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면 신월리 도종마을
이월면 신월리 도종마을
  • 이석건
  • 승인 2016.02.0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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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와 웃음 넘치는 살기 좋은 ‘부자동네’
출향인 애향심과 원주민 배려가 좋은 마을 만들어
사계절 풍수재해 한번 없을 정도로 평온하게 생활

▲  마을 초입 언덕에서 바라본 도종마을 전경. 도종문화관과 황토방 뒤로 주택 여러 채가 보인다.
▲ 마을 초입 언덕에서 바라본 도종마을 전경. 도종문화관과 황토방 뒤로 주택 여러 채가 보인다.


진천읍내에서 17번 국도를 따라 8km를 가다 신월교차로에서 오른쪽으로 나가면 마을을 알리는 표지석이 나온다. 이곳이 '되마루'로 많이 알려진 도종마을이다. 차령산맥 아래 동남향으로 아담하게 자리 잡은 도종마을은 서쪽으로는 미호천이 흐르고 있어 수원이 풍부하며 농지가 비옥하다.


지명 유래 여러 가지
마을 이름에 대한 유래는 이렇다. 마을 뒤에 있는 매봉산 절에서 불자 세 명이 도를 닦는 산마루라고 해 도마루(道-) 곧 길 도(道) 마루 종(宗)을 붙여 도종(道宗)이 됐다는 설이 있다. 또 다른 유래는 이 마을이 한양으로 통하는 큰 길목이어서 큰 주막이 있었는데 이 주막에 한 번 쉬어가면 급제한다는 '툇마루'가 있어 이것이 변해 '되마루'가 됐다는 것이다.

도종마을은 행정적인 이름이고 마을 어르신 등 주민들은 큰되마루를 더 많이 사용한다. 마을 표지석에도 '큰되마루'로 기록돼 있어 택시를 타거나 마을을 찾아 올 때는 '큰되마루'라고 해야 찾을 수 있다.

주민 이원규(81) 어르신은 “백원서원의 사액을 바라는 행원 이부 선생의 상소문 중 첫 번째 상소문에 고암(孤巖) 도종탄(道宗灘) 문구가 나오는데 도종이라는 마을 이름의 유래는 여기에서 나온 것으로 추측 된다”며 문헌적으로 정리된 것이 없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마을 자체 수익 많은 부자마을
도종마을은 50가구에 남자 38명, 여자 54명 등 주민 수가 92명이다. 65세 이상 어르신 비율이 70%가 넘는다. 어린이도 10명이나 돼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마을회관 앞 놀이터에서 재미있게 뛰어노는 아이들이 정말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한다.

이 마을은 행정기관 예산 20억여 원에 주민과 출향인 100여 명이 낸 성금을 보태 주민의 숙원이던 농촌주거환경개선사업이 시행됐다. 마을부지 4000㎡에 도종문화관과 오·폐수처리장이 설치되고 농로와 마을진입로가 포장됐으며 황토방, 정자, 체육시설, 게이트볼장 등도 지난 2007년 9월에 완공됐다.

마을문화관은 주민들 만남의 장소이자 소통과 대화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종구 이장은 “우리 마을은 군내에서 드물게 하수종말처리장을 갖춘 데다 집집마다 상하수도시설이 완벽하게 설치됐다"며 자랑했다.

또한, 예전에 사용했던 마을회관은 리모델링 돼 마을 인근에 있는 기업체 직원 숙소로 사용되고 있다. 옛 마을회관 임대비용은 마을기금으로 적립된다. 마을 자체적으로 기금이 적립되는데다 마을 소유 땅도 많은 부자마을이다.



▲ 도종마을 어르신들이 도종문화관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 도종마을 어르신들이 도종문화관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점심식사 함께 하며 안부 확인
도종마을은 완만한 경사를 이룬 낮은 산이 마을을 감싸고 있다. 그래서 주민들이 풍수재해 한번 없을 정도로 사계절을 평온하게 지낸다.

마을의 최고령자는 93세 할머니이며, 80세가 넘은 어르신들도 꽤 많다. 마을 어르신들은 항상 마을문화관에서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함께 나지막한 마을뒷산에 올라 운동을 즐긴다. 이석희 노인회장은 “어르신들의 건강비결은 소식과 꾸준한 운동, 그리고 밝은 웃음”이라고 강조하고 “한 분이라도 식사시간에 보이지 않으면 전화로 꼭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마을 어르신들이 서로 챙기고 외롭지 않게 말벗이 되어 주는 것이 장수하는 비결이라고 한다.
홍성옥 새마을지도자는 “할아버지가 21명, 할머니가 24명인데 이들 어르신들은 노인회장을 주축으로 건강도 서로 챙기고 있다"며 “어르신들이 건강한 것은 서로 의지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도종마을에 시내버스가 들어온 것은 1987년부터다. 마을까지 버스가 운행되기 전에는 10리를 걸어 읍내로 장을 보러 다녔다고 한다.

이종구 이장은 “마을 어르신들과 대화하면 고향 발전을 그대로 알 수 있다”며 “어르신들 자체가 마을의 역사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주민·출향인 함께 '해맞이' 행사
도종마을은 매년 연초에 해맞이 행사를 한다. 부녀회와 대동계를 중심으로 주민들과 출향인 등이 참석하는데 모두 마을 뒷동산에 올라 붉게 떠오르는 해돋이를 보면서 마을의 안녕과 주민들의 건강을 기원한다. 군내에서 마을 자체로 해맞이 행사를 하는 곳은 도종마을이 유일하다.

임정순 부녀회장은 “해마다 해맞이 행사에 출향인들이 함께하며 돼지머리, 떡국 등을 나눠 먹고 주민의 건강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한다”며 “이 행사가 주민의 화합과 친목에 한 못을 한다"고 했다.

또한 마을 대동계, 노인회, 부녀회는 매년 친목도모를 위해 여행을 한다. 지난해 봄에는 대동계에서 설악산 나들이를 했다. 노인회는 온천 등을 다녀왔다. 부녀회는 지난해 친목도모 여행을 갖지 못했는데 이를 안타까워한 청년회와 출향인들이 마을잔치를 열어 주기도 했다. 비록 몸은 고향을 떠나있지만 늘 태어난 곳을 가슴에 담고 사는 출향인과 원주민 모두가 합심해 살기 좋은 마을, 살고 싶어지는 마을을 만들고 있다.


우리 도종마을 사람들
“방음벽 설치가 마을숙원 사업”
이종구  이 장
이종구 이 장
이종구(65) 이장은 마을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는다. 따라서 6년째 주민들의 신임을 받고 있다. 이 이장은 “우리 부락은 사람들이 온화하고 협동심이 강하며 인정이 남다르다”고 했다. 그는 “마을 앞 도로를 통행하는 차량의 소음이 마을까지 들려 생활에 불편이 많다”며 “방음벽 설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서로 화합하면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석희  노인회장
이석희 노인회장
“9988프로그램 통해 건강관리”
이석희(73) 노인회장은 어르신들이 즐겁게 100세까지 건강하게 생활하기를 소망한다.
이 회장은 “어르신들이 모두 모여 식사를 하는데 식사를 적게 하는 분이 있으면 건강에 이상이 생겼는지 걱정된다”며 “회관에 나오지 않는 회원이 있으면 걱정이 앞서 전화로 확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건소 9988프로그램 등을 통해 어르신들이 웃음을 찾고 건강관리도 잘하고 있다"며 ”프로그램 운영에 도움을 준 관계자 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홍성옥  새마을지도자
홍성옥 새마을지도자
“고향 지키는 어르신들 자랑스럽다”
홍성옥(63) 새마을지도자는 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모두 챙기는 일꾼이다.
홍 지도자는 “한 해를 시작하면서 마을 주민들이 모두 건강하길 소망한다”며 “우리 마을은 물질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주민 모두가 형제나 오누이처럼 화목하게 지내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주민들이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마을에 애착이 강하고 애향심이 높다”며 “고향을 지키는 어르신들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임정순  부녀회장
임정순 부녀회장
“부녀회 단합된 힘이 마을을 발전시켜”
임정순(69) 부녀회장은 세심하게 마을 대소사를 챙기고 어르신들을 위해 매일 점심식사를 준비한다.
그는 “30여 명의 부녀회원들과 함께 마을 일을 분담하고 있어 힘들지는 않다”며 “출향인과 적십자 회원, 부녀회원 등이 십시일반으로 찬거리를 기증해 고맙다”고 했다. 그는 “작년 가을 마을을 위해 김장 50포기를 담가 부녀회의 단합된 힘을 보여 줬다”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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