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공동체 정신 … 마을 발전 원동력
더불어 사는 공동체 정신 … 마을 발전 원동력
  • 이혜민
  • 승인 2016.05.25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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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과 이주민 '마을 가꾸기' 한마음
백곡천 · 백곡저수지 수질 회복 '숙원'

▲ 북동쪽으로 백석봉 산자락과 백곡천에 감싸인 장대마을.
▲ 북동쪽으로 백석봉 산자락과 백곡천에 감싸인 장대마을.


▲ 서로 아껴주고 칭찬이 가득한 장대마을 사람들이 마을회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 서로 아껴주고 칭찬이 가득한 장대마을 사람들이 마을회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 마을 미화를 위한 꽃길 조성 활동에 참여한 마을 어르신이 즐겁게 웃고 있다.
▲ 마을 미화를 위한 꽃길 조성 활동에 참여한 마을 어르신이 즐겁게 웃고 있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시·공간의 한계가 사라지고 사이버공간에서 개인들이 파편화돼 존재하는 현대에 '공동체'라는 말은 때론 공허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공동체 의식은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이다. 공동체 정신은 서로를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아껴주고 존중해주며 서로를 인정해주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 간의 갈등과 무분별한 경쟁을 완화하고 공동체의 유지·발전을 위한 생산적인 협조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데 공동체 정신은 더욱 중요하다.

공동체 정신의 모범을 보이고 주민이 한데 뭉쳐 마을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는 백곡면 장대마을을 찾았다.

옛 장터로부터 마을 이름 유래

장대마을은 백곡면 석현리에 있는 자연부락이다. 진천읍에서 백곡로를 따라가다 보면 백곡휴게소 지점부터 북동쪽 정암백곡아파트까지 백곡면 지역의 중심이다.

마을 입구에는 있는 표지석이 흔히 보는 돌이 아니라 나무장승인 것이 이색적이다. 이 나무장승 마을 표지는 2008년 백곡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설치된 것이다.

장대마을이라는 명칭은 옛날 이곳에 큰 장이 섰던 것에서 유래했다. 이 지역은 특히 소금장이 유명했는데 충남 아산만 일대에서 생산되는 소금을 주로 취급했으며 내륙지방인 괴산, 증평, 음성 등에서 와서 소금을 사갔다고 한다. 비록 이 5일장은 70년대 이전에 없어졌지만 장터 지명은 마을길에도 남아있어 농협 백곡지점에서 백곡파출소를 거쳐 백곡보건지소와 백곡면사무소까지 이르는 길을 비롯해 이를 가로지르는 길과 골목들까지도 모두 '장터길'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옛날에는 돌고개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렸다. 돌이 많기에 붙은 명칭이다. 이후 돌석(石), 고개현(峴)자를 써서 지금의 석현리가 되었다. 김진표 이장은 “지금도 어르신들은 돌고개로 많이 알고 계신다”고 말했다.

장대마을의 주민은 200여 명 가량에 가구 수는 96호이다. 예전 5일장이 설 때는 많은 마을 주민들이 상업에 종사했었는데 지금은 장사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마을 어르신 중 한 분은 “옛날엔 백곡에 대장간도 있었어. 없는 게 없었지”라며 추억했다.

서로 정으로 화합되는 마을

장대마을이 좋은 이유에 대해 마을 주민들은 “인심 좋고 공기 좋고 정이 많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 인심과 정은 이 마을의 공동체 의식에서 먼저 드러난다.

한 달에 한 번 동네 어르신과 주민을 모두 모시고 함께 식사를 하는데, 마을 주민이 동네 텃밭을 함께 일궈 이 식사에 들어가는 야채 종류를 자급자족한다.

마을에서는 어르신을 공경하고 어르신들이 행복한 생활을 하도록 애쓰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 강사가 와서 하하체조를 지도하는데 마을의 어르신들이 모두 참여해 건강을 유지하고 친목을 다진다. 또한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매일 함께 드시는 점심에 들어가는 부식은 마을에서 제공하고 있다.

장대마을은 생각보다 젊은 마을이다. 부녀회에 젊은 사람이 20여 명이나 된다. 젊은 힘으로 마을 단체 식사나 꽃길 조성 등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간다. 임정섭 부녀회장은 "젊은 사람들은 직장에 다니거나 일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 사정 되는대로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말했다.

또한 아파트에 새로 이사 온 주민들도 마을 행사에 많이 참여한다. 인구는 적지만 전출입이 많아 1/3 정도가 새로 이사 온 사람들이다.

마을 주민들은 원주민 이주민 구분 없이 모두 한마음이 되어 마을 발전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 달에 두 번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마을 주변 청소를 하고 도로변에 꽃길을 조정해서 마을 미화활동도 하는데 어르신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신다.

요즘 장대마을 주민들은 마을회관 리모델링에 들떠있다. 노후된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기금을 적립했고 4천여 만 원이 적립됐다. 이 금액은 한전에서 나오는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지원금을 차곡차곡 모아 만들어진 것이다. 이달 말부터 리모델링에 들어갈 계획이며, 1개월 가량 공사 후에는 회관 내에 널찍한 공동취사장이 마련될 예정이다.

깨끗한 자연환경 회복되길 소망

진천군내에서도 백곡은 청정지역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그것도 옛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한 주민은 “공장은 없지만 골짜기마다 축사의 오폐수에 채석장에서 흘러나오는 분진이 말도 못한다”며 “오염 방지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모두 백곡저수지의 수질 악화에 안타까워하고 있다. 농어촌공사에서 조성해준 정화습지는 갈수기가 되면 물이 고여 썩어 들어 고약한 냄새가 나고 있다. 여름철 병해충의 온상지가 될 우려도 있다.

현재 백곡저수지에는 '물안뜰길'이라는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그러나 그 산책로가 매우 험하고 숲이 울창해 호수가 보이지 않는다. 주민들은 사송리에서 석현리로 이어지는 옛길 쪽으로 백곡저수지를 타고 둘레길이 조성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현재 준비 중인 카누체험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김진표 이장은 “백곡면에서 둘레길을 걸어와서 돌아갈 때는 카누를 타고 가는 체험관광을 구상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것도 백곡저수지 물이 깨끗해야 다 가능한 일이다”라고 했다.

백곡면에는 아직 하수처리장이 없다. 하루 빨리 하수처리장이 건립돼 백곡천이 예전의 깨끗함을 되찾고 장대마을 주민들의 숙원이 해결되길 기대해 본다.


- 인 터 뷰 -

김 진 표  이장
김 진 표 이장
“어르신 공경 잘하는 마을 만들겠다”

장대마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잣나무골 양조장이다. 이 양조장은 4대째 내려오는 것으로 초대 김인선 씨가 1936년에 창업해서 현재는 김진표 이장의 아들인 김민수 씨가 운영하고 있다. 올해 이장이 된 김진표 이장은 마을 발전을 위한 의욕이 충만하다. 새마을사업, 마을 텃밭 가꾸기는 그가 이장이 되면서부터 추진하기 시작한 사업이다. 그는 “진천에서 어르신 공경을 가장 잘하는 마을을 만들기로 약속했다”며 "마을의 각종 현안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누구나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겠다"고 했다.


유 삼 열 노인회장
유 삼 열 노인회장
“원주민도 이주민도 정으로 뭉쳤으면”

마을의 역사를 지켜봐 온 유삼열 노인회장은 백곡의 깨끗한 자연환경이 점점 오염되고 있다며 개탄했다. “하천 물이 다시 깨끗해져서 옛날 같은 청정지역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그는 40여 명의 노인회원들에게 “항상 마을 일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셔서 감사하다. 타 지역에서 이사 온 분들에게도 정답게 대해주셔서 마을이 단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며 감사를 표했다.


임 정 섭 부녀회장
임 정 섭 부녀회장
“효 정신 실천하는 정다운 마을”

임정섭 부녀회장은 마을에 꼭 필요한 큰 일꾼이다. 마을 꽃길 조성, 텃밭 가꾸기, 한 달에 한 번 있는 공동식사 주관 등 그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장대마을은 백곡면 소재지로 유동인구가 많고 동네가 큰 편이라 일이 많지만 그는 항상 능숙하게 일을 처리한다. 그는 “농촌 일손 돕기 등의 봉사나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을 돌봐드리는 게 가장 보람된다”며 “앞으로도 계속 정을 나누고 인심 좋은 우리 마을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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