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손님접대나 모임에 적합한 ‘약선(藥膳) 음식점’
귀한 손님접대나 모임에 적합한 ‘약선(藥膳) 음식점’
  • 진천자치신문
  • 승인 2015.11.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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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탐방] 청벽나루

'참치머리'·'황계전탕'·'산양삼백숙' 대표메뉴

천연재료 사용…미식가 입맛 돋우며 건강 챙겨

약초와 궁합 맞춘 육수 사용한 메뉴 자체 개발

▲ 청벽나루 정 대표가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인 낙지국을 직접 손님상에서 손질하며 먹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 청벽나루 정 대표가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인 낙지국을 직접 손님상에서 손질하며 먹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증평에서는 유일한 약선 음식점 '청벽나루'가 지난 5월 증평읍 초중리에 문을 열었다. 1층 건물에 편안한 산장을 연상케 하는 이곳의 사장은 40대 초반의 젊은 셰프(chef)다. 증평에서 내노라 하는 일식요리사였던 이 셰프는 손님들에게 맛있고 건강하며 즐거운 음식을 맛보이고 싶어 약선 음식을 선택했다. 청벽나루(대표 정봉규)는 귀한 손님대접으로 과거 주인의 음식 맛을 잊지 못하는 오랜 단골과 약초 등을 활용하는 것이 알려져 알음알음으로 먼 곳에서도 손님이 찾아오고 있다.

무엇보다 주인이 직접 음식에 정성을 들이는 것이 알려져 점심 이후에는 예약이 필수지만, 여유를 갖고 음식의 깊은 맛을 즐기고 싶다면 약초담금주 구경이 지루하지 않는 청벽나루는 증평에서 꼭 가봐야 할 맛 집이다.

간장게장·비지장 정식 인기

청벽나루에서의 식사는 여유가 있다. 50여 평의 아늑한 식당 분위기를 내는 것은 주인이 직접 담근 약초담금주 300여 병이다. 실내 전체를 꾸미고 있는 이 담금주를 보노라니 음식궁합과 건강한 맛을 추구하는 주인의 배려가 절로 느껴진다.

착한 가격으로 점심시간 젊은 소비자들의 유혹하는 메뉴는 간장게장과 검은콩이 주 메뉴인 간장게장비지장 정식(2인 1만 6000원)과 낙지국(2인 1만 8000원)이다. 신선한 봄철 꽃게로 준비된 간장게장은 투박한 접시에 담겨져 먹음직스러운 살구 빛 알이 꽉 차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돈다. 간장게장과 함께 차려지는 뚝배기 비지장은 한입 맛본 순간 건강함이 그대로 몸속에 전해진다.

정 대표는 “검은 콩을 갈아서 만든 비지장은 원래 이북음식으로 알려진 콩탕을 요즘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비지장으로 변형시켰다”며 "특히 간장게장은 우리 몸속의 중금속 잔여물과 노폐물을 배출한다고 알려진 백하수오, 토복령, 생강나무, 함초 등 16가지 약초를 넣어 기본장을 만들었다"고 했다.

낙지국 역시 약초 육수가 기본이 된다. 점심식사 시간에 만난 윤 모(증평읍 연탄리) 씨는 “원래 연포탕을 좋아하는데 이 낙지국은 연포탕과 비슷한 맛으로 시원하고 담백해 해장을 위해 술먹은 다음 날 꼭 찾게 된다”고 귀띔했다.

'황계전탕' 최고의 보양식

청벽나루에 저녁 시간과 주말에는 깊은 맛에 건강까지 지키고 싶어 하는 가족단위 손님들과 직장인, 미식가들이 많이 찾는다. 귀한 식재료를 사용한 보양식 메뉴가 바쁘고 지친 현대인들에게 음식으로 힐링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느긋하게 시간을 갖고 모든 음식을 천천히 즐기는 것이 포인트다.

고객들에게 인기메뉴는 산양삼 백숙(6만 5000원)이다. 특별한 약재를 넣은 국물에 손님의 취향에 따라 오리나 닭을 1시간 이상 끓이는데 약재가 고기를 무르지 않게 하면서 지방을 빼 그 맛이 쫄깃하면서도 부드럽다. 거기에 직접 담근 장아찌를 함께 싸 먹으면 소화가 잘 돼 속이 편하다.

또 황계전탕(12만 원)도 지역에서는 맛보기 드문 음식이다. 예로부터 황제만 먹을 수 있다고 알려진 '황제어' 철갑상어가 들어간 황계전탕은 보양식 최고의 영양과 맛을 자랑한다.

정 대표는 “황제어의 '황' 닭의 '계' 전복의 '전'을 따서 개발한 신 메뉴”라며 “닭 또는 오리 백숙에 철갑상어, 전복, 낙지, 산양삼이 들어간다”며 “단백질, 지방, 콜라겐, 비타민, 미네랄, 오메가3, 불포화 지방산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노화방지는 물론 어린이 성장 및 두뇌 발달, 관절염 등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셰프가 자랑하는 메뉴 '참치머리'

청벽나루의 모든 음식은 증평에서는 유일하게 청벽나루에서만 맛볼 수 있다. 그중 특히 일식 요리사였던 정 대표의 필살기인 참치머리(13만 원) 또한 이곳의 대표 메뉴다. 참치머리를 주문하면 60~80kg짜리 참치의 머리 중 반을 그 자리에서 정 대표가 직접 해치한다. 정 대표는 “손님과 대화를 나누며 친해지고 싶어 이 메뉴를 내놓았는데 어려운 작업이지만 손님들이 먹는 내내 즐거워한다”고 했다.

참치머리는 머리살, 뽈살, 식도살, 눈살 순으로 해치돼 제공되며 눈을 눈물주로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뱃살이 입가심으로 제공되고 특히 정 대표가 직접 싸주는 참치초밥은 밥 위에 마요네즈를 얹은 듯 사르르 녹는다. 정 대표는 “참치는 지방이 적은 부위부터 지방이 많은 순서대로 즐겨야 하는데 지방이 많을수록 고소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식재료 텃밭에서 직접 공수

청벽나루의 모든 메뉴는 건강을 추구하는 약선 음식이다. 약선(藥膳, 즉 '약이 되는 음식'이라는 뜻이다.

정 대표는 “원래 약초에 관심이 많았는데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는데 착안해 화려한 음식보다는 소박해도 기본을 지키는 음식을 하고 싶어 약선음식을 하게 됐다”고 했다.

식당에서 취급하는 대부분의 식재료는 청벽나루 텃밭에서 공수해 온다. 텃밭은 증평읍 송산리(백하수오 재배)와 진천 초평에 있다. 이곳에서는 당귀, 곰취, 어스리 등이 재배되고 있다. 또한, 정 대표가 일주일에 두 번 산행을 통해 제철 약초와 나물 등을 직접 채취해 식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회사 동료와 함께 식당을 찾은 김모(증평읍 조충리) 씨는 “이곳 사장님께서 음식궁합을 맞춰 건강식을 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고 사장님의 약초에 대한 지식에 감탄했다”며 “특히 주 메뉴는 물론 밑반찬이 건강하고 정성스러움이 느껴져서 손님접대를 위해 자주 찾는다”고 했다.

이곳의 모든 메뉴에 곁들여지는 밑반찬은 셀프 바에서 추가해 먹을 수 있다. 병풍치, 곰취, 엄나무순, 어수리, 당귀, 삼채, 함초, 돼지감자 등 여러 가지 약초 장아찌가 매일매일 바꿔가면서 두 가지씩 제공된다. 정 대표는 “약초의 쓴 맛을 빼고 새콤달콤한 장아찌로 변신시키는 것이 청벽나루만의 비법”이라고 했다. 7가지의 약초 장아찌가 손님들이 원해 현재 1kg 1만 원~2만 원에 판매 중이다.

청벽나루는 모든 음식에 천연 조미료와 천일염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약초와 궁합을 맞춰 음식을 만들고 있다. 맛은 물론 건강까지 사로잡은 청벽나루, 쌀쌀한 이 가을 보양식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가봐야할 곳이다.

■ 영업시간:오전 10시~오후 10시

■ 예약: 838-2205

■ 위치: 증평군 증평읍 초중7길 44


▲ 증평읍 초중7길 44 주택가에 위치한 청벽나루 전경.
▲ 증평읍 초중7길 44 주택가에 위치한 청벽나루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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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규 대표
정봉규 대표
“건강은 물론 입이 즐거운 음식 만듭니다"

정봉규(41) 청벽나루 대표는 23세에 일식으로 요리계에 입문했다. “일식 요리에 사용되는 칼이 멋지게 보여 일식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그는 “4년 전 버섯과 약초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사람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요리를 하고 싶어 약선요리를 선택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주변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어렵게 간다고 안타까워하지만 요리를 하면서 즐겁고 그 마음이 손님들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청벽나루에서 사용하는 육수와 조미료는 모두 천연재료이고 사람 몸에 이롭다고 알려진 약초를 음식과 궁합을 연구해 준비하고 있다”며 “화려하지 않아도 깊은 우리 맛으로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던 소박하면서 건강한 음식을 제공한다는 자부심으로 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요즘 약초 연구와 수집에 공을 들이고 있다. 천연 재료와 약초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연구가 청벽나루를 오픈하는데 큰 힘이 됐음은 물론이다. 정 대표는 꾸준히 일주일에 두 번 틈틈이 약초를 구하러 전국 방방곳곳을 누비고 있다. 그는 “청벽나루를 찾는 손님들에게 본연의 식재료 맛을 내면서 몸에 이로운 깊이 있는 맛과 메뉴를 연구해 건강하고 즐거운 음식을 대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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