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모두 충·효·예 숭상하고 실천하는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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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석건
  • 승인 2015.12.11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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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곡면 갈월리 강당마을
30여 명 주민 한가족처럼 지내며 넉넉한 인심 나눠
지역출신 유명인사 마을자랑비에 새겨 영원히 기억



▲ 평양 조씨 위패가 모셔진 만뢰사에서 바라본 마을전경, 인삼밭과 어울려 평화롭다. 농기구 삼태기를 닮아 부유한 마을이라 했다.
▲ 평양 조씨 위패가 모셔진 만뢰사에서 바라본 마을전경, 인삼밭과 어울려 평화롭다. 농기구 삼태기를 닮아 부유한 마을이라 했다.

진천에서 서쪽으로 34번 국도를 따라 백곡저수지를 끼고 굽이굽이 돌아가면 만뢰산 입구 표지의 오래된 소나무가 있는 장성구지를 지나면 오른쪽엔 대원말 마을이 있고 왼쪽 다리(강당교)를 건너면 백곡면 갈월리 강당마을이 위치하고 있다.

강당마을은 마을을 중심으로 가운데 깨끗한 물이 흐른다. 가구수는 18가구로 30여 명의 주민들이 있으며 이들은 한 가족처럼 정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마을회관이 사랑방처럼 주민들 모임이 주로 이뤄지는데 이 마을 회관을 중심으로 매일 웃음꽃이 피어나는 따뜻한 마을이다.


삼태기 닮은 부유한 마을
강당마을은 문헌상으로 500여년을 거슬러 올라가 삼국시대부터 형성된 아름답고 충 효 예가 바른 전통마을이다. '강당'이라는 마을의 이름은 언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지는 모르지만 이 마을에 큰 절이 있어 불법을 강의하던 강당이 있었다는 설과 서당이 있어 후학을 가르친 글방이 있었다고 하여 붙여진 두가지 설이 전해 내려온다.

강당마을은 뒷산이 막히고 앞에 시냇물이 흐르는 지형에 주택이 동남향으로 바라보고 있어 풍수지리로 배산임수형이다. 마을 모양이 쓰레기·거름·흙·곡식 등을 담아 나르는 농기구 삼태기를 닮아 부유한 마을이라 하였다. 북풍한설을 막아주는 것처럼 마을 주민들 전체가 훈훈한 인심과 화합을 자랑한다.

이 마을은 1970년대에는 집집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30여 호에 120여 명의 주민들이 생활하였으나, 지금은 마을 전체에 30여 명의 주민이 생활하고 있다. 조항인 노인회장은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이 2015년 전국평균 13% 인데 강당마을은 60%”라며 안타까움을 이야기 했지만 “우리 강당마을 주민들은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서로가 한 가족 처럼 생활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대신했다.
◀ 만뢰사는 병자호란 당시 마을 청년들과 힘을 합해 적을 물리친 평양 조 씨 백파 조감 선생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 만뢰사는 병자호란 당시 마을 청년들과 힘을 합해 적을 물리친 평양 조 씨 백파 조감 선생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만뢰사, 조감 선생 위패 봉안
강당마을 주민들은 노인회관 앞에 정면으로 보이는 만뢰사를 자랑거리로 여긴다. 만뢰사는 평양조씨 백파 조감 선생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그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으로, 목조 기와 10평의 팔작집으로 되어 있다. 조감 선생은 병자호란 당시 만뢰산성에서 피난민을 규합해 적을 무찔러 큰 공을 세웠으며 부모에 대한 효성도 지극하였다. 그 후 조정에서 예조참판에 증직되었으며, 1961년 지방유림과 후손들의 노력으로 현 위치에 사우를 세우고 매년 음력 3월과 9월의 상정일에 제향하고 있다.


마을출신 인물 마을자랑비에 기록
강당마을은 모든 일이 마을 회관을 중심으로 이어진다. 마을회관 앞에는 '마을 자랑비'라고 선명하게 새겨진 석비가 우뚝 서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 석비에는 강당마을에서 배출된 유명한 인사들이 빼곡히 적혀있는데 전매청 서기관, 문화공보부 방송국장, 철도청 역장, 충북교육청 장학사, 특허청사무관, 일본총영사관, 의사, 이학박사, 변호사 등 강당마을이 배출한 자랑스런 인물들이다.

조항인 노인회장은 “옛부터 학문을 숭상하던 마을로 배출된 인사들이 많다”며 “강당마을 사람들은 모두 나라를 사랑하고 보모를 공경하며 예를 갖춘 인물들이다”고 자랑했다.

이들의 고향사랑은 남다르다. 강당마을 출향인들은 명절마다 고향을 찾아 벗들과 이웃 어르신들과 정을 나눔은 물론 수시로 마을발전 기금을 전달하고 매년 고향 주민들을 위해 위안잔치를 열어주며 고향의 향수를 달랜다.


매년 7월 경로잔치 겸 향우회 열어
강당마을 주민들의 단합은 어느 마을보다 끈끈하고 교류도 활발하다. 출향민 등 60여 명의 강당 마을 자녀들로 구성된 '강당향우회'는 매년 7월 마을에서 경로잔치 겸 향우회를 치루고 있다. 또 연말이면 마을 주민 전체가 참여하는 '대동계'를 열어 마을기금과 향우회 결산 등으로 한해를 마무리한다.
부녀회장은 “올해는 메르스 여파로 매년 7월에 열리던 향우회 겸 경로잔치가 9월에 치러졌다”며 “부녀회에서는 매년 초,중,말복에는 삼계탕을 끓여 마을 어르신들을 대접한다”고 했다.

한 마을어르신은 “며느리가 주는 밥상은 못 받아도 마을 부녀회 밥상은 받는다”며 “자손들의 밥상이 좋겠지만 때가 되면 늘 챙겨주는 마을의 밥상이 무엇보다 고맙다”고 했다.

요즘 강당마을 주민들의 고민은 주민들 소통의 자리인 마을 회관 앞 작은 다리다. 40여 년을 버텨온 이 다리가 너무 오래되고 낡은 것이 문제다. 정태연 마을 이장은 “다리가 오래되기도 했지만 잦은 공사차량의 통행으로 마을 사람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며 “마을의 숙원사업으로 40여 년이 넘은 이 다리가 하루라도 빨리 새로 놓여 앞으로도 계속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우리 마을 사람들
정 태연  이장
정 태연 이장
“화합 잘해주는 주민들께 감사”
정태연 이장은 60여 년의 적십자봉사단원으로 활동하면서 강당마을 위해 정성을 들이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마을 주민들이 마을 일에 협조를 잘해 줘 감사하다”며 “우리 마을은 주민들이 서로 화합하고, 마을 자랑비에서 보듯 훌륭한 인물도 많이 태어난 효의 마을”이라고 자랑했다.
이어 그는 “아름다운 효의 전통은 앞으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마을 주민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면서 변함없이 어르신을 공경하고 주민 서로가 화합하는 마을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조 항인  노인회장
조 항인 노인회장
“마을에 젊은이 많이 모였으면…”
강당마을 노인회는 마을회관을 진천군지부와 연계하여 9988행복나눔이로 노인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조 노인회장은 “현재 30여명의 마을 주민 중 18명이 노인층으로 인하여 생산 활동 인구가 없다. 강당 마을의 따뜻한 정을 함께 느끼고 나누고 싶은 젊은 층의 유입이 있어야 한다”며 “젊은 사람들이 이 마을로 많이 들어와 주길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강당마을 처럼 따뜻한 이웃들의 '정'들이 추운 겨울에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며 “마음을 더 잘 가꾸고 다스리면 외모는 저절로 아름다워 집니다. 여러분이 갖고 있는 베풂의 마음이 따뜻한 희망의 불씨가 되어 이웃에 퍼져나가길 바랍니다”라고 앞서 송년인사를 했다.






오 순희  부녀회장
오 순희 부녀회장
“항상 웃으며 마을 일 챙기겠다”
부녀회 오순희 회장은 매일 마을 주변의 쓰레기 청소와 명절에는 온 마을 사람들이 힘을 합해 마을길을 정돈하기도 하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마을 회관 주변 꽃밭 가꾸기 등 힘든 일을 도맡아 하는 씩씩한 아줌마다.
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떠나지 않고 친근감으로 이웃을 대하는 오 부녀회장은 “오손도순 살아가는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서 항상 웃음과 젊음으로 마을 일을 해나가고 있다”면서 “젊었을 때는 내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았는데, 이제 남은 인생은 내가 아닌 남을 위해 살면서 인생의 즐거움을 찾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부녀회의 부지런함 없이는 따뜻하고 정감있는 강정마을은 없다”고 덧붙였다. 마을회관이 강당마을의 사랑방역할을 한다면 강당마을 부녀회는 마을 어르신들을 정성으로 돌보는 주춧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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