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혜원 산일전원아파트
광혜원 산일전원아파트
  • 주애란 기자
  • 승인 2009.03.09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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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 밖에는 맑고 화창한 아침이 펼쳐져 있다. 도로변 곳곳에 아직 겨울을 놓고 싶지 않은 눈이 장식하고 있던 날 광혜원 산일전원아파트를 찾았다.
도시는 뿌연 하늘과 회색 담벼락에 익숙하기 마련이고, 시골은 자연과 일대일로 대면하는 곳이지만 이곳 광혜원 산일전원아파트는 지리적 특성상 도시와 시골이 어우러져 있는 곳이다.
광혜원 산일전원아파트는 99년 준공하여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아파트로 165세대 250여명이 살고 있는, 가구 수에 비해 인구수가 적은 곳이다.
예전에 이곳은 장목산이라 불리는 돌밭이 많은 돌산이었는데 예로부터 이곳은 철하고는 먼 마을이라고 한다. 장목산은 위, 아래로 물이 흘러 배의 형국을 하고 있어서 이곳에 들어와 철물점을 하면 망한다는 묘한 설을 가지고 있는 마을이다.
이재남(84) 노인회장은 “초창기 마을 개발 공사하는데 큰 어려움이 많았다. 일반 공사보다 돌밭이 많아 개발업체에서 시간과 개발비가 초과되었고 당시 인근 주민들은 소음과 씨름했었다”고 전하며 “장목산의 허리를 끊어 길을 뚫어 들어선 곳이라 그런지 마을 장정들이 모두 이유 없이 앓았고, 교통사고로도 사람들이 많이 죽어나갔다. 마을의 터가 세서 그렇다 하여 속리산 스님 3분을 모셔다 제를 올리고 나서야 가라앉았다”며 마을의 내력을 들려주었다.

■ 우리마을자랑
3년째 마을 대소사를 가정사처럼 돌보고 있는 신영수 이장은 10년밖에 되지 않은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마을이기 때문에 특별한 자랑거리는 없지만 마을 주민들 모두가 순하고 다른 아파트에 비해 가족적인 분위기를 먼저 꼽았다.

“노부부 이재남할아버지와 김점순할머니 두 분은 아파트 한편에 작은 텃밭을 일구며 오가는 마을 사람들에게 직접 키운 야채를 나눠주시고, 길에 떨어진 담배꽁초하나 그냥 지나치시지 않으시는 분들이다”라며 마을의 모범인사인 노부부에게 상을 주고 싶다고 했다.

병무관에서 4~50년 살다가 이곳으로 이사와 5년째 살고계신 김점순할머니(79)는 “무슨 일이 터졌다 하면 우리 관리소장이 출동한다, 젊은 사람이 우리 노인네들을 공경해주고 말동무가 되어줘서 적적함을 달래준다, 사람이 참착하고 성실하다”며 칭찬이 끊이질 않았다.

8년째 후임이 없어 장기집권중이라는 이영자 부녀회장은 “부녀회는 한 달에 한번 자원개발공사에 폐품을 모아 가져다 월 7~8만원 정도 생기는 수익으로 기금 마련을 하여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다” 말했다. 요즘 사람들 무엇에 넋을 잃은 듯 허둥지둥 살기 바쁜데, 넉넉지 못한 형편임에 불구하고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보다 혼자여서 마음이 울적하거나 위로가 필요한 독거노인들을 위해 봉사의 정을 나누는 가슴 따뜻한 선행을 전하고 있다.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작은 행복을 느끼며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화려하진 않지만 정이 넘치는 곳임에 분명한 마을이다.

봄눈 녹이는 아침 햇살처럼 따스한
광혜원 산일 전원아파트 사람


■ 주민들의 휴식 공간(노인정)마련을 위해

“해마다 복날이 되면 마을 노인들을 놀이터에 모셔놓고 부녀회와 함께 삼계탕을 대접하는 봉사를 하고 있는데 그늘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빠짐없이 나와 단합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휴식공간이 없는 마을현실이 안타깝다. 그런 취지에서 마을에 노인정이나 마을회관이 생겼으면 한다”며 나눔의 정신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문화를 일구어 나가는데 앞장서 있는 광혜원 산일전원아파트마을 숙원사업을 말했다.

현 신영수 이장은 군이나 행정기관들로 뛰어다니며 노력을 하고 있지만 부지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 유지를 임대해 마을회관 건립을 생각했으나 담당기관에서 이마저도 어렵다한다”며 마을의 어려운 실정을 하소연했다. 또 하나는 “아직도 산림훼손 등 난개발이 이루어져 안타깝다는 것입니다. 마을이 아름답게 변하기 위해서라도 3년째 흉물스럽게 방치된 건물들이 빨리 완공이 되었으면 좋겠다” 며 아직은 풀기 쉽지 않은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비좁은 관리사무소에서 바닥에 쭈그려 앉아 추임새를 넣으며 한참을 사람사는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 낯선 사람들과의 거리감은 사르르 녹아버렸고 기다란 분침이 금세 두 바퀴 릴레이를 마칠 즈음 봄날 아침 같은 기분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내년 은행나무가 노란 잎을 떨어뜨리기 시작할 때에는 꼭 이 마을에 마을회관이 생겨 그 곳에서 다시 한 번 만나길 바라는 작은 염원을 가져본다.
많은 날들이 가고 우리도 세월처럼 잊혀 진다해도 광혜원산일전원아파트 사람들의 가슴 훈훈히 채워진 넉넉함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우/리/동/네/이/장/님/

이장  신영수
이장 신영수

“주민화합을 통하여
마을 발전에 앞장 설 것이다”

우리 주민들도 나름대로 자신의 집과 동네에 긍지를 가지고 있고, 잘 가꾸고 있지만 아쉬운 점은 우리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신 노인 분들이 외롭고 불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인을 위한 복지시설이나 마을사람들이 모여 대화를 나눌 휴식공간이 없어 반상회를 복도에서 하고 있습니다. 부지가 없어 난관을 겪고 있지만, 부지확보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마을주민들이 힘을 합하여 더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한승근 새마을지도회장
한승근 새마을지도회장

“주민편익과 마을발전에
기여 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다른 곳에 비해 주민편의 시설(노인회관이나 마을회관)이 아예 없어서 자주 오가는 사람이 아니면 마을 어른인지 아닌지도 모릅니다. 시골도 아니고 도시도 아니고 기숙사식으로 대부분 사는 곳이다 보니까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이장님과 더불어 노력하겠습니다.

이재남 노인회장
이재남 노인회장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을 대소사에 적극적으로
참여 하겠습니다”

우리 신영수이장님은 우리 마을의 대소사는 물론 마을을 가꾸고 이웃 간의 벽을 허물면서 이 마을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든 일등공신입니다. 이장님과 더불어 우리 주민들 모두가 마을과 주변 환경을 가꿔나가는데 공감을 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이영자 부녀회장
이영자 부녀회장

“부녀회가 합심하여
행복이 깃드는 마을을
만들어 나갈 것입이다”

우리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해 오신 마을 어르신들이 외롭고 불안한 노후를 보내지 않도록 부녀회원들은 부모님 모시듯이 친자식이 되어드릴 것입니다.
또한 동네 일을 위해 애쓰시는 마을 주민들에게 감사드리며 우리 부녀회가 합심하여 마을 경조사와 지역봉사에 적극적으로 임해 행복이 깃드는 마을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조재영 관리소장
조재영 관리소장

“마을회관이
꼭 건립 되어야 한다”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면서 민원관계나 동네일을 보는데 불편함이 있다면 관리적인 측면에서 자가 세대가 적기 때문에 단합이 매우 힘들다는 점이다. 주민들과의 단합을 도모할 수 있는 촉매 역할로 마을회관의 건립 필요성을 적극 느끼는 바이다.

- 우리마을 유적지 -

시도기념물 78호
홍우경쪾정인옹주묘소 (洪友敬쪾貞仁翁主墓所)

■ 분 류 : 묘
■ 수 량 : 일곽
■ 지정일 : 1988. 9. 30
■ 소재지 :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실원리 산50-2


선조의 사위인 정간공 홍우경(1590∼1625)과 그의 부인 정인옹주의 묘소이다.

선조 36년(1603)에 선조의 넷째 딸 정인옹주와 혼인하여 당원위(唐原尉)에 봉해지고, 봉헌대부에 올랐다. 그러나 광해군 10년(1618)에 폐모론이 일어나자 음식먹기를 중단하고 잠도 자지 않던 중 이이첨, 한찬남의 음모를 상소하였다가 오히려 역적으로 몰려 관작을 박탈당하고 유배되었다. 그후 1623년 인조반정으로 관작을 회복하였으며, 1625년 36세로 사망한 뒤 수록대부에 봉해졌다.

현재 묘역에는 아랫부분에 둘레석을 두른 봉분 2기가 나란히 배치되어 있는데, 앞에는 묘비와 동자석 한 쌍, 장명등(長明燈:무덤 앞에 세우는 돌로 만든 등)이, 좌우로는 망주석과 문인석이 한 쌍씩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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