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진농원…진천 친환경 1세대 포도농장
두진농원…진천 친환경 1세대 포도농장
  • 임현숙
  • 승인 2014.08.14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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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급 친환경 진천포도 맛보세요.”
매일 2∼3차례 수확 … 도로변 원두막서 직판
맛좋고 안전한 포도 … 소비자 입맛 사로잡아



최근 지역마다 로컬푸드 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로컬푸드란 생산된 지역의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것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운송거리가 짧아 영양과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마다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진천의 친환경 포도재배 1세대 두진농원 안광훈(74) 대표가 몇 년 전부터 소매(小賣)만 고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포도밭에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마칠 정도로 포도농사에 남다른 정성과 애정을 쏟고 있는 안 대표는 번거롭지만 하루 두세 번씩 가산리에 위치한 농원에서 그때그때 바로 포도를 수확해 10분 거리에 위치한 성석리 원두막으로 가져가 직접 판매한다.
포도 맛이 제철인 지금 원두막에는 포도판매가 한창이다. 청정하고 비옥한 토양에서 재배돼 당도와 향이 우수한 친환경 진천 포도가 입맛을 사로잡아 추석을 앞두고 구매자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31년간 포도재배에 몰두
▲ 안 대표가 진천읍 가산리 포도밭에서 제초기를 이용해 풀을 깎고 있다.
▲ 안 대표가 진천읍 가산리 포도밭에서 제초기를 이용해 풀을 깎고 있다.
대대로 벼농사를 짓던 그가 포도농사로 전향한 것은 지난 1983년부터다. 당시 진천군에 포도농가는 덕산에 5농가, 진천에 3농가뿐이었다고 한다. 밭농사를 짓던 땅 3300여㎡에 단순 관심만으로 거봉포도를 심고 새벽부터 밤까지 자식 돌보듯 포도를 살폈다. 하지만 노지에 심은 포도는 비만 오면 병해충이 기승을 부려 손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 후 1993년 군의 지원을 받아 비가림 시설을 설치하고 재배 면적을 더 넓히고 본격적으로 포도재배에 올인 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31년간 포도를 재배해온 그는 명품 꿀 포도를 재배하겠다는 일념으로 당도를 높이고 수확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다고 한다. “매일을 하우스에서 자식보다 포도와 더 많은 시간을 같이 했다”는 그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포도재배에 몰두하고 매출이 늘어나면서 온풍기, 트랙터, 제초기 등 필요한 농기구를 장만했다. 그는 “매일매일 포도가 자라고 품질이 향상돼 가는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이 재미있었다”고 기억했다.
현재 진천에는 21가구의 포도농가가 있다. 두진농원은 진천읍 1세대 포도농가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곳이다. 농원은 총 8000여㎡ 규모로 4000㎡ 하우스 2동에 캠벨얼리 300주, 거봉 500여 주가 있다. 이 농원은 2월초부터 두대의 온풍기를 가동해 진천읍내에서 포도를 가장 빠르게 수확한다. “7월 초면 벌써 포도 문의가 들어올 정도”라는 그는 “의외로 포도 매니아들이 많다”고 전한다.
두진농원에서 생산되는 포도는 알이 크고 일정하며, 당도도 뛰어나다.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오래된 단골고객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원두막 매장에서 만난 진천읍 양모(58) 씨는 “어릴 적부터 이곳 포도를 먹어온 딸과 함께 포도를 구매하러 왔다”며 “포도가 싱겁지 않고 당도가 뛰어나고 맛있어 여름 내내 포도는 이곳에서 구매한다”고 말했다. 딸 박모(28) 씨 역시 “서울에 살면서 포도를 먹어봤지만 이곳 포도가 최고”라고 했다.

캠벨 마니아들 예약 줄이어
두진농원의 포도는 워낙 맛과 질이 뛰어나 예약이 줄을 잇는다.
그는 “거봉포도가 당도가 높지만 캠벨얼리 포도 특유의 향을 좋아하는 사람은 캠벨얼리만 먹는다”며 “캠벨얼리 마니아는 올해 맛난 포도를 먹을 수 있다”고 자랑한다. 올해 워낙 일조량이 좋아 캠벨얼리 포도 수확도 빨랐고 당도도 여느 때보다 훨씬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캠벨얼리 포도는 완전히 익으면 열과가 심해 저절로 터진다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아 풀이 무성하게 자란 포도밭에서 안 대표가 풀을 뽑고 있다.
▲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아 풀이 무성하게 자란 포도밭에서 안 대표가 풀을 뽑고 있다.
두진농원에서 생산되는 포도는 농약을 적게 사용한 친환경 과일이다. 친환경 꿀 포도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100% 비가림 시설에서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병해충 방제를 위한 농약도 최소화했고 주기적으로 포도 알을 솎아내 재배하기 때문이다. 그는 “포도가 당도가 높아 벌레가 많은 관계로 농약 사용을 아예 안 할 수는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또 “포도는 껍질에 제7의 영양소라 불리는 폴리페놀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껍질째 먹는 것이 좋아 제초제를 치지 않고 직접 풀을 깎고 친환경 퇴비만을 사용한다”며 “한달에 두세 번까지 제초기를 이용해 풀을 직접 베고 있다”고 했다. 이어 “껍질의 하얀 분은 농약이 아니라 당분이 배어나와 하얗게 보이는 것”이라며 “분이 많을수록 포도가 달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두진농원은 오래전부터 군에서 친환경 재배로 인정받아 친환경 퇴비를 싸게 지원받고 있다.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본격화하는 8월이다. 올해는 유독 추석도 빠르다. 지금은 친환경재배로 안전성과 맛을 동시에 충족시킨 두진농원 캠벨얼리 포도와 자옥(紫玉) 거봉포도가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 두진농원에는 추석에 선보일 굵은 알의 거봉포도가 탐스럽게 열리고 있다.

추석 선물용 거봉 인기 많아
▲ 진천읍 성석리 디지털프라자 건너편 원두막 판매장. 소비자가 포도를 구입하고 있다.
▲ 진천읍 성석리 디지털프라자 건너편 원두막 판매장. 소비자가 포도를 구입하고 있다.
오죽하면 포도를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할까. 비타민과 각종 무기질, 포도당과 과당이 풍부해 영양의 보고(寶庫)로 대접받으며 대표적인 장수식품으로 알려진 포도. 피로회복과 피부미용은 물론 저 칼로리로 다이어트에 큰 효능이 있어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는데 필수 과일이라 하겠다.
농원에서 만난 안대표는 풀뽑기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곳에 있으면 포도 익어가는 소리가 들린다”는 그는 애정어린 눈으로 농원을 둘러봤다. 천상 포도맨이다.
두진농원의 명품포도는 7월 초순부터 늦으면 10월 초까지 선보인다. 진천읍 성석리 디지털프라자 건너편에 있는 판매장(원두막)에서 판매된다. 예약도 가능하다.



[ 인터뷰 ]

안광훈 두진농원 대표
안광훈 두진농원 대표
“포도는 꼭지에 가까운 알 잘 익은 것 선택해야”

안광훈 두진농원 대표는 “포도는 꼭지에서 먼 곳부터 빨리 익기 때문에 포도를 고를 때 꼭지에 가까운 포도알이 잘 익은 것을 선택하라”고 말한다.
“31년 동안 아침저녁으로 포도를 들여다보면서 이제 포도 상태만 봐도 뭐가 문제인지 알게 됐다”는 그는 “알알이 박혀 송이를 이룬 포도를 보면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고 했다.
자녀들이 '포도농사는 지겹다'고 할 정도로 아이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이제 자녀들이 다 출가하고 분가해 부부만 오롯이 포도농장을 지키고 있다. 한 달에도 몇 번씩 제초기를 이용해 풀을 베고 퇴비를 주는 고된 일상이지만 명품포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대로 고집할 생각이다.
“포도는 꼭 껍질째 먹으라”고 말하는 그는 “적게 팔더라도 친환경 퇴비 등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된 명품 포도를 생산해 많은 사람을 생거진천 포도 마니아로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그는 “아내(윤영숙·68)를 배려해 포도를 쉽게 딸 수 있도록 포도나무 키를 낮춰 재배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도 양심적으로 포도농사를 해왔지만 고객만을 위해 최선을 다해 맛난 포도를 재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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