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면 내촌리 문화마을
이월면 내촌리 문화마을
  • 장문수
  • 승인 2014.08.2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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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넉넉하고 부유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

주민들, 상부상조·솔선수범·충효 실천
177가구 479명 거주 … 올해 9가구 늘어

▲ 문화마을 주민들은 대동계 규약을 만들어 상부상조·솔선수범·충효사상을 실천하고 있다.
▲ 문화마을 주민들은 대동계 규약을 만들어 상부상조·솔선수범·충효사상을 실천하고 있다.

문화마을은 농어촌진흥공사가 진행하는 전국단위 사업으로 도시생활을 탈피해 농촌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지난 1990년부터 2004년까지 전국에 772곳을 조성하기로 계획한 사업이다. 이월면 문화마을은 정부의 농어촌구조개선대책에 따라 진천군이 취락 구조를 재정비해 현대적인 생활환경을 만들고 문화공간과 사회공간을 조성하고자 지난 1994년 2월에 기본계획을 완료하고 같은 해 10월에 공사착공을 했다. 약 27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이월면 내촌리에 145필지 규모의 마을을 조성해 지난 1997년 8월 분양을 완료했다.

내촌리 인구의 61% 거주
진천군청에서 용인방면 17번 구 도로를 따라 약 13km를 올라가면 이월면 내촌리가 시작되는 대막삼거리가 나온다. 대막삼거리를 지나 300m 정도 직진하자 이월면 문화마을 입구 안내판이 보인다. 내촌리에는 내촌·근어·신대·신촌·문화마을이 있다. 내촌리 전체 인구가 올해 7월 현재 319가구 780명인데 문화마을에 사는 사람이 내촌리 인구의 61%인 177가구 479명이다. 지난 2010년 1월까지 1반 30가구, 2반 34가구, 3반 38가구, 4반 34가구 등 총 132가구가 살고 있었는데 지금은 가구가 더 늘어 177가구가 됐다. 올해에만 9가구가 늘었다.

대동계 규약 세 가지를 실천
이 마을의 동쪽 들녘은 예로부터 쌀이 많이 생산되어 부유한 지역이다. 마을 입구에는 마을 안내판이 서 있고 마을 중심부에는 놀이터와 마을회관이 있다. 계획마을답게 주택이 마을 중심부를 빙 둘러싸고 있는 형국으로 자연스럽게 생활동선이 놀이터와 마을회관으로 모이게 돼 있다.
이월 문화마을은 대동계 규약 세 가지를 실천하고 있다. 세 가지 규약은 첫째, 대동 화합을 위해 상부상조를 배운다 둘째, 범죄·도박이 없는 마을, 솔선수범하는 마을, 충효의 마을로 가꾼다 셋째, 화합·경애 번영의 마을 이념 아래 전국 최고의 살기 좋은 마을로 가꾼다 등이다. 문화마을에서 대동규약 세 가지는 충실히 실천되고 있다.

연간 5~6차례 마을 청소 실시

▲ 문화마을 주민들이 지난달 20일 마을 대청소를 한 후 모두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
▲ 문화마을 주민들이 지난달 20일 마을 대청소를 한 후 모두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
지난달 20일은 마을전체 청소 날이었다. 주민들이 일 년에 대여섯 번 모여 마을 청소를 실시하는데 그날 가운데 하루다. 새벽 5시 30부터 모인 마을 주민 70여 명이 청소를 시작하니 마을 곳곳이 더욱 깨끗해 졌다. 마을회관 앞마당에서는 마을 청소에 앞장선 주민들이 먹을 삼계탕이 조리되고 있었다.
놀라운 것이 하나 더 있다. 마을행사가 수시로 열리기 때문에 마을 모임 전용 상과 의자가 있다, 별도로 제작한 상이다, 의자는 두께가 25cm나 되는 사각기둥 스티로폼이다.
70여 명의 주민들은 마늘을 듬뿍 넣고 푹 고은 후 파를 송송 썰어 넣은 삼계탕에 후추를 섞은 천일염으로 간을 해, 열무김치를 반찬으로 해 식사를 했다. 막걸리 한 사발로 목을 축이며 마을 대소사와 집안의 이런저런 일들을 나누는 모습이 스스럼없어 보였다.
이월문화마을청년회는 35세부터 50세까지의 마을주민이 가입하며, 결혼을 하게 될 경우 자동 가입이 된다. 50세 이상이 되면 대동계 회원으로 자동 가입된다.
학생들은 초등학생이 10명, 중·고등학생이 14명이다. 마을 인근 금구초등학교와 이월중학교를 다니다가 고등학생이 되면 청주시나 광혜원면, 진천읍으로 통학을 한다. 진천으로 다니는 학생이 가장 많다.

공원 정자서 마을 대소사 논의
마을 공원에는 정자가 있다. 이장과 어르신들이 모여 주민참여예산 사업 신청을 놓고 의견을 나누는 등 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상의하는 곳이다. 마을 가로수 정비 사업도 여기서 논의됐다. 마을에 심은 가로수들이 크게 자라면서 뿌리가 보도블록을 밀어 올리고, 담장을 뒤틀리게 하고 있어 주민참여예산 사업비 3000만 원을 지원 받고 마을기금을 더해 정비하기로 했다.
마을청년회 회원들은 친목 도모를 위해 종종 모여 축구시합을 한다. 마을일에 항상 앞장서는 청년회의 잔치를 축하는 의미로 마을노인회에서 막걸리와 음식 등을 지원해 주기도 한다.

'규모의 경제' 적용되는 마을
문화마을은 대동계도 활발하다. 보통 규모가 작은 마을은 이장이 마을의 거의 모든 일에 관여를 하는데, 이월면 문화마을은 마을규모나 주민수가 많아 보통 마을 내부일은 대동계장이 전담하고 마을 바깥일은 이장이 전담하고 있다. 오늘 같은 마을 청소도 대동계에서 일 년에 대 여섯 번씩 개최한다. 설, 초·중·말복, 추석 등에 마을 모임 행사가 열린다. 마을 사업을 할 때도 마을 주민들이 참여도가 높은 편이고 마을 재정은 넉넉한 편이다. 보기 드물게 규모의 경제가 작동되는 마을이다.


우/리/동/네/사/람/들

“마을일 맡아 처리하는 것 즐거움”

장형순  노인회장
장형순 노인회장
장형순(81) 노인회장은 노인답지 않게 시원시원하고 호탕하며, 재치도 넘친다.
장 회장은 “마을 일을 보는 게 스트레스가 아니라 즐거움”이라며 “주민이 원한다면 임기가 끝나더라도 힘이 다 할 때까지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랑카랑하고 건강한 어르신으로 아이들과 모든 주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마을 전체를 돌보는 즐거움으로 생활한다.




“대동계장 헌신적 봉사에 감사”

유봉현  이장
유봉현 이장
유봉현(55) 이장은 지난 1997년에 이월문화마을로 이사 온 후 줄 곧 마을일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왔다.
유 이장은 “적극적으로 마을일에 참여하는 주민이 많고, 마을 안살림을 책임지는 대동계장의 헌신적인 봉사가 있어 어느 마을의 이장보다 편하게 일을 본다”고 말했다.
대동계장이 마을 안살림을 본다면 주로 마을의 대외적인 일을 맡아하고 있으며 청년회와 대동계의 중간자로 마을을 관리하고 있다.




“주민·어르신들께 식사 대접 보람”

정은숙  부녀회장
정은숙 부녀회장
정은숙(62) 부녀회장은 문화마을에 3번째로 이사 온 사람이다. 정 회장은 “제가 이사 온 해부터 지금까지 마을잔치가 활발하게 진행된다”고 했다.
그는 “회사에 다니며 부녀회장일을 병행하다보니 주중에 많은 지역행사에 일일이 참여하기가 어려운 때도 많다”며 “하지만 부녀회원들의 도움이 커 원활하게 맡은 일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부녀회장일을 그만두더라도 문화마을 부녀회원으로서 마을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며 “마을 어르신들과 주민들이 부녀회에서 대접하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웃과 함께 하는 행복한 마을 만들 터”

황석호  대동계장
황석호 대동계장
황석호(63) 대동계장은 “이장이 바깥일을 보는 아버지라면, 많은 일가를 거느린 종부집 큰 어르신처럼 마을의 대소사를 주관하는 사람이 대동계장이다”고 했다.
황 계장은 “유봉현 이장과 한마을에 살며 호흡을 맞춰 여러 해를 함께 하다 보니 얼굴이 닮아가는 거 같다”고 너스레를 떤다.
그는 “마을에 가구가 많다보니 대소사가 끊이지 않는데도 일일이 찾아다닐 수 있는 이유는 이웃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이웃과 함께 하는 행복한 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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