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마음에 풍요로움을 주는 고장
농부의 마음에 풍요로움을 주는 고장
  • 이승훈
  • 승인 2015.07.27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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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면 산수리 매산마을

매산분교에 글로벌테마파크 조성…마을 발전 기대감
50년 전부터 수박 등 특수작물 재배…지역 농업 선도

▲ 진성로에서 바라본 매산마을 전경. 입구에 14개 기업체 공장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고 멀리 매산교회가 보인다.
▲ 진성로에서 바라본 매산마을 전경. 입구에 14개 기업체 공장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고 멀리 매산교회가 보인다.

덕산면 산수리 매산마을(이장 김종국)은 진천읍 가산리와 미호천을 경계로 마주하고 있으며, 이월면 삼용리와 접해있다. 진천읍 성석리 신성사거리에서 진천IC 방면으로 직진하다 중부고속도로 고가도로 아래 가산삼거리에서 우회전해야 한다. 우회전하자마자 바로 좌회전하면 가산교가 보이고, 이 다리를 건너 직진하다 21번 국도 굴다리를 지나면 정면으로 보이는 마을이 매산마을이다.

덕산면의 관문 역할

이 마을에 들어서면 깔끔함이 돋보인다. 담배꽁초 하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다. 면소재지 다음으로 넓다는 이 마을은 현재 120여 호, 96세대, 18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주민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매산마을은 덕산면 인근 남쪽지역에서 전국적으로 유명했던 구말장을 가기 위해 거쳐 가야하는 덕산면의 관문역할을 담당했다고 한다. 사람들의 발길은 이어졌고, 마을도 번성했다.

이덕로(77) 노인회장은 “예전에는 가게도 4곳이나 됐고, 이발소에 학교, 차부까지 있었다”며 “사람들이 북적이는 게 금방이라도 면소재지가 될 줄 알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방골 큰 애기 이야기' 전설 유명

이 마을은 주변 풍광이 수려해 꽃다울 방(芳)자와 마을 동(洞)자를 써서 방동(芳洞) 또는 방골이라 불렸으며, 들 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벌방골이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중방마을을 웃방골로, 매산마을은 하방골이라 불렀다고 한다.

매산마을의 지명은 매화낙지형(梅花落地形)이라 하여 매화꽃이 떨어지는 형국을 두고 칭해졌다는 설과 하늘에 살고 있다는 봉새가 날아와서 날개를 편 모습이라 해 비봉산이라 하고, 이 산을 매산, 매봉이라 부르면서 마을이름이 됐다는 설이 분분하다.

이 마을과 연관된 전설도 있는데 바로 '방골 큰 애기 이야기'이다. TV프로그램 '전설의 고향'에도 소개됐고, 농요가락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 마을 초입에 위치한 마을 표지석. 매산마을은 일명 하방골이라 불린다.
▲ 마을 초입에 위치한 마을 표지석. 매산마을은 일명 하방골이라 불린다.
'통일벼' 재배 진천군 최초

이 마을은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 형태를 띠고 있다. 정확한 명칭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마을주민들이 매화동산과 함박산이라 부르는 언덕과 산이 마을 뒤편을 감싸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제방을 쌓으면서 물줄기가 바뀌긴 했지만 마을 앞으로 하천이 흐르고 취락의 입지도 남향을 이뤄 일조에 유리하다. 게다가 마을과 하천 사이에는 넓은 들판이 자리하고 있어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확보가 용이해 살기 좋고 농사에 최적의 마을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진천군 농가의 큰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특수작물의 재배도 이곳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0~50년 전부터 이 마을에서는 수박을 비롯해 참외, 뽕나무 등 다양한 특수작물들이 재배됐다. 지금은 농지정리가 되면서 논으로 바뀌어 벼농사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당시에는 특수작물 재배를 제일 먼저 시작해 지역의 농업을 선도했다고 주민들은 기억한다. 진천군 최초의 통일벼 재배도 이 마을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주민 이 모 씨는 “예전부터 부촌이라 할 수는 없지만 특수작물을 재배하면서 풍요로움이 가득한 마을”이라며 “매년 가설극장이 들어와 공연을 했고, 콩쿨대회라는 이름으로 동네 노래자랑도 열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타 지역에 비해 마을주민들의 생활수준이 높은 편이었고, 삶에 여유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폐교된 매산분교 활용

이곳에는 마을과 인접해 초등학교가 위치하고 있다. 학생 수가 줄면서 삼수초 매산분교가 됐고, 지난 2013년에 삼수초와 통폐합돼 폐교됐다. 김 이장은 과거 덕산면체육대회의 우승을 휩쓸던 추억을 되새기면서 이 학교의 운동장에서 출향인과 함께하는 마을행사를 구상하고 있다. 또한, 진천군에서도 매산분교를 활용해 글로벌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을 밝혀 마을주민들은 활기가 가득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군은 진천국제문화교육특구 지정에 따라 진행되는 특화사업의 일환으로 내년에 이곳을 매입해 다문화가정, 체류외국인, 지역주민 등이 함께하는 종합체험 공간으로 조성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마을의 숙원사업

매산마을은 많은 통행량으로 한때 교통사고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지금은 진성로(국도 21호)가 개통되면서 불명예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기존 도로인 덕금로(군도 19호)와 산수1길이 연결되는 진성로 아래 굴다리가 너무 근접해 시야확보가 어려워 교통사고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김 이장은 “도로가 마을을 관통해 굴다리를 통해 자주 오가면서 시야확보가 되지 않아 사고의 위험성을 느낀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 리 / 동 / 네 / 사 / 람 / 들





김 종 국  이장
김 종 국 이장
“깨끗하고 살기 좋은 마을 조성”

김종국(57) 이장은 올해 2년째 이장을 하고 있다. 농업경영인으로 수박, 포도, 토마토 등 특수작물을 재배하며 하우스 25동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어릴 적 추억들이 베여있는 이 마을의 주민 모두가 가족이라 생각한다”며 “마을어르신을 내 부모 모시듯 보살피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깨끗하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데 주민들과 함께 노력해 나갈 생각이다.


이 덕 로  노인회장
이 덕 로 노인회장
일할수록 건강하다는 '천생 농군'

이덕로(77) 노인회장은 전의 이 씨 8대손으로 이 마을에서 대를 이어 살고 있다. 새마을지도자로 8년간 활동하면서 마을 일에 앞장서왔고, 지금도 마을 일에 항상 손을 보태고 있다. 고령의 나이에도 홀로 농사일을 거뜬히 해내는 천생 농군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농사일을 해왔고 나의 천직으로 여기며 살아왔다”며 “일을 할 수 있도록 건강한 것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복 예  부녀회장
서 복 예 부녀회장
“주민들 건강하게 웃으면 생활하길”

서복예(72) 부녀회장은 진천읍에서 시집온 지 50년이 됐다. 부녀회장 3년차다. 돌아가면서 부녀회장을 맡고 있는데 이번에 두 번째 부녀회장을 맡았다.

그는 “노인회장을 할 나이에 또 부녀회장을 하고 있다”고 농을 하면서 “마을의 대소사에 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주는 회원들이 있어 언제나 든든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모든 주민들과 건강하게 웃으며 살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권 남 석  새마을지도자
권 남 석 새마을지도자
야간에 직장 다니며 농사일에 종사

권남석(64) 새마을지도자는 귀농인이다. 고향으로 돌아온 지 올해로 3년이 됐다.

지금은 농사도 지으면서 야간에 직장생활까지 하고 있다. 그럼에도 매일 마을을 돌며 청소까지 하는 부지런한 사람이다. 그에 대한 마을주민들이 칭찬이 자자하다.

그는 “고향에 돌아오니 마음이 너무 편안하다”며 “마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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