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백면 평산리 통산마을
문백면 평산리 통산마을
  • 장문수
  • 승인 2014.10.3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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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소통하며 희노애락 같이 하는 정겨운 동네


귀촌·귀농인 이어져 마을인구 늘어
마을주민·출향인 화합과 친목 도모


▲ 53세대에 123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문백면 평산리 통산마을은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며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을 같이 하는 정겨운 동네다.
▲ 53세대에 123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문백면 평산리 통산마을은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며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을 같이 하는 정겨운 동네다.


▲ 벽면에 녹이 발생되는 등 노후 돼 이용에 불편을 주던 시내버스 승강장이 아크릴 소재로 새롭게 설치돼 안전하고 유익한 공간으로 탈바꿈됐다.
▲ 벽면에 녹이 발생되는 등 노후 돼 이용에 불편을 주던 시내버스 승강장이 아크릴 소재로 새롭게 설치돼 안전하고 유익한 공간으로 탈바꿈됐다.

진천군청에서 3번 군도로 농다리 입구를 지나 충청북도학생종합수련원 방향으로 1.5km정도 가면 통산마을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버스정류장 인근 성주머니부터 크리스탈컨트리클럽 골프장 아래 대밭골이라 부르는 곳까지 통산마을이다.

아랫통산이 성주머니

통산(桶山)마을은 성주머니와 대밭골 등 2개 부락으로 형성돼 있다. 주민들은 '통산'이라는 지명이 곡식을 담을 때 쓰는 바가지 같은 통(桶)을 말하는 것으로서, 박을 두 쪽으로 쪼개 쓰던 바가지를 뒤집어엎은 모양의 둥근 산이 마을 동쪽에 있어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일명 '아랫통산'이라 불리는 '성주머니'는 통산마을의 첫 번째 마을이다. 지형이 성을 쌓아 놓은 듯 산으로 둘러싸이고 동쪽 부분이 틔어 있는 모습이 마치 주머니처럼 보인다하여 성成과 주머니를 결합해 부르고 있다.

성주머니에서 3번 군도를 따라 약 700m에 걸쳐 북쪽으로 '쉬골'이라 불리는 들이 있다. 남쪽으로도 논이나 밭으로 되어 있는 넓은 땅이 펼쳐져있다. 주민들은 '성주머니 앞들'이라고 부른다. 쉬골은 인삼밭이 많고 성주머리앞들에는 벼논이 많다. 통산마을 주민들은 쌀, 고추, 콩, 깨 농사를 많이 짓고, 비닐하우스에선 토마토와 오이를 재배한다.

소류지 '물반 고기반'

마을의 유일한 슈퍼인 대박슈퍼를 지나 성주머니앞들 끝 지점 갈림길에서 북쪽으로 300m정도 올라가면 '대밭골'이 나온다. 대밭골은 '대나무 밭이 있던 골짜기'라는 뜻으로 마을 뒷산에 대나무 숲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옛날에는 죽사(竹寺)라는 절이 있었다고 한다. '대밭골'이란 이름은 '대밧골'을 거쳐 '대박골'이 되었다가 현재는 다시 대밭골로 부르고 있다.

대밭골 아래 방죽이 하나 있다. 소류지 규모의 방죽은 한때 물이 적어 마을주민들의 걱정거리였다. 그러나 농다리양수장에서 물을 끌어온 후 물이 마르지 않아 지금도 논농사에 요긴하게 쓰인다. 마을주민들이 이 방죽을 마을의 자원으로 쓰기 위해 우렁과 붕어를 많이 풀어놓았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철저하게 관리해 지금은 물반 고기반이라고 할 정도로 고기가 많다.

53세대 주민 123명 거주

통산마을은 53세대에 123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동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다른 마을과 달리 인구가 느는 추세다. 예전에는 마을의 젊은이들이 학업과 일을 찾아 타지로 떠났지만 몇 년 전부터 산세 좋고 공기 좋은 고장으로 귀촌, 귀농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 마을에는 8명의 할머니가 홀로 살고 있다. 하지만 주말마다 타지에 사는 자식과 며느리, 손자손녀 등이 찾아와 집안 청소도 하고 일도 도와주기 때문에 큰 외로움 없이 지낸다고 마을이장은 말한다.

귀농인도 이웃사촌

“이웃 간에 싸울 일이 뭐있겠어. 싸움 구경해본지가 너무 오래 됐어.”

마을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어느 동네보다 행복한 농촌마을 이라고 자랑한다.

귀농한 사람들도 마을 주민과 화합해 잘 지낸다. 이들은 주민과 함께 살아가면서 마을의 관습을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이웃사촌으로 지낸다.

마을에 오염을 유발시키는 공장은 없지만 농다리와 초롱길을 찾는 관광객과 지난 2011년 개장한 골프장 이용자들로 인해 마을 앞 도로에 교통량은 많다.

마을 야유회는 일 년에 한 두 번씩 봄이나 가을에 마을기금으로 간다. 주민들은 지난 2012년 봄과 가을 두 번에 걸쳐 야유회를 다녀왔다. 지난해엔 충남 대천에서 유람선을 타고 바다 경치를 감상했다. 하지만, 올해엔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의미에서 가지 않기로 했다.

마을청년회 활동 활발

주민 30명으로 구성된 '통산마을 청년회'는 마을대소사에 힘을 보탠다. 이 마을 청년회는 다른 마을청년회와 달리 연령대가 비교적 낮아 30~40대 비중이 높다.

이 마을은 타지에서 사는 가족들이 거의 매주 부모를 찾아 찾아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청년회 활동이 활발하다. 거의 매주 부모를 찾아오는 가족들은 마을 대소사와 행사에도 참여한다.

마을 출신 어르신들의 모임인 '죽우회'도 청년회 못지않게 움직인다. 70대 마을 어르신 11명과 타 지역에 거주하는 어르신 5명이 매년 6~7월에 미호천 변에서 야유회 등을 갖고 친목과 화합을 다진다. 주민들은 '죽우회'가 있어 마음 든든하다고 입을 모은다.

시내버스 승강장 새로 설치

주민들은 마을에서 불행하거나 슬픈 일이 발생되면 한 집안 일이나 다름없이 나선다. 지난 5월에 통산마을이장과 대동계장을 역임한 임광현(74) 씨가 소천해 장례식장에 주민 모두가 모여 애도했다. 인근 마을인 평산리, 은탄리의 마을 주민들도 슬픔을 같이했다.

그동안 노후 돼 마을 이미지를 흐리게 했던 시내버스 승강장이 안전하고 유익한 공간으로 탈바꿈됐다. 녹이 슬고 밖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이용에 불편을 겪던 컨테이너 승강장을 없애고 강화아크릴로 된 승강장이 설치됐다. 보기에도 산뜻하고 내부에 버스노선과 시간표 등도 게시돼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동네사람들

임 종 헌 이장
임 종 헌 이장
“협조 잘하는 주민들께 감사”

임종헌(58) 이장은 4년째 마을 이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마을에 자랑거리가 없다고 겸손해 했지만, 마을 이야기를 할 땐 얼굴에 생기가 돈다.

외부 업체 일과 농사일을 병행하는 임 이장은 “마을주민들이 협조를 잘해 힘들 것이 없다”며 “고향인데 마을에서 필요로 할 때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FTA 때문에 농민들이 힘들다”며 “쌀 개방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익을 보는 분야에서 손해를 보는 분야로 지원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기 때문에 농민들이 서운해 한다”고 덧붙였다.



채 무 규 새마을지도자
채 무 규 새마을지도자
“마을일 하며 즐거움 느낀다”

채무규(62) 새마을지도자는 한마디로 봉사가 몸에 밴 사람이다.

새마을지도자로서 마을 봉사를 무려 30년간 해왔다.

마을이장도 부녀회장도 새마을지도자의 근면성실과 봉사 자세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채 지도자는 “고향에서 자라고 살아오면서 받은 게 많아 내가 무슨 도움을 줬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마을일을 하며 이웃과 어울리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오 종 례 부녀회장
오 종 례 부녀회장
“마을 일 진행 부녀회 역할 적지 않아”

오종례(53) 부녀회장은 37명으로 구성된 부녀회를 3년째 이끌며 어르신들을 섬기고 있다.

오 회장은 “부녀회 회원이 빠지면 마을대소사가 진행되지 않은 정도로 마을에서 부녀회의 역할이 크다”고 했다.

그는 “매달 1일과 15일 주민들이 모여 하는 마을 청소가 몇 년째 계속 이어지고 것도 부녀회에서 힘을 보태기 때문”이라며 “항상 협조를 아끼지 않는 회원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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