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혜원면 회죽리 회안마을
광혜원면 회죽리 회안마을
  • 이석건
  • 승인 2016.01.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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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산 기슭에 위치한 안락하고 평온한 동네
출향인들 힘 모아 마을에 어린이놀이터 조성
주민 30여 명 매일 공동급식소서 점심 식사

▲  신라화랑들의 말 타기 훈련 장소에서 바라본 회안마을 전경
▲ 신라화랑들의 말 타기 훈련 장소에서 바라본 회안마을 전경



진천 읍내에서 17번 국도를 따라 광혜원 쪽으로 10여 km를 가다보면 회안(會安 : 편안하게 모여)마을을 알리는 마을 표지석이 서 있다. 넓은 회안들을 지나 북쪽으로는 매화산과 구실고개가 마을을 감싸고 있고, 서쪽에는 차령산맥 줄기에 무이산이 자리하며 경기도 안성시와 접하고 있다. 산줄기가 뻗은 구릉산지는 신라시대 화랑들이 말 타기 훈련을 하는 터가 남아 있고 남동쪽으로는 구암천이 회안마을을 감싸고 있다. 기후가 온난하고 맑은 물과 시원한 공기가 가득한 장수마을로 경치가 빼어나 진천의 명소로 알려져 있다.


박사 6명 배출 명석한 후손 많아
▲ 마을 주민들이 공동급식소에서 즐겁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파이팅을 외쳤다.
▲ 마을 주민들이 공동급식소에서 즐겁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파이팅을 외쳤다.
회안마을을 알기위해선 서쪽 무이산 기슭 계곡에 있는 회안반석(會安盤石)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전해오는 이야기에는, 과거 급제의 꿈을 안고 밤낮으로 글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한 가난한 선비에게 도움을 받은 스님이 '뒷산에 올라가면 글을 가르쳐 줄 스승이 있을 것'이란 말을 전했고 선비가 보름날 자정 뒷산 밝은 달 아래 넓은 바위 위에 한 노인이 '여름이 지나기 전 이곳 바위 위에 올라 글을 읽도록 하라"고는 사라졌다. 선비는 매일 저녁 그곳에서 글을 읽었고 과거에 급제, 어진 정치를 했다고 한다. 그 후 이 반석에서 공부하면 과거에 급제한다는 말이 전해져 많은 선비들이 이곳에 찾아와 시를 짓기도 하고 읊기도 하며 풍류를 즐겼다.

박해응(73) 회안마을 노인회장은 “회안반석에 앉아 글공부를 하고 과거에 급제했던 전설처럼 회안마을에서는 6명의 박사를 배출했고 올해도 주민 김인두 씨의 손녀가 박사학위를 받았다”며 선조들의 영향을 받아 우리 마을에 똑똑한 후손이 많다“고 했다.


장수마을 선정으로 다양한 사업 전개
회안마을은 현재 62가구에 12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으며 그 중에 70세 이상 어르신의 비중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듯 고령마을이지만 마을청년, 부녀회는 물론 출향인들도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를 아끼지 않는다. 매년 초·중·말복에는 청년회와 부녀회를 중심으로 노인잔치가 열리기도 한다. 장현성(54) 이장은 “작년 봄에는 춘천 장수마을과 서해안 충남 아산 삽교천으로 효도관광을 갔다 왔다”며 “효도관광에 청년들이 동석해 어르신들의 불편함이 일일이 챙겨주었다”고 했다. 면민 체육대회나 마을 행사에 먼 곳에 있는 출향인들이 한걸음에 달려와 일을 돕는 것은 물론이다.
마을은 지난해 군에서 1500만 원을 지원받아 마을회관 앞 공터에 어린이 놀이터를 지었다. 마을에 거주하는 어린이는 얼마 되지 않지만 명절 때 고향을 찾는 후손들의 아이들을 위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마련한 것이다. 장 이장은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면 마을에 활기가 넘친다”며 “더 잘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라 했다.
▲ 무이산 기슭 계곡 옆에 세워진 회안반석정
▲ 무이산 기슭 계곡 옆에 세워진 회안반석정


또 회안마을은 2013년 장수마을로 선정돼 지난해까지 1억 5000만 원을 지원받아 마을회관 등을 신축했다. 2014년 12월에는 농촌진흥청 지원에 마을기금을 더해 마을회관 옆에 공동급식소를 준공했는데 매일 점심 30여 명의 마을 주민들이 이곳에서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

조성환(76) 부녀회장은 “부녀회와 마을주민들이 함께 김장을 담구고 주부대학과 소방대장이 김장김치를 기증하는 등 고마운 분들이 많다”며 “마을 주민들이 함께 매일 점심을 해결하니 더욱 끈끈한 정이 생기고 가족과 다름없다”고 자랑했다. 주민들은 점심은 물론 자주 이곳에서 저녁식사를 해결하기도 한다.
장 이장은 “급식소를 준공하면서 안에 집기들은 과거에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사용해 급식소 식탁과 의자가 낡아 위험하고 불편하지만 주변 마을에서 회안마을이 장수마을로 선정돼 여러 가지 마을 사업으로 발전하고 있고 마을공동급식소사업, 놀이터 사업 등 주민들의 단결로 알차게 마무리해 이웃 마을들이 부러워한다”고 설명했다.


마을의 생기복덕 기원 산제사 지내
회안마을에서는 매년 음력 정월 초엿새 자정에 무이산에서 산제사를 모신다. 과거에는 그곳에 제당이 있었으나 60년대 무장공비의 은거지가 된다는 이유로 철거됐고 그 후에도 무이산 기슭에서 한해도 그르지 않고 이어오고 있다. 김재원(83) 대동계장은 “마을주민들의 생기복덕(生氣福德)을 지내는 것은 대동계의 임무”라며 “이런 정성들이 마을을 화목하게 만들고, 마을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대신해 주고 있다”고 했다. 산제사는 자정이 되면 직접 밥을 짓고 소머리와 삼색 과일을 올리고 축문을 읽으며 1년 동안 마을의 안녕과 편안을 기원한다. 회안 장수마을의 참모습이 그려졌다.

우리 회안마을 사람들
장현성  이장
장현성 이장
“출향인과 주민 단합된 모습 보기 좋아”
3년째 회안마을 이장을 역임하고 있는 장현성 이장은 마을 주민들을 위한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 주민들의 신임을 얻고 있다. 장 이장은 “올해 마을 목표는 마을길 포장공사와 소하천 정비 사업 등을 잘 마무리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덧붙여 “청년들이 어르신을 공경하는 모습이 한결같아 장수마을의 모범을 보이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그는 “특히 마을 큰 행사 등에 출향인들이 많이 참석해 주민들과 단합된 모습으로 마을일을 잘 이끌어 주는 모습이 고맙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박해응  노인회장
박해응 노인회장
“노래교실 등으로 마음까지 건강해져”
박해응 노인회장은 “마을을 위해 애쓰는 이장을 비롯해 부녀회, 청년회가 있기 때문에 회안마을이 살기좋은 마을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한다. 박 노인회장은 “회원들 모두가 장수마을답게 건강하고 활기차게 지내길 바란다”고 소망을 덧붙였다. 박 회장은 “장수마을 협회 등에서 매주 회원들에게 노래교실, 요가, 수공예 수업 등으로 몸은 물론 마음까지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진천군 노인회와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재원  대동계장
김재원 대동계장
“마을 주민 모두가 따뜻한 정 나눠요”
김재원 대동계장은 노익장을 과시한다. 회안마을의 한해를 시작하면서 마을 행사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그는 “마을 주민들은 물론 출향인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한해를 맞이하길 바란다”며 “마을 전체가 따뜻한 정을 나누고 있듯이 이웃들의 가정에 모든 행복이 전해져 진천군 전체에 해피바이러스가 퍼지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고향을 사랑하고 지키며 사는 것이 자랑스럽다.







조성환  부녀회장
조성환 부녀회장
“회안반석처럼 아름다운 마을 만들 것”
마을 공동급식소에서 매일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30여 분의 식사를 챙기며 마을의 안살림을 살고 있는 조성환 부녀회장. 그는 “20여 명의 부녀회원들이 바쁜 중에도 늘 일을 분담해 힘들기는커녕 재미있다”는 그는 “요즘은 농한기라 여유가 있다”고 웃었다. 그는 3년째 부녀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여름철이면 뒷산 회안반석을 찾는 관광객들이 가져온 쓰레기는 스스로 처리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그의 바람은 회안마을이 깨끗하고 어르신들이 건강한 아름다운 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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