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녀봉 정기가 모인 꽃향기 가득한 동네
옥녀봉 정기가 모인 꽃향기 가득한 동네
  • 이창복
  • 승인 2015.12.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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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면 노원리 궁동마을
마을 입구부터 매실꽃·개량 코스모스 꽃길 이뤄
뜨거운 향학열 … 사회 지도층 인사 많이 배출

▲ 마을 입구에서 바라본 궁동마을. 주택들이 아름답고 깨끗해 전원마을을 연상케 한다.
▲ 마을 입구에서 바라본 궁동마을. 주택들이 아름답고 깨끗해 전원마을을 연상케 한다.




이월면 노원리 궁동마을은 마을 뒤편에 백곡면 명암리로 이어진 옥녀봉이 자리 잡고 있다. 나신의 옥녀가 산발한 모양으로 마을을 감싸 안고 있는 옥녀봉으로 둘러싸인 이 마을은 아늑하고 조용하다.

마을은 전체 43가구 120여 명의 주민들이 가족처럼 오순도순 살아간다. 여느 마을과 달리 유달리 주민들이 꽃을 사랑해 마을 전체를 꽃피는 마을로 가꾸고 있어 봄이면 여기저기 향기가 진동한다고 한다. 주민들이 입을 모아 좌청룡 우백호 지형이라 자랑하는 이월면 노원리 궁동마을을 찾았다.


기황후 태어나다
궁동마을은 옥녀봉과 궁터에 관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중국의 원나라 흘필열 황제는 골격이 남다르게 태어났다. 거기에 성장하면서 더욱 더 기골이 장대해졌다. 걱정거리는 기골이 너무 장대해 흘필열의 배필을 찾을 길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흘필열 황제는 늦게 까지 황후를 맞이할 수 없었다.

이에 상심한 흘필열은 어느 날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중, 동방에서 하늘로 치솟는 강한 서기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상하고 기이한 일이라 여긴 흘필열은 즉시 신하를 대동하고 치솟는 기운이 발하는 동쪽으로 향했다.

이윽고 당도한 곳이 나신의 옥녀가 산발한 형상의 산 아래 빛이 발하고 있는 이월면 노원리 옥녀봉이었다. 그리고 그 곳에 기골이 장대하고 범상치 않은 여인이 살고 있음을 발견하고 지체 없이 그 여인을 황후로 맞았다.

그가 바로 기 씨 황후(기황후)였으며, 황후를 위한 궁궐을 지으니 바로 그곳을 궁골(궁동)이라 칭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꽃이 만발한 부촌
궁동마을의 가장 큰 자랑은 봄부터 가을까지 마을이 온통 향기로 물들이는 꽃길이다. 봄에는 마을 진입로에 심어진 300주의 연분홍 매실 꽃과 노란색의 개량 코스모스 등이 봄의 향연을 펼친다.

가을에는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코스모스가 마을을 온통 울긋불긋 수놓는다. 마을 어디를 가든 꽃으로 시작해 꽃으로 끝을 맺는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마을 안길에 이르기까지 많은 꽃들이 봄부터 가을까지 그 어떤 사람의 색으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색으로 마을을 한 폭의 수채화로 만든다.

코스모스, 설악화, 천홍, 금계화, 금잔화, 달맞이 꽃, 국화 등 이루 다 기록할 수 없는 그야말로 온통 '꽃밭천지'다.

노광식 이장은 “우리 마을이 꽃을 사랑하고 꽃길을 조성하는 데에는 전 부녀회장인 김영미 어르신의 공이 크다”며 “김영미 어르신이 꽃을 좋아하고 꽃 가꾸기에 열심이셨다”고 회상했다.

이후로 자연스럽게 마을 전체 주민들이 꽃을 사랑하게 됐으며, 마을 주민들이 전체 마을 입구와 안길, 그리고 마을을 관통하는 개천을 정비하면서 꽃씨를 뿌리고 꽃을 가꾸기 시작했다. 또 마을에 들어서면 우선 주택들이 인상적이다. 전원 마을을 연상케 하는데 주택이 깨끗하고 아름답다. 한 눈에 보아도 부촌임을 알 수 있다.

궁동마을은 여느 마을과 같이 벼농사를 위주로 논농사에 집중한다. 거기에 마을의 중요 수입원 중의 하나가 김남철 노인회장과 김회장의 아들인 김양래 씨가 주축이 돼서 운영하는 시음농장이다.

시음농장은 2008년 정식 법인 등록을 마치고 고추 배추 가지 오이 무 토마토 등 거의 밭작물의 대부분의 묘목을 생산해 전국의 묘목 도매상과 개인에게 판매한다. 거의 대부분의 마을 주민들은 논농사가 끝난 농한기에 시음농장에서 묘목을 생산하는 일을 돕는다. 농한기 궁동마을의 수입을 높여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궁동마을이 부촌이 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마을 주민들이 마을회관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촬영했다.
▲마을 주민들이 마을회관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촬영했다.
주민 화합해 이웃 도와
“마을 주민의 자녀들이 대부분 대학을 졸업했으며, 사회 각계각층의 지도층이 되어 궁동마을을 빛내고 있다”고 임재범 새마을지도자는 힘주어 말했다.

주민들의 자녀들 중에는 모 중앙일간지 지국장을 비롯해 초등학교 교장, 목사, 의학박사 서울음대졸업, 서울대졸업, 고려대 안암 병원장, 서울교육청 장학사, 울산지청 검사, 변호사, 치과의사, 공학박사, 충북도청 개발단장 등 일일이 거론하기에 너무 많을 만큼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살아가고 있다.

이러다 보니 명절때면 마을이 시끌시끌하다. 교육열도 높아 향학열과 더불어 마을 주민들은 하나가 되어 단합하고 화합한다.

일례로 얼마 전에는 거동이 불편한 주민을 위해 마을 주민들이 힘을 합해 주택 지붕과 벽, 수도시설, 화장실, 목욕탕 등을 리모델링해 깨끗하고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 뿐 아니라 김영순 부녀회장 등 부녀회원들은 연로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마을 어르신을 위해 밀린 밭일과 집안 정리 등을 도맡아 함으로써 감동을 주기도 했다.

마을 주민 모두가 '너'와 '나'가 아닌 '우리'로 살아가고 있는 궁동마을 풍경이다.


우리 궁동마을 사람들

“정보화 마을을 만들고 싶어!”
노 광식  이장
노 광식 이장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 덕에 7년 째 마을 이장을 맡고 있다”는 노광식 이장. 계속해서 “모든 주민들이 더욱 화합해서 하나가 되고 마치 한 집안 사람처럼 가깝게 지내는 마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현재 마을에 노인층이 대부분인 것이 아쉽다는 노 이장은 “젊은이들의 마을 유입을 위해 '정보화 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2008년 정식 법인으로 등록한 '시음농장'에서 생산되는 모종을 전국적으로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서도 정보화 마을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며 그 이유를 덧붙였다.








“마을안길 속히 군에서 매입해야”
김 남철 노인회장
김 남철 노인회장
사람 좋은 웃음의 김남철 노인회장은 “마을 어르신들이 대한노인회 진천군지회와의 연계해 진행하는 '9988 행복나누미'에 참가해 요가, 체조, 노래교실, 수공예 등에 참여하고 있다”며 “모든 노인 회원 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얘기했다.
그는 또 “현재 마을의 안길이 개인 소유로 되어 있다”며 “그동안은 큰 문제없이 지냈지만, 마을의 후대를 생각하면 군에서 속히 매입해 마을안길을 확·포장 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름다운 전원마을 만들고 싶어요”
김 영순 부녀회장
김 영순 부녀회장
남편의 직장 때문에 궁동마을에 정착한지 4년째라는 김영순 부녀회장. 그는 “궁동 마을은 곳곳이 정겹고 아름답다”며 “마을 골목 마다 정성스럽게 가꾼 화초와 화분으로,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 같다”고 마을 자랑에 목소리를 높인다. “마을을 관통하는 개천을 정비하고 그 곳에 꽃을 가꾸고, 집 앞 대문과 안길 등에 주민들이 정성스럽게 키운 화분과 화초를 내다놓아 마을이 온통 꽃길 때문” 이라고 김 부녀회장은 그 이유를 말했다. “앞으로도 마을 어르신들을 섬기며, 꽃향기 날리는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전국적으로 살기 좋은 마을”
임 재범 새마을지도자
임 재범 새마을지도자
“궁동 마을은 기황후의 출생지로 유서 깊은 마을”이라고 운을 뗀 임재범 새마을지도자는 계속해서 “아름다고 지켜야 할 유서와 더불어 유수한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전국에서 제일 살고 싶은 마을로 만들어 나가는데 일조 하겠다”고 말했다.
임 새마을 지도자는 “마을 입구에 심어진 매실이 내년에는 열매가 맺힐 것”이라며 “마을 주민 공동으로 열매를 수확하고 인터넷 판매망을 구축해 이장님이 계획하고 있는 정보화 마을을 만드는 데에 힘을 보태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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