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전원마을에서 전망 밝은 동네로 ‘탈바꿈’
낙후된 전원마을에서 전망 밝은 동네로 ‘탈바꿈’
  • 이석건
  • 승인 2016.02.2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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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혜원면 실원리 실원마을

마을진입도로 확·포장, 신한은행 연수원 조성 등 발전상
주민 전체 한 가족처럼 지내 … 시골의 넉넉한 인심 자랑

▲  마을입구에서 바라본 광혜원면 실원마을 전경. 칠현산과 덕성산이 병풍처럼 둘러 안은 아늑한 농촌마을이다.
▲ 마을입구에서 바라본 광혜원면 실원마을 전경. 칠현산과 덕성산이 병풍처럼 둘러 안은 아늑한 농촌마을이다.

광혜원면 실원마을은 진천군 가장 북쪽에 위치해 있다. 진천읍에서 약 16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광혜원면사무소에서 화랑길을 따라 광혜원119안전센터 앞 사거리에서 구암길로 들어서자마자 관원천 교량을 건너면 신라시대 화랑의 훈련장인 '화랑들'이 넓게 펼쳐진 정면에 실원마을 1.7㎞를 알리는 마을 표지석이 있다.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과 접경인 실원마을은 칠현산과 덕성산이 병풍처럼 마을을 둘러싸고 있어 아늑하고 평온하다. 가구 수의 많고 적음에 따라 큰 실원리(32가구)와 작은 실원리(28가구) 등 2개 부락으로 돼 있다. 주민 170여 명 대부분은 벼농사, 고추, 블루베리, 잡곡 등 농사를 짓는다. 차량 한대가 간신히 지나다닐 정도의 비좁은 도로 막다른 지점에 있는 2개 부락을 광혜원면에서도 낙후된 전원마을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작은 실원마을 옆 산23-1번지 일원 31만8000㎡가 하루 1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신한은행 연수원 부지로 확정돼 착공을 기다리고 있고, 군이 17억9200만 원을 들여 마을진입로인 농어촌도로 1.68㎞ 구간에 대한 확·포장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생활환경 개선은 물론, 주민소득 증대와 부동산 등 재산가치 상승도 기대되는 전망 밝은 동네로 변모하고 있다.

이밖에도 실원마을 주민들은 생활환경 개선을 통해 삶의 질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 2010년 7월에는 군비 6000만 원을 지원받아 작은실원경로당을 신축했고, 큰실원마을 수령 210년 느티나무 옆에 쉼터(정자)와 운동기구도 설치했다. 지난 2012년 2월에는 군비 1800만 원을 지원받아 배수시설 정비 공사도 했다.

500여 년 전 마을 형성

실원마을은 500여 년 전 남양 홍 씨 남양군파 당원위(홍우경) 자손들이 모여 형성됐다. 이 후 청주 한 씨와 파평 윤 씨 등이 이주해 가구 수가 늘어났고 지금 남아있는 남양 홍 씨는 몇 가구 되지 않는다. 그러나 남양 홍 씨 종친회는 매년 100여 명의 종친들이 참석해 조상을 기리고 음력 10월과 설, 추석 때 사당(정간사)에서 제향을 올리고 있다.

마을 표지석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큰 실원리와 작은 실원리가 갈라지는 갈림길 왼쪽 산기슭위에 조그마한 바위가 있다. 이 바위 표면에 홍해(洪崖, 홍 씨의 언덕)라고 음각한 큰 글씨가 지금도 남아 있다.

홍석현 이장은 “조선 선조(1567-1608)의 부마 홍우경(洪友敬)과 부인 정인옹주(貞仁翁主) 묘소가 남아 충북기념물 제78호로 지정돼 있다”며 “이것으로 마을의 탄생년도를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은 지난 2011년 군비 1억 여 원을 들여 홍우경 영정(도지정 유형문화재 제245호)을 모시기 위한 영당을 홍우경·정인옹주 묘소 앞에 건축했다.

'반딧불 놀이' 즐기는 청정지역

실원마을은 12월 대동계로 한 해를 마무리한다. 정월대보름에는 보름달을 보며 한 해의 평안을 빌고, 윷놀이를 통해 마을주민의 단합과 화합을 다진다. 이선옥(67) 부녀회장은 “품앗이로 배추농사를 짓고 있다”며 “매년 직접 마을에서 재배한 배추 등 농작물로 김장을 담가 마을 행사 때는 물론 매일 어르신 점심에 반찬으로 제공된다”고 자랑했다. 그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주민들이 동네잔치 하듯 함께 모여 즐겁게 치른다”며 “여느 마을보다 주민들의 우애가 돈독하다”고 했다.

이석희 새마을지도자는 “여름이면 반딧불을 볼 수 있는 마을은 진천군에서 실원마을 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 여름에도 마을 뒷산 개울에 발을 담그면 발이 시릴 정도로 물이 차갑고 여름이면 아이들이 반딧불 놀이를 하는 청정 지역”이라고 했다.

농어촌도로 막다른 지점에 위치한 실원마을의 주민들은 공해를 유발하는 공장 등 청정환경을 해치는 개발은 반대한다. 주민들은 “나가는 길과 들어오는 길이 하나 밖에 없어 진천군의 오지”라며 “실원마을이 청정지역으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연수연과 자매결연

실원마을은 충북혁신도시로 이전한 법무연수원과 지난 2012년 4월 '농촌사랑 1사1촌(1社1村)' 자매결연을 체결했다. 법무연수원 직원들이 매년 여름 두 차례 방문해 농촌체험, 일손 돕기, 폐비닐·생활쓰레기 수거, 농산물 촉진 운동을 함께 펼친다. 지난 연말 주민들은 법무연수원 송년음악회에 초대받아 오랜만에 문화혜택을 누리기도 했다. 홍 이장은 “일손이 모자라는 농번기에는 법무연수원 직원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 실원마을 주민들이 실원경로당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실원마을 주민들이 실원경로당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우 / 리 / 실 / 원 / 마 / 을 / 사 / 람 / 들



홍 석 현  이장
홍 석 현 이장
“농업용수 사업 시행되도록 하겠다”

홍석현(59) 이장은 “마을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올해 농로, 마을안길, 마을진입로 등 확·포장 공사가 마무리되면 농업용수를 끌어 올리는 사업이 시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홍 이장은 “지금까지 실원마을은 무탈하고 편안했다”며 “앞으로도 마을에 좋은 일만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주민들이 잘 협조해줘 이장직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없다”며 “주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김 재 군  노인회장
김 재 군 노인회장
“맑은 물과 공기, 넉넉한 인심 … 건강비결”


김재군(78) 노인회장은 “우리 마을은 90이 넘어야 노인 소리를 들을 만큼 장수하는 어르신이 많은 동네다”며 “맑은 물과 맑은 공기, 인심이 넉넉한 마을 분위기 등이 주민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김 회장은 “어르신들이 경로당에 모여 점심을 함께 먹고 윷놀이 등을 하며 친목을 다진다”며 “매주 3회 운영되는 건강프로그램과 9988을 통해 건강을 챙기고 서로 모여 대화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라고 했다.

그는 “모든 주민들이 건강하고 활기차게 무병장수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이 석 희  새마을지도자
이 석 희 새마을지도자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분위기 조성”

이석희(61) 새마을지도자는 “우리 마을 주민 모두가 넉넉한 마음씨를 지녀 한 식구처럼 지낸다”며 “많은 주택이 대문과 담장이 없어 따뜻한 정을 나누며 생활한다”고 말했다.

이 지도자는 “외출할 때도 문을 잠그는 법이 거의 없다”며 “이웃 간에 서로서로 돌보며 살기 때문에 이웃의 행복이 우리 마을 전체의 행복”이라고 자랑했다.

그는 “우리 마을은 주민들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 화합·단결·협동심이 강하다”며 “고향을 지키며 생활하는 주민들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이 선 옥  부녀회장
이 선 옥 부녀회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을 후세에 물려줘야”

경로당에서 매일 어르신들을 위해 점심을 챙기며 마을의 안살림을 맡고 있는 이선옥(67) 부녀회장. 그는 다시 부녀회 책임을 맡은 지 2년째다.

그는 “20여 명의 회원 모두가 한 식구라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다”며 “내 부모님을 생각하며 매일 어르신들에게 점심을 대접한다”고 했다.

그는 “마을이 평온해 싸울 일이 없고, 인상 찌푸릴 일도 없다”며 “늘 마을 일을 내 일처럼 하는 주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실원마을이 잘 보전돼 후세에 물려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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