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허물고 축제 한마당 즐기는 ‘행복한 문화마을’
벽 허물고 축제 한마당 즐기는 ‘행복한 문화마을’
  • 이창복
  • 승인 2015.11.26 1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천읍 신정리 삼진아파트
주민 단합해'임대부도아파트'를 전 세대'분양'전환
행복마을축제 개최, 행복학습마을 지정'단지의 자랑'

▲ 삼진아파트 전경. 진천의 동쪽 끝에 위치해 도시와 농촌의 경계선에 위치해 있다.
▲ 삼진아파트 전경. 진천의 동쪽 끝에 위치해 도시와 농촌의 경계선에 위치해 있다.



진천에서 가정 먼저 해가 떠오르는 곳, 진천의 동쪽과 남쪽의 끝에 자리 잡고 있어 동남풍의 훈훈함을 전달해 주는 곳, 도시와 농촌 구분의 경계선에 위치한 곳 등. 진천읍 신정리에 위치한 삼진아파트를 지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말들이다.

아파트 옆으로는 가을 추수를 끝낸 논들이 한가로이 자리 잡고, 조금만 눈을 들어 바라보면 사시사철 푸르름을 자랑하는 나지막한 산들과 마주하는 곳. 바로 삼진아파트다.

도시의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자연의 싱그러움을 덤으로 누리며 살아가는 아파트, 그래서 자연과 함께 숨을 쉬며 살아가는 삼진아파트를 찾아보았다.


단합의 힘으로 완전 분양 이뤄
▲  2015 삼진 행복마을 축제의 한 장면.
▲ 2015 삼진 행복마을 축제의 한 장면.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 말을 곱씹으면 굳은 땅이 되기 위해서는 비가 오는 어려움이 있다는 말이다. 삼진아파트가 그렇다.

1996년 임대 아파트로 시작한 삼진아파트는 삼진건설의 부도로 경매에 넘어가야 하는 위기를 맞았고, 임대로 시작한 아파트였기에 입주민들은 임차인의 지위로 임대 보증금 반환을 보장할 수 없는 위기상황을 맞았다.

이 위기가 입주민들을 한 가정도 예외 없이 하나로 뭉치는 계기로 만들었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군 관계자의 도움과 입주민들의 하나로 뭉친 힘이 합쳐져 드디어 2007년 모든 세대가 분양을 받아 '완전 분양' 아파트로 전환하는 놀라운 일을 이뤄냈다.

임차인 협의회와 부녀회원들이 발 벗고 나섰고 모든 주민들이 하나 되는 힘이 임대에서 완전분양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지금도 그 때 일을 생각하면 아찔하다”는 한 주민은 “온 입주민이 하나가 돼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은 모두 웃는 얼굴로 살아갈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삼진 아파트 주민들은 비온 뒤의 땅이 굳어진다는 말을 오직 하나 된 단합의 힘으로 증명해 보인 그야말로 산 증인들이다.


행복마을축제로 유명한 아파트
이 삼진아파트의 가장 큰 매력은 '문화'이다.
▲ 행복마을 축제에 삼진 해누리 배움터에 참석하는 어르신들의 작품들을 전시했다.
▲ 행복마을 축제에 삼진 해누리 배움터에 참석하는 어르신들의 작품들을 전시했다.


유재금 이장은 “각박한 아파트 생활 속에 자칫 소원해 지기 쉬운 것이 이웃과의 관계”라며 “화합하고 주민들끼리 정을 나눌 수 있는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행복마을축제'이다.

지난 2014년부터 아파트 101동 102동 사이 공터에서 매년 진행해 오고 있는 행복마을축제는 온 마을 주민들이 기다리는 가장 큰 행사이자 가장 의미있는 행사이다.

올해로 2회째 치른 행복마을축제는 그야말로 마을 모든 주민들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 축제는 행복 나눔 바자회를 비롯해 독후감·편지쓰기 대회, 그림그리기 대회, 훌라후프 돌리기, 제기차기, 노래자랑 등 다양한 문화 이벤트로 주민들을 하나로 묶는다.

특히 부녀회가 주관하는 행복 나눔 바자회는 주민들이 내 놓은 쓸 만한 물건들을 모아 약간의 수선을 거쳐 행복마을 축제 때 주민들을 상대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가방, 신발, 의류, 가구 등 사용하는 데 전혀 지장 없는 물건들이 새 것으로 재탄생 해 새 주인을 만난다.

주민들은 필요한 물건을 저가에 구입할 수 있고 부녀회는 수익금의 전부를 진천읍사무소를 통해 어려운 이웃 돕기에 보탠다. 올 해도 바자회 수익금 전부를 햅쌀을 구입해 생활이 어려운 이웃에게 기증했다.

바지회가 의미 있는 재분배와 이웃돕기의 행사라면, 독후감과 편지쓰기 대회와 그림그리기 대회는 주민들이 직접 누리는 문화행사다.

독후감쓰기·편지쓰기 대회와 그림그리기 대회는 행사 두 달 전 입주민을 대상으로 공모한다. 이렇게 응모된 작품 중 독후감쓰기·편지쓰기 대회는 진천군 문인협회에 그림그리기 대회는 진천군 그림작가협회에 의뢰해 공정한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하고 축제를 통해 기쁨을 함께 나눈다. 통계적으로 보면 독후감에는 주로 40대 층이, 편지쓰기는 7~80대 층이 그리고 그림그리기 대회는 어린이들이 많이 응모한다.

올 해 편지쓰기 대회 최우수상의 영예는 82세의 심상헌 어르신이 차지했다. 심상헌 어르신은 “너무나 감격스럽다. 한자 두자 한글을 배워 이렇게 상까지 받았다”며 “무엇보다도 고등학교에 다니는 손녀에게 자랑스럽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김금자 노인회장은 작년 진천군 성인문해백일장에서 최우수상을, 올해는 전국편지쓰기대회에서 우수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이밖에도 주민들은 훌라후프 돌리기, 제기차기, 노래자랑 등을 통해 삼진 아파트 '주민'에서 '이웃'으로 급격히 가까워진다.

올해 축제 축하차 참석한 박희수 진천읍장은 “그 어떤 마을에서도 찾아보기 쉽지 않은 마을 축제를 진행하는 삼진 아파트를 진천읍 여러 마을에서 벤치마킹을 해 실정에 맞는 각 마을의 주민프로그램으로 자리했으면 좋겠다”며 주민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행복학습마을 운영 '좋은 반응'
삼진아파트의 또 다른 자랑은 지난해 진천군 평생학습센터로부터 행복학습마을로 지정된 것이다.

행복학습마을로 지정이 되면서 주민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요가, 웃음치료, 손뜨개, 프랑스자수, 책이랑 놀자 등 총 다섯 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됐으며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삼진 아파트가 다른 아파트와 구분되는 가장 큰 이유요 특징이다.

이 밖에 유금재 이장의 자원봉사로 진행되고 있는 문해수업 '삼진 해누리배움터'도 어르신들로부터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편지쓰기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심상헌 어르신도 이 프로그램에서 한글을 익혔다. 삼진아파트가 여느 다른 동네와 구분되는 이유! 바로 '행복한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삼진아파트 사람들
유 재금 이장
유 재금 이장
“주민 위한 행복한 마을 조성하겠다”
유재금 이장은 “삼진아파트를 위해 일하는 리더가 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유 이장은 “진천읍과 주민 사이의 아름다운 가교 역할을 하겠다”며 “주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드리고, 읍에서 시행하는 여러 정책들을 주민들에게 신속히 전달하는 일꾼으로서 자부심을 느끼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삼진 해누리 배움터에서 즐겁게 배움을 익히는 어르신들을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해 어르신들이 행복한 문화생활을 누리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겠다”며 “아파트 주민 모두가 행복해 할 때까지 주민들과 힘을 합해 행복한 아파트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 금자 노인회장
김 금자 노인회장
“문화가 있는 삼진아파트 좋아요”
김금자 노인회장은 삼진아파트의 자랑을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행복마을축제와 더불어 행복학습마을“이라며 “마을 주민 모두가 이들 행사를 통한 삼진아파트의 행복한 문화를 가장 큰 긍지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마을회관에서 열리는 행복학습마을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회원들이 자랑스럽다는 김 노인회장은 “지난 9월 17일에는 회원 모두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시화전을 견학하고 왔다”며 “오랜 만의 외출에 즐겁고 행복하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회원 모두가 하나가 되어 단합된 모습으로 다녀왔다”며 회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문화가 있는 아파트가 되기 위해서는 마을이 청결하고 깨끗해야 한다”며 “16명의 노인회원들과 함께 자발적으로 늘 아파트는 물론 아파트 주변의 청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옥주 부녀회장
이 옥주 부녀회장
“아파트 주변 가로등 위치 변경 절실”
이옥주 부녀회장은 걸어서 시내로 나갈 때 인도에 설치돼 있는 가로등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운동 등을 위해 자주 시내를 나가는데 마주하는 가로등이 인도 중앙에 설치돼 있어 도보에 방해가 되기도 하고 안전상의 사고 위험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주민의 안전을 위해 제대로 된 가로등의 구실을 할 수 있도록 군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가로등의 위치를 옮겨 주길 바란다”며 “가로등 이전 문제는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부녀회장은 “마을의 중추로서의 부녀회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며 “어르신들을 공경하고 자라나는 세대들의 모범이 되는 부녀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