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곡면 성대리 모니마을
백곡면 성대리 모니마을
  • 장문수
  • 승인 2014.07.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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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복받은 배산임수(背山臨水)의 고장

출향인들 고향 찾아 마을현안 해결
천연기념물 미호종개 서식 청정지역


▲ 모니마을은 뒤에는 산신산(山神山) 절경이 병풍처럼 둘러쳐졌고, 앞으로 성대천이 흐르는  배산임수(背山臨水)형 명당이다.
▲ 모니마을은 뒤에는 산신산(山神山) 절경이 병풍처럼 둘러쳐졌고, 앞으로 성대천이 흐르는 배산임수(背山臨水)형 명당이다.


▲ 출향인들과 마을 주민들이 굴삭기를 동원해 마을에 꽃길을 조성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출향인들과 마을 주민들이 굴삭기를 동원해 마을에 꽃길을 조성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흥겨운 마을잔치가 열려 고기를 굽고 천막아래 어르신들에게 맛있는 음식이 제공됐다.
▲ 흥겨운 마을잔치가 열려 고기를 굽고 천막아래 어르신들에게 맛있는 음식이 제공됐다.

예전에 백곡면 성대리 5개 마을 가운데 가장 큰 동네였던 모니마을. 차령산맥을 이어받아 마을 북으로 좌청룡(左靑龍), 남에는 우백호(右白虎), 앞쪽엔 안산(案山:가택이나 묘택이 있는 혈(穴) 앞의 낮고 작은 산)인 삼봉산(三峰山)이 있다. 여기에 마을 뒤에는 산신산(山神山) 줄기 절경이 병풍처럼 둘러쳐졌고, 앞으로 성대천이 흐르는 복 받은 배산임수(背山臨水)형 마을이다. 택지(宅地)를 정할 때 가장 이상적으로 여기는 땅이다.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명당이다.

수백 년 전 손씨와 주씨가 정착

진천읍에서 백곡방향으로 34번 국도를 타고가다 백곡면 사무소를 지나 구수삼거리에서 베티성지쪽 313번 지방도로 2.3km 정도 가면 용덕교가 나온다. 성대천을 따라 나있는 성대길을 타고 2.5km를 들어가면 모니교를 지나 성대저수지 가기 전에 모니마을이 나온다. 마을자랑비에는 수백년 전 손(孫) 씨와 주(朱) 씨 양성(兩姓)이 이곳에 정착해 마을을 이루었다고 돼 있다.

진천문화원이 발간한 '내고장전통가꾸기'에 보면 “모니마을 동쪽에 상봉마을이 있고, 다시 동북쪽 계곡 3km 지점에 대명동, 윗대명동, 덕수봉 마을이 있다.

전설에 의하면, 대명동(大明洞) 계곡에는 청학과 백학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천년이나 묵은 대명이란 구렁이가 용이 되고자 깊은 물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려고 해도 옆 골짜기 학동에 살고 있는 학이 항상 방해를 하여 뜻을 이루지 못하고, 모니 깊은 물을 사모(思慕) 하였다고 하며 이곳을 모리(慕里)라고 하였다 한다. 그러나 지금은 모리(毛里) 로 변하고 모니라 한다”고 기록돼 있다.

천연기념물 미호종개 서식

모니마을은 살기 좋고 풍요로운 복 받은 동네다. 마을 주변 경치가 아름답고 마을 앞을 흐르는 성대천에는 천연기념물인 미호종개가 서식한다. 미호종개는 1984년 미호천에서 처음 발견돼 미호종개로 명명됐고 그동안 수생태계 파괴로 인해 미호천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인 멸종위기 1급 어류이자 천연기념물 454호로 지정된 어종이다. 마을 주민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과 진천지부 회원, (주)존슨앤존슨 임직원 등은 지난 2009년 5월 마을 앞 성대천에서 미호종개 캠페인을 열고 '개천의 꿈' 안내판을 설치해 놓았다.

모니마을은 86년도에 68가구가 살았다. 30년 만에 마을 인원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지금은 30가구에 70여 명이 사는 마을이다.

마을에는 젊은 사람들이 없어 크고 작은 일을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차명준 씨가 향우회장이 된 후 출향인 모임을 자주 가지면서 산적한 마을 일 가운데 가능한 것들부터 하나씩 해결했다. 소문이 나면서 향우회 모임에 참여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출향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출향인들 마을가꾸기 앞장

기자가 모니마을을 찾은 지난달 21일도 향우회 회원과 주민들이 굴삭기 등을 동원해 마을가꾸기 작업을 벌였다. 모니교부터 마을 어귀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있던 자리 주변까지 꽃길 조성이 진행되고 있었다. 도로와 성대천 제방 사이에 땅을 파고 블록을 쌓아 흙을 채우고 코스모스, 해바라기, 철죽 등을 심었다. 마을 어르신들은 길 건너에 모여 출향인들이 마을을 가꾸는 모습을 바라보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개인사정으로 마을가꾸기 작업에 함께하지 못한 출향인들은 잠시 들러 성의를 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출향인들은 지난 3월15일 마을에 있던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고사해 20년 수령의 느티나무 2그루를 새로 심었다. 주민들은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여러 해에 걸쳐 제설작업용 염화칼슘에 노출된 데다 성대길 2차선 확장공사를 하면서 도로 높이에 맞춰 나무 주변을 성토하면서 고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들은 백여 년을 마을과 함께 해온 나무여서 살리려고 노력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두번째 출향인 모임 때는 모니교 쪽 외진 곳에 방치되다 시피 하던 마을자랑비를 새로 심은 느티나무 옆으로 옮기고 주변을 정비했다. 이번 꽃길 조성이 올해 세 번째 펼친 작업이다.

“마을정자 설치 절실해요”

이렇게 출향인들과 마을사람들이 한데 모여 구슬땀을 흘리며 꽃길을 조성하던 날에 흥겨운 마을잔치도 열렸다. 아침부터 출향인들이 분주하게 인사를 나누던 길 건너편 공터에 천막이 설치되고, 숯불 드럼통에서 이내 지글지글 고기 굽는 냄새가 풍겼다. 자리를 함께하지 못한 출향인들이 표시한 성금으로 준비한 푸짐한 음식도 차려졌다. 이내 여성 출향인들이 마을어르신들을 모시고 나와 음식을 대접하고 정겨운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날 모니마을을 방문한 출향인은 모두 80여 명이다. 여성출향인들은 친정어머니를 모시듯 마을 어르신을 모셨고, 남성 출향인들은 마을일에 힘을 쏟아 부었다.

출향인 중에는 현재 모니마을에 일가가 없는 사람들도 있다. 출향인들과 주민들은 언제든지 고향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편히 쉬면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장소 마련을 바라고 있다. 모니마을에 정자 설치가 시급하다.




우.리.동.네.사.람.들


▲ 정원형 이장
▲ 정원형 이장
“출향인들 노력에 가슴 뭉클”

“마을에 젊은 사람이 없어서 그동안 어려움이 많았는데 출향인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 고향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니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흐뭇하기도 하다”

정원형(65) 이장은 어느 마을보다 좋은 마을로 가꿔가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는 “모니마을 출향인들이 부락 발전을 위해 일부러 찾아와 줄 때 마다 뭉클하다”며 “현재 모니마을에 일가가 없는 출향인들도 고향을 위한 일에 앞장서고 있어 이들이 편히 쉬고 갈수 있도록 하는 일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차명원 새마을지도자
차명원 새마을지도자
“고향 위해 노력하는 후배들께 감사”

“고향 후배들이 자신들도 살기 바쁠 텐데 두 팔을 걷어붙이고 마을일에 열심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고맙고 좋고 감사하다.”

차명원(63) 새마을지도자는 모니마을 향우회 차명준 회장의 친형이다.

그는 “올해 설에 집에 찾아온 동생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마을에 젊은이가 없는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설이 지나 향우회를 중심으로 마을가꾸기 모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여기저기 진행 돼 고맙다”고 했다.





▲ 차명준 향우회장
▲ 차명준 향우회장
“뜻 같이하는 출향인 늘어 흐뭇해요”

“마을에 젊은이가 없는 이유로 마을이 삭막해지는 것 같아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차명준(52) 향우회장은 고향의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죽는 것을 보며 매우 안타까워 했다.

하지만 본업이 바빠 마음처럼 쉽지 않았지만 형님과 나눈 이야기도 있어 김학철(44) 향우회 총무와 협의해 마을가꾸기를 시작했다.

차 회장은 “고향을 위한 일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향우회에 함께 하겠다고 연락 하는 출향인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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