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곡면 구수리 구수마을
백곡면 구수리 구수마을
  • 장문수
  • 승인 2014.05.2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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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 장군에 얽힌 전설 많은 유서 깊은 동네

▲ 청계산에서 내려다본 구수마을 전경. 마을 가운데 백곡초등학교가 있다. 구수마을 너머 뒤쪽으로 용덕리가 보인다.
▲ 청계산에서 내려다본 구수마을 전경. 마을 가운데 백곡초등학교가 있다. 구수마을 너머 뒤쪽으로 용덕리가 보인다.



60세 이상이 90% 넘지만 얼굴엔 건강미 넘쳐
주민이 쌀 모아 홀로 사는 노인들 식사 제공

진천읍에서 34번 국도를 따라 백곡저수지 방면으로 10km 정도가면 백곡면사무소가 나오고, 다시 500m 정도를 더 가면 '쌀밥집 곰가네' 식당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구수리가 시작된다. 약 100m 정도 더 가면 나오는 구수삼거리에서 입장면 방면으로 600m 지점에 백곡초등학교가 있다. 백곡초등학교를 인근이 구수마을이다.
백곡초등학교 정문 옆길로 들어가면 마을자랑비가 있고, 줄지어 선 나무들 뒤 공터에 구수마을회관이 있다. 마을회관 앞에서 구수마을 이장님을 만났다. 이장님의 안내로 어르신들이 모여 대화를 나는 경로당을 찾았다. 어르신들이 마을의 유래와 실태 등을 소상하게 설명했다.

구수골, 김유신 장군과 연관 많아
구수리는 1구와 2구로 나뉜다. 1구는 구수마을이고, 2구는 개죽마을 이다. 곰가네 식당부터 34번 국도를 따라 입장 방면 백곡참숯공장까지 1km 구간 인근지역이 4개의 반(班)으로 나뉘어 있다.
'진천군 지명 유래'에 따르면 백곡초등학교 뒤쪽이 구수골이다. 삼국시대 김유신 장군이 군사훈련을 시키면서 말에게 먹이는 죽 그릇을 아홉 군데 설치했다고 해 '구실' 또는 '구술'이라 했다고 한다. 이 '구술'이 변해 지금의 '구수'가 됐다고 한다. 하지만, 김유신 관련 유래설 보다는 '구수'가 중세국어에서 '구유(말과 소의 먹이를 담아주는 큰 그릇)'의 방언형이고 전국에 '구수골'이란 이름의 골짜기가 대단히 많기 때문에 '구수골'은 '구유처럼 긴 골짜기'로 보는 것이 더 타당 하다는 것이다.
'진천군 지명 유래'에 보면 김유신 장군과 관련된 예화는 더 있다. 이 마을 뒤쪽에 장군봉(將軍峰)이 있다. '옛날에 김유신 장군이 공부하고 무술을 연마하던 산'이라는 얘기가 전해온다. 장수굴(將軍窟)도 있다. 김유신 장군이 태어난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내려 오는 10m길이의 굴이다. 김유신 장군의 사당인 죽계사(竹溪祠)가 있던 터도 있다고 한다.
여름엔 이 마을에 행락객이 많이 찾는다. 행락객들은 백곡천에서 무더위를 식힌다. 마을에 낚시도 가능한 유료캠핑장도 있다. 큰 물고기가 자주 잡혀 갈수록 이용객이 늘고 있다고 한다.

홀로 사는 노인들께 식사 제공

▲ 주민들이 마을회관 앞 잔디밭에서 백곡초등학교를 배경으로 단체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 주민들이 마을회관 앞 잔디밭에서 백곡초등학교를 배경으로 단체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지난 1997년에 건립한 마을회관은 조금 낡은 모습이지만 6년 전 전기심야보일러를 설치해 난방비가 절약된다. 그래도 어르신들은 절약을 하기 위해 평소에 방 하나에 모여 여가시간을 보낸다.
어르신들은 군청에서 식사용으로 지원하는 쌀이 모자라 각자 알아서 집에 있는 쌀을 한말 두말씩 가져온다고 한다. 그래서 쌀통 바닥이 드러난 적이 없다고 한다.
오숙환(67) 마을부녀회장은 “반찬 재료는 마을기금으로 구입한다”며 “재료가 구입되면 부녀회 회원들이 순번을 정해 반찬을 만들어 홀로 사는 노인들이 언제라도 드실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매년 마을회관에서 먹을 김장을 따로 준비한다. 지난해엔 배추 70포기를 담갔다. 적지 않은 량이지만 농한기엔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부족해 집에서 각자 담근 김치를 가져와 부족분을 충당한다.
주민들은 2년에 한번 단체여행을 간다. 지난달 13일 거제도를 찾아 회포를 풀고 왔다고 한다.

금주(禁酒)가 자연스러운 마을
요즘은 농번기라 하루 15명 정도의 어르신들이 회관을 이용한다. 지난해 농한기에는 어르신들이 보건소에 신청해 요가를 배웠다고 한다. 어르신들의 유연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한다.
62세대 120여명이 살고 있는 구수마을은 이주해온 가정이 8가구가 있다. 오래도록 이 마을에서 사는 사람 가운데 65세 이하는 10명밖에 없다. 고령화마을이지만 노인들의 얼굴에선 건강미가 넘친다.
남상학(82) 노인회장은 “우리 마을은 술을 안 먹어~” 라며 운을 뗀다. 남 회장은 “30년 전만해도 마을에 30대에서 50대 장년층에 술꾼이 많아 마을회관에 삼삼오오 모여 술을 참 즐겼다”며 “그런데, 외지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술자리가 자연스럽게 줄었고 약 20년 전부터는 술 마시는 사람을 한명도 못 봤다”고 말했다.
마을 최고령자인 김의태(85) 어르신은 “마을회관에서 담소를 나누며 대소사에 힘을 합치니 젊게 사는 거 같다”며 “이장이 마을 애경사를 위해 술을 조금 사두긴 하는데 마시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결국 반찬재료로 바꿔 먹는다”고 했다.

파손된 버스정류장 정비 시급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망가진 채 방치되고 있는 시내버스정류장이다. 34번국도 입장방면에서 진천으로 가는 방향의 버스정류장이 문제다. 승강장 금속구조물은 녹이 슬었고, 용접부위가 떨어졌다, 유리와 아크릴 창은 파손돼 흉물스럽다. 맞은편 정류장도 상태는 비슷하다. 상·하행선 버스정류장이 90m나 떨어져있어 이용도 불편하다. 주민들은 “정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동/네/사/람/들

남상학  노인회장
남상학 노인회장
“산수 좋은 우리마을 사랑한다”

남상학(82) 노인회장은 연세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목소리가 또랑또랑하다.
“물 좋고 공기 맑은 구수리 마을을 사랑한다”는 그는 “마을 대소사에 항상 참석하는 이웃들에게 항상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는 “마을의 발전이 나의 발전”이라며 “마을 일원으로서 마을 일에 항상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정호  이장
김정호 이장
“마을 위한 봉사 … 큰 즐거움”

김정호(62) 구수마을 이장은 관광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마을에 있는 오토캠핑장과 전통 연 제작자, 참숯공장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이장으로서 도울 일을 찾는다.
그는 “마을의 대소사를 챙기고 봉사하는 것은 큰 즐거움”이라며 “임기 동안 주민들과 소통하며 크고 작은 일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오숙환  부녀회장
오숙환 부녀회장
“마을회관 안살림 맡은 것에 감사”

오숙환(67) 부녀회장은 3년 임기 가운데 올해가 첫해다.
그는 “50명에 달하는 부녀회원과 함께 홀로 사는 어르신 등 마을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마을회관 안살림을 맡아 진행하는 일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니어클럽 '좋은 날 카페' 사업단에 참여해 익힌 커피 솜씨로 이웃들과 맛있는 커피를 나누고 싶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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