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릉이 병풍처럼 마을 감싼 고즈넉한 고장
구릉이 병풍처럼 마을 감싼 고즈넉한 고장
  • 이석건
  • 승인 2016.03.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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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백면 계산리 신리마을

오창읍 · 천안 동면 · 문백 등으로 통하는 삼거리 위치
정월대보름 풍물놀이, 윷놀이 즐기며 주민 화합 다져

▲ 마을건너 언덕에서 바라본 신리마을 전경. 낮은 구릉이 마을을 감싸고 있고, 마을회관 뒤로 마을이 펼쳐져 있다.
▲ 마을건너 언덕에서 바라본 신리마을 전경. 낮은 구릉이 마을을 감싸고 있고, 마을회관 뒤로 마을이 펼쳐져 있다.


▲  마을 주민들이 정월대보름 마을회관 앞 공터에서 윷놀이를 하며 화합을 다지고 있다.
▲ 마을 주민들이 정월대보름 마을회관 앞 공터에서 윷놀이를 하며 화합을 다지고 있다.


진천군청에서 남서쪽으로 송강로를 따라 13㎞를 가다보면 신리마을을 알리는 표지석이 있다. 남북으로 차령산맥이 가로지르는 산악지대로 나지막한 구릉지가 마을을 감싸고 있고, 마을 앞 실개천 너머에는 작은 평야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신리마을은 경사가 가파르지 않은 구릉지에서 벼농사·고추·과수가 재배되고, 가축 사육도 이루어지고 있다. 자연마을로 신리는 안본골 서쪽에 새로 된 마을이라 하여 신리라 이름 붙여졌고, 충남 천안시, 청주시 오창읍으로 가는 세 갈래 길이 있다.

주민들 대화와 소통으로 문제 해결

신리마을은 현재 42가구에 11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그 중 65세 이상 어르신이 40여 명, 40세 이상이 40여 명, 40세 이하가 30여 명이다. 주민들은 매년 정월 대보름 행사와 대동계를 중심으로 마을의 화합을 다진다.

신인재 이장은 “마을발전을 위해 주민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며 “작년에는 대동계와 대보름 단합대회를 치르지 못했는데 올해엔 정월 대보름 단합대회를 시작으로 마을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신리마을은 지난 2011년 진천소방서로부터 '화재 없는 안전마을'로 선정돼 가구당 소화기 1대씩을 받았다. 지난 2008년 6월에 군비 2000여만 원을 들여 마을입구에 어린이놀이터와 체육공원 조성을 완료했고, 지난 2011년 12월 상수도 공사와 2013년 12월에 마을 앞 소하천 정비 공사를 마무리 지었다. 신 이장은 “우리 마을은 진천군 남쪽 끝에 위치해 있어 전반적으로 낙후된 마을이다”며 “천천히 발전해가고 있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고 했다.

고사 지내며 마을의 안녕 기원

이 마을은 매년 정월대보름 행사를 통해 마을의 안녕과 주민들의 화합을 다진다. 신 이장은 “대보름에는 마을 상수도 시설에서 주민들의 건강과 염원을 빌며 고사를 지낸다”며 “이런 정성들이 마을을 편안하고 화목하게 만들어 준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마을 인근 폐기물 공장과 마찰로 인해 한 해를 시작과 마무리를 하는 대보름 행사와 대동계 행사를 치르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주민들의 화합을 위해 정월대보름 행사를 치렀다. 주민들은 돼지를 잡고, 밥을 짓는 등 제수(祭需)를 만들어 마을의 안녕을 비는 고사를 지낸 후 마을회관에 모여 잔치를 벌였다. 이어 마을회관 마당에서 풍물놀이와 윷놀이 등을 즐기며 화합의 시간도 가졌다. 홍영기 마을총무는 “한해를 무탈하게 시작하자는 의미에서 주민들 모두가 힘을 모아 준비해 행사를 치렀다”고 했다.

한마음 한뜻으로 고향마을 지켜

신리마을 주민 대부분은 이 고장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이다. 전체 42가구 가운데 35가구 주민이 신리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원주민이다.

고향을 떠나 본적이 없다는 임종렬 노인회장은 “마을이 평온하고 온기가 넘쳐 장수하는 어르신이 많다”며 “최고 연장자인 박복순(97) 할머니와 박창남(92) 할아버지는 아직도 정정하다”며 자랑한다.

주민들은 애향심이 각별하고 서로서로 우의도 돈독해서 마을 대소사를 위해 모두가 힘을 합친다. 마을에 상(喪)을 치르는 가구가 생기면 부녀회, 노인회, 대동계, 연방계 회원과 계원들이 모두 나선다. 부녀회는 부녀회장과 부녀회원들이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식사를 하기 위해 식사 준비를 한다.

이남식 부녀회장은 “부식비는 따로 지원이 되지 않지만 노인회에서 부식비를 지원해줘 식사를 준비하는데 지장 없다”며 “지난해 가을에는 부녀회와 노인회에서 품앗이로 한 해 김장을 담갔다”고 말했다.

신리마을은 행정구역 상 진천군에 속하지만 청주시 오창읍과 충남 천안시로 이어지는 삼거리에 위치해 있는데다 진천읍보다 오창읍이 더 가까워 오창 생활권이다. 진천군 외곽에 위치해 있어 지역적으로 소외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신 이장은 “꽃길 조성사업과 마을 앞 도로에 가로수를 심는 것이 마을의 숙원”이라며 “마을 발전을 위해 청정지역으로 가꾸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마을 어르신들은 젊은 사람들이 도회지로 나가 가구 수가 감소하고, 젊은이가 줄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임 노인회장은 “젊은 세대들이 고향을 지키고 마을전통을 이어가야한다”며 “노인들이 고향을 지키는 것보다 젊은 세대들이 고향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리마을 주민들은 젊은 사람들이 객지로 나가 마을 인구가 줄어 안타깝지만 깨끗하고 아름다운 동네를 만들기 위해 한마음 한뜻의 일치단결된 모습으로 노력하고 있다.



우 / 리 / 신 / 리 / 마 / 을 / 사 / 람 / 들





“폐기물 공장 해결이 마을의 숙원”

신인재(63) 이장은 주민들이 소망하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는다. 2년째 이장 일을 맡고 있지만 누구보다 마을을 위해 힘을 쓴다. 신 이장은 “어르신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고 화합을 다진다”며 “마을주변 폐기물 사업장과 마찰이 많지만 여러 가지 노력을 통해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을회관이 사랑방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즐겁게 생활하는 공간”이라며 “주민들의 힘을 모아 마을을 잘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회원들 건강하게 살면서 장수하길 기원”

임종렬(79) 노인회장은 “39명의 회원 모두가 즐겁고 건강하게 생활하면서 장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지난해 세 분이 돌아가셨지만 회원모두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며 “회원들이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 3회 9988프로그램과 건강마사지를 통해 생활에 활력을 찾고 있다”며 “매일 걸어 다니며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발전 위해 할 일 많아요”

이남식(67) 부녀회장은 어르신들의 점심는 물론 마을 행사 때 음식을 준비하는 등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이 부녀회장은 “지난 해부터 부녀회장을 맞아 마을 대소사를 챙기지만 회원들의 도움 없이는 안 된다”며 “30여 명의 부녀회원 모두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회원들이 매년 줄어들지만 마을 발전을 위해 할 일이 많다”며 “부녀회원들의 단합된 힘이 마을발전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정지역 보전 위해 노력할 터”

홍영기(64) 마을총무는 이장, 노인회장, 부녀회장 등과 함께 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챙기는 일꾼이다. 홍 마을총무는 “대보름 행사를 통해 주민의 건강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했다”고 말했다.

홍 총무는 “어르신들 모두가 고향에서 평안하게 건강하게 지내고 있어 다행”이라며 “어르신들이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애향심이 높다”고 했다.

그는 “우리 마을을 청정지역으로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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