 줄지어 있고, 오른쪽엔 비닐하우스가 즐비하게 늘어선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이곳에서 덕산면 도장마을까지 3㎞ 구간은 농로다. 지난 1997년에 포장된 길이다. 이 길을 따라 마을로 들어서면 상온통풍순환식 벼 건조저장시설을 갖춘 '일등방앗간'이 보인다. 참기름, 들기름, 고춧가루 등도 판매한다고 한다. 방앗간을 지나면 느티나무 고목 두 그루가 든든하게 서 있다. 주민들의 쉼터로 보이는 건물 옆에 등을 시원하게 풀어주고 허리 근육의 피로를 없애주는 등·허리 지압기 등 8종의 운동기구가 설치돼 있다. 이곳엔 지붕이 있어 눈과 비가 오더라도 안심하고 운동을 할 수 있다. 바로 옆엔 지난해 복권기금과 충북도, 진천군 등의 지원을 받아 태양광시설을 갖춘 마을회관이 있다. 회관건물 전면에 '통신사업체인 LG텔레콤과 오갑5리 1사1촌 농촌사랑운동 자매결연마을'이라는 표지판이 부착돼 있다.

지명에 얽힌 전설 전해져
동네 가운데 서 있는 마을자랑비에는 “성수봉 기슭에 자리한 우리 마을은 삼형제 바위, 짝바위, 감투바위 등이 마을을 지켜준다고 기록돼 있다. 또한 어른을 공경하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이웃과도 화목해 서로 돕는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온 살기 좋은 마을이라고 소개 했다. 마을유래도 특이하다. 고려시대에 이 마을에 활 잘 쏘는 이조방정과 말 잘 타는 이방장이라는 장사가 금곡리의 대바위 활터에서 활을 쏘는 것과 동시에 말을 타고 달렸으나 화살이 보이지 않자 이방장은 화살보다 말이 늦게 도착한 것으로 잘못알고 말의 목을 베고난 후에 화살이 날아와 떨어졌다는 것. 이방장은 경솔하게 말의 목을 자른 것을 애석하게 생각해 이곳에다 말의 머리를 정성껏 묻어 주었다. 이때부터 이 동네를 '말머리(馬頭)'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마을 입구에 논을 '말구융배미'라 한다. '말구융배미'는 '말구유처럼 길게 생긴 논'이라는 뜻이다. 이방장이 말의 목을 베었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1975년 경지 정리돼 지금은 흔적을 찾을 순 없다. 정월대보름날 말의 먹이를 장만해 주민들이 제사를 지내는 풍속이 있다. 올해 정월 사흗날에도 주민들이 모여 마을의 안녕과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냈다.
마두는 53가구 120여명이 살고 있는 아담한 마을로 쌀농사를 주로 하지만 비염과 축농증에 특효라 하여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작두콩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이 마을에서 재배한 작두콩과 지역에서 생산된 대두 등을 원료로 신세대 기능성 장류를 만들어 내수 및 수출하는 업체인 콩세상이 이 마을에 있다. 지난해 12월 10일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과 조윤선 여성부 장관이 농촌여성의 창업과 취업에 관한 의견수렴 및 농업의 6차 산업화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방안 모색을 위해 찾았던 곳이다.

어르신 효도관광 '연례행사'

▲ 주민들의 뜻을 모아 지난 1996년 동네 초입에 세운 마을자랑비. 마을 역사와 전서르 자랑거리 등을 기록했다.
▲ 주민들의 뜻을 모아 지난 1996년 동네 초입에 세운 마을자랑비. 마을 역사와 전서르 자랑거리 등을 기록했다.
마두마을은 부모를 모시고 함께 사는 가구가 많아, 젊은이들은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효심이 지극하다. 주민의 80%가 농사를 짓기 때문에 농번기엔 무척 바쁘다. 그러나 농한기인 겨울엔 젊은이들이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에게 점심과 저녁을 제공한다. 그래서 농한기엔 마을회관이 시끌벅적하다. 어르신 대부분이 금연을 실천해 회관은 담배냄새가 전혀 없이 쾌적하다. 이용찬 노인회장은 “마을 노인들이 술·담배를 삼가고 '9988 행복지키미'에 참여해 건강한 노후생활을 함께 준비하고 있다”며 “미래에 장수마을로 지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매년 봄 연례행사로 어르신들을 모시고 효도관광을 한다. 2012년엔 여수엑스포에 다녀왔고, 지난해엔 부산과 거제를 잇는 길이 8.2km 거가대교(巨加大橋)와 부산 태종대를 다녀왔다. 소요경비는 마을단체와 젊은이들이 모아 충당한다. 한 어르신은 “서른 살부터 관광을 다녔으니 50년 동안 다녔다”며 “국내 유명한데는 두 번씩 간 곳도 많다”고 자랑했다.

주민과 출향인 함께 상조회 운영
어린 시절 고향의 애틋한 추억을 간직하며 타향에서 생활하는 출향인들이 고향주민과 함께 상조회(회장 안충원)와 향우회(회장 강건식)를 결성해 화합과 친목을 다진다. 35명으로 구성된 마두상조회는 명절마다 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마을에 소소한 일들을 함께 논의하는 한편, 마을의 애경사가 생길 때 마다 함께 손발을 맞추고 있다. 마두상조회는 어르신은 물론주민의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하다. 또한 마두향우회는 '출향인과 함께하는 마을주민 화합잔치'를 열어 마을주민과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외부 강사를 초빙해 마을주민에게 교양강좌를 진행하는 등 고향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우/리/동/네/사/람/들

이용찬 노인회장
이용찬 노인회장
“주민 모두 가족같아 정겹다”

이용찬(87) 노인회 회장은 평생 마을을 지켜온 어르신이다. “노인들을 위해 마을 젊은이들이 순서를 정해 마을회관에서 점심과 저녁을 대접하고, 매년 봄에는 효도관광도 보내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며 “마을 젊은이들의 극진한 노인공경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을주민 모두가 가족같이 지내온 사이라 정겹다”며 “지금처럼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란다”고 했다.


마승호  이장
마승호 이장
“마을 위해 10년 더 봉사할 터”

마을에선 젊은이로 통하는 마승호(52) 이장은 “어르신들 모시며 마을 대소사에 참여하는 게 즐겁다”며 “마을 사람들이 한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앞으로 한 10년은 마을 이장으로 마을에 봉사하고 싶어 한다. 그는 “지금이 힘든 시기지만, 마을 어르신들에게 봉사하면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가며 고비를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마을 대소사 등으로 가정에 소홀 할 때가 적지 않아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김근실 초평농협조합장
김근실 초평농협조합장
“마을 발전 위해 앞장설 것”


김근실 초평농협조합장은 이 마을의 전임이장이다. 그는 "지난 1997년 마을에 작목반을 조직해 작두콩을 보급한 일에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애착을 갖고 마을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을 진입로와 마을교량 확장 공사를 이루기 위해 군청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지원을 부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화순  부녀회장
이화순 부녀회장
“어르신들 식사대접 큰 보람”


이화순(51) 부녀회장은 “마을 사람들이 어른을 공경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이웃 간에도 화목하게 지내고 있다”며 “감사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에게 식사 대접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친정부모, 시부모를 모시는 것 같아 기쁨이 더 크다”고 했다. 거의 혼자서 농장일을 묵묵히 성실히 해 나가는 남편에게 감사도 전했다.




박상근  새마을지도자
박상근 새마을지도자
궂은일 마다하지 않은 일꾼


30대인 박상근 새마을지도자는 마을 대소사는 물론,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일꾼이다.
1만여 마리 사육규모의 오리 농장을 운영하는 그는 “오리들을 열심히 운동시킨 덕분인지 모르지만 이번에 AI피해를 입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의 얼굴에선 도시생활에 지친 30대에게서는 보기 힘든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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