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면 동성리 성평마을
이월면 동성리 성평마을
  • 장문수
  • 승인 2014.09.1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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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작물 재배로 고소득 올리는 부자동네

매년 가을 마을 주민 즐거운 단체여행
기관·업체 등과 결연…상호교류 왕성

▲ 마을 입구에 서있는 표지석에 마을 이름에 대한 설명이 기록돼 있다. 이월면 동성리 성평마을은 주민들의 다수가 대규모 비닐하우스 단지에서 특수작물을 재재해 고소득을 올리는 데다 주민들의 마음도 넉넉한 부자동네다.
▲ 마을 입구에 서있는 표지석에 마을 이름에 대한 설명이 기록돼 있다. 이월면 동성리 성평마을은 주민들의 다수가 대규모 비닐하우스 단지에서 특수작물을 재재해 고소득을 올리는 데다 주민들의 마음도 넉넉한 부자동네다.


진천중학교 정문에서 우측 도로를 타고 산호오크빌아파트를 지나 총 4km가량 가면 이월면 동성리 성평마을 표지석이 반긴다. 하단 기단석에 마을이름에 대한 설명이 기록됐고, 상단에 사각기둥 모양의 돌에는 '잿들~성평, 동성리'라고 새겨져 있다. 일명 '잿들'이라고도 하는 성평마을은 1600년경에 형성됐다고 한다. 마을 뒤에는 산이 마치 성을 쌓아놓은 것처럼 둘어져 있고, 마을 앞에 넓은 들이 펼쳐져 있다. 이에 따라 재 성(城) 자와 들 평(坪) 자를 써 성평(城坪)이라고 했다.

재 성(城) 자와 들 평(坪) 자 써 城坪
이 마을은 행정적으로는 성평마을로 사용되고 있지만, 지역 사람들은 '잿들'이라고 부른다. 충북대학교중원문화연구소에서 발간한 진천군지명유래에 따르면 '잿들'의 '재'는 '고개'를 뜻하므로 '잿들'은 '고개밑에 조성된 들'이란 뜻이다. '잿들'의 '재'를 '(높은 고개)재 성城'을 써야 하는데 '옥 이름 성珹'으로 잘못 이해하고 한자화해 한동안 지명을 썼는데 후에 잘못을 바로잡아 지금은 성평(城坪)으로 쓰고 있다. 1914년 이전에 발간된 '조선지지자요'란 책에는 城坪으로 표기 돼 있는 것이 증거이다.
성평마을은 현재 33가구에 70여 명이 사는 자연부락이다. 마을에 어린이와 청소년은 고작 4명 뿐인 고령화 마을이다. 고등학생 2명, 초등학생 1명, 5살짜리 어린이 1명 등이다. 비록 고령화마을 이지만 주민들은 아주 바쁘다. 200정보 즉 19만 8000㎡ 이르는 마을 앞 들판에서 수박과 토마토를 생산하고 있다. 대부분 하우스 재배다.
수박은 5농가가 660㎡규모의 하우스 100동을 지어 농사를 짓고 있다. 수박 재배농가는 연간 평균 7000여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 토마토는 10여 년 전 폭설로 하우스 시설이 무너진 후 3농가가 9동에서 재배를 하고 있다. 나머지 농가는 쌀농사를 짓는다. 특수작물 재배를 통해 고소득을 올리는 부자마을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1사1촌 결연

▲ 마을 어르신들이 마을회관에서 한지를 이용한 공예 수업을 받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 마을 어르신들이 마을회관에서 한지를 이용한 공예 수업을 받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성평마을은 2개 회사와 자매결연을 체결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는 지난 2011년 6월 '농촌사랑 1사1촌 자매결연'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농도상생(農都相生)의 정신을 바탕으로 더불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하는 자매결연패와 교류계획서를 교환했다. 당시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500여만 원을 들여 마을 표지석을 제작, 자매결연 당일 제막식를 가졌다.
직원들은 매년 정기적으로 방문해 농가일손 돕기, 사랑의 연탄나누기, 소외계층을 위한 주거환경개선 사업 등 자원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수확한 농산물을 구입하기도 한다.
또 한 곳은 마을 인근에 위치한 ㈜서경TSC로 지난 2006년 6월20일에 결연을 맺었다. 서경TSC는 명절에 어르신들을 위한 선물을 보내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 년에 30만 원씩 3번에 걸쳐 마을노인정에 난방비도 지원하고 있다.
90년도 초에 건립된 마을회관은 마을어르신들의 사랑방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서 진천군 평생학습센터가 운영하는 한지공예 등 다양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은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마을은 하우스 농사를 짓는 농가가 많아 주민단체여행도 봄보다 가을에 간다. 주민들은 지난해 가을 경북 사천에 가 대게를 맛있게 먹고 유람선을 타면서 해안가 경치를 즐겼다. 복날에는 마을 주민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삼계탕을 나누며 건강한 여름을 보내기도 한다.

닭고기 공장 악취 '골칫거리'
마을에는 20여 년 묵은 골칫거리가 있다. 마을 중심부에서 직선거리로 30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닭고기가공공장에서 발생되는 악취가 그것이다. 닭고기가공공장과 마을은 고개를 두고 바로 이웃해 있다. 이 공장이 들어선 이후 시작된 악취 논란은 올해로 벌써 23년이 됐다. 그 사이 인근 마을 주민들은 견디다 못해 군청으로 몰려가 시위를 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으나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한 상태다. 군이 해당업체에 시설개선을 권고하는 등 조처하고 있지만 악취가 법적 기준을 넘어서지는 않는 상황이어서 강제할 방안이 딱히 없다고 한다. 닭고기가공공장도 진천군의 개선권고에 따라 자기처리활수장치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시설 개선을 진행하면서 어느 정도 개선이 된 상태라는 것. 그러나 안개가 끼고 흐린 날이면 역겨운 냄새가 심해져 바깥 활동을 하기 힘들다고 주민들은 불만이다.
9년간 마을의 궂은일을 맡아온 이효순 부녀회장은 “며느리가 집에 놀러왔다가 닭고기가공공장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창문을 닫고 '어머니 저 갈께요'라고 하며 간다”며 웃었다.


우/리/동/네/사/람/들


임환섭  노인회장
임환섭 노인회장
“인근 공장에서 발생되는 악취 문제 해결 원해”

임환섭(78) 노인회장은 78세라는 나이가 무색 할 만큼 정정한 마을 어르신이다.
임 회장은 “일하랴 청주의 대학병원에 입원중인 아내를 돌보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마을 대소사를 챙기는 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마을 인근 닭고기가공공장에서 발생하는 악취 문제가 잘 해결돼 태어나고 자란 성평마을이 보다 더 쾌적해 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진백  이장
이진백 이장
“어르신들 안부 살피는 것 큰 보람”

3년째 마을 이장을 보고 있는 이진백(47) 이장은 마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이 이장은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 면사무소에 건의하고, 하우스 농사로 바쁜 마을 주민들을 대신해 어르신들의 안부를 살피는 것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슬하에 5세 자녀가 있는 그는 “아들이 건강하게 자라서 지역사회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효순  부녀회장
이효순 부녀회장
“마을 일에 협조 잘하는 주민께 감사”

이효순(58) 부녀회장은 9년째 마을의 안살림을 맡고 있다. 그는 20여 년 전 이 마을로 이사와 '목인공예' 공방을 운영하는 남편을 섬기고,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며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지낸다.
“마음이 선하고 마을 일에 협조 잘해 주시는 마을 주민들게 감사하지요” 라고 말하는 이 부녀회장은 “마을회관에서 열리는 공예수업 시간에 즐거워하는 어르신들을 보면 마음이 포근해 진다”고 말했다.




이동준  새마을지도자
이동준 새마을지도자
“새로운 농업기술 익혀 주민에게 전파”

이진백 이장과 동갑내기 친구인 이동준(47) 새마을지도자는 마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다. 논농사가 주업인 그는 때때로 외부 업무에 바쁜 이장을 대신해 마을 대소사를 챙기는 등 마을 관리에 남다른 관심을 갖는다.
그는 “전문기관에서 교육하는 농업기술을 습득해 마을 주민들에게 전파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진다”고 했다.

글·사진 = 장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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