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곡면 석현리 용암마을
백곡면 석현리 용암마을
  • 안창규
  • 승인 2014.11.14 13: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곡천 물길 내려다보는 풍광 좋은 동네

주민들 따뜻한 정 나누며 단합된 모습 보여
야생동물 피해·백곡천 수질오염 '걱정거리'

▲ 도로를 따라 남동쪽 방향으로 여러 채의 가옥이 줄지어 있는 용암마을. 앞쪽엔 백곡천이 흐르고 뒤로는 야산이 휘감은 경치 좋은 동네다.
▲ 도로를 따라 남동쪽 방향으로 여러 채의 가옥이 줄지어 있는 용암마을. 앞쪽엔 백곡천이 흐르고 뒤로는 야산이 휘감은 경치 좋은 동네다.


▲ 유방열 노인회장이 백곡저수지 상류 버드나무 군락지를 가리키고 있다.
▲ 유방열 노인회장이 백곡저수지 상류 버드나무 군락지를 가리키고 있다.


백곡면 석현리 용암마을은 용암, 모시골, 안골 등 3개 부락으로 형성됐다. 마을 명칭은 가장 큰 부락의 이름으로 통칭하고 있다.

경관 좋은 백곡저수지를 우회하는 34번국도(백곡로) 변에 위치한 용암부락은 진천군청에서 9km, 승용차로 15분 남짓 거리다. 용암회관 앞 용암1길을 지나 용암2길로 접어들어 가다보면 모시골과 안골부락이 이어진다. 모시골과 안골은 한적하다 싶을 정도로 여유로운 동네다.

용암·모시골·안골 등 3개 부락

백곡로변 백곡주유소 앞에서 사정마을로 이어지는 문사로 분기점 인근인 용암부락은 정면에 백곡천이 흐른다. '진천군 지명유래'와 '내 고장 전통 가꾸기'에 따르면 이 마을은 큰 바위에서 '용'이 나와 하늘로 올라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하기도 하고, '용암(龍岩)'은 '용바우'에 대한 한자 지명으로, '용처럼 길게 이어진 바위'라고도 한다.

모시골은 모새골에서 유래하며, 옛날에 '모시'를 만드는 삼을 많이 재배하던 마을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안골은 산골짜기에 위치해 붙여진 이름이다.

용암부락은 안골로 이어지는 마을도로를 따라 남동쪽 방향으로 여러 채의 가옥이 줄지어있다. 논과 밭 사이의 도로변에 수령 220년의 거대한 느티나무가 마을을 지키고 있다. 부근에는 '춘담강릉유병웅공적비(春潭江陵劉秉雄功績碑)'를 앞세운 사당이 있다.

한때는 대부분의 주민이 강릉 유 씨였으나 지금은 14가구뿐이다. 매년 음력 10월 초3일에 이 사당에서 종중 시제를 지내고 있다.

예스코와 결연…도농교류

용암마을은 66가구에 135명의 주민이 거주하며, 이중 남 75명, 여 60명이다. 백곡면에서 가장 큰 마을이지만 농촌고령화는 예외가 아니다. 주민 가운데 65세 이상이 55명이다. 59세 주민이 마을회관에 모이는 가장 막내다. 초·중학생은 없고, 고교생 5명과 대학생 2명이 있을 뿐이다. 이 마을에 사는 어린이는 네 살배기 여자아이가 유일하다. 마을회관에 모이는 주민 가운데 막내인 유재현 씨와 부녀회장인 강순재 씨의 외손녀다.

마을주민의 대부분은 벼농사와 약간의 고추농사를 병행한다. 수년 전까지 잎담배도 경작을 했으나, 지금은 완전히 손을 뗐다. 농촌마을 치고는 밭농사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용암마을은 지난 2005년 5월31일 도시가스 공급업체인 예스코와 1사1촌 결연을 체결해 도농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주민들은 예스코 직원들에게 농산물 등을 싼 가격에 제공해 농가소득을 올리는 등 상생교류를 한다.

지난 2007년 4월에는 주민 40명이 예스코의 초대를 받아 경복궁과 청계천 등을 돌아보기도 했다. 지난 2006년 수해 때는 예스코 직원들이 복구 작업을 돕기도 했다.

주민 단합 '마을의 자랑'

주민들은 이따금 한데 모여 따뜻한 정을 나누면서 단합된 모습을 보여준다. 1년에 1~2회 모이는 대동계와 용암부락 주민만 모이는 소동계가 있다. 향우회도 조직되어 있었으나 출향인들의 참석이 많지 않아 지금은 활동이 거의 없다. 부녀회는 30명 정도가 참여한다. 강순재 부녀회장을 중심으로 마을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마을회관에서는 건강 체조~요가교실이 열린다. 일부 마을 주민은 백곡면에서 주관하는 스포츠댄스, 건강 체조, 풍물놀이, 연극 등의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주민들은 농한기 때 매일 마을회관에 모여 식사(주로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우의를 다지고, 마을 발전을 위한 사업도 논의한다. 주민들은 농한기에도 손을 놀리지 않기 위해 공동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야생동물 피해 등 걱정

비교적 한적하고 여유로운 마을이지만 주민들의 걱정거리가 2가지 있다. 고라니, 멧돼지 등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와 백곡천 오염문제다.

주민들은 수렵이 금지돼 있어 야생동물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데다 수질보호를 위해 마을 앞 백곡천을 따라 조성된 버드나무 군락지가 고라니, 멧돼지 등의 서식처로 둔갑돼 고구마, 감자 등 밭작물 훼손뿐만 아니라 분묘까지 마구 파헤쳐 골치를 앓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축사 등 상류지역 오염원으로 인해 하천 바닥의 돌이 미끄러워 들어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발도 담글 수 없을 정도”라며 “백곡천 수질이 날로 나빠지고 있어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군청 등에 수차례 야생동물 피해와 백곡천 수질오염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으나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우 / 리 / 동 / 네 / 사 / 람 / 들


유방열  노인회장
유방열 노인회장
용암마을을 사랑하는 '애향인'

유방열(80) 노인회장은 용암마을 출신이지만 40여 년 타지에서 생활을 하다 13년 전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마을 주민모두가 가족과 다름없다”는 유 회장은 마을의 모든 대소사의 구심점이다.

백곡면 노인회 총무도 맡고 있다.

마을 어귀에 있는 120년 된 소나무를 1000만 원에 팔라는 요청을 앞장서 반대한 '애향인'이다.


유재길  이장
유재길 이장
“농한기 일거리 창출이 과제”

유재길(75) 이장은 “근래 안골에 전원주택이 2~3채 들어선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마을발전을 위해 농한기에 무엇인가 좋은 일거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유 이장은 “워낙 젊은 사람이 없다보니 구체적인 방안이 세워지지 않고 이것저것 생각만으로 끝난다”고 고충을 털어 놓았다.




강순재  부녀회장
강순재 부녀회장
궂은일 다하는 마을의 살림꾼

강순재(60) 부녀회장은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 항상 묵묵히 주민 곁에 머물며 온갖 궂은일을 다 한다.

강 부녀회장은 “마을에 고라니, 멧돼지 출몰이 잦아 고구마 감자 등 농작물 피해가 심각하다”며 “행정기관 등이 나서 꼭 해결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