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면 옥동리 옥동마을
덕산면 옥동리 옥동마을
  • 이혜민
  • 승인 2016.08.11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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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벗삼아 함께 행복 누리는 마을

아름다운 연꽃방죽으로 전국적 명성 높아
혁신도시로 이어지는 마을길 확장·정비 숙원

▲ 옥동마을 전경. 마을 앞 방죽에 연 물결이 활짝 펼쳐져 있다.
▲ 옥동마을 전경. 마을 앞 방죽에 연 물결이 활짝 펼쳐져 있다.

▲ 마을잔치를 마친 뒤 경로당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어르신들이 포즈를 취했다.
▲ 마을잔치를 마친 뒤 경로당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어르신들이 포즈를 취했다.

▲ 옥동마을 주민들이 마을회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 옥동마을 주민들이 마을회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달콤하면서도 상쾌한 향이 코 끝을 간질인다. 숨막힐 듯 무더운 날씨와는 영 딴판이다. 마을 앞으로 활짝 펼쳐져 있는 연꽃 물결 덕분이다. 드넓은 방죽에 연잎과 연꽃이 한 가득, 불교에서 말하는 극락정토가 바로 여긴가 싶을 정도로 딴 세상에 온 기분. 여기는 덕산면 옥동리 옥동마을이다.

예부터 교통 편리하고 기름진 땅
옥동마을은 옥동교차로에서 덕산면사무소 가는 길, 초금로 동쪽에 위치하며 덕산 119안전센터를 끼고 있다. 마을 이름의 '옥(玉)'은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물 걱정을 하지 않아 옥 같은 쌀이 생산된다고 붙은 것이라 한다. 원래는 옥골이라고 많이 불렀지만 1913년 행정구역개편에 따라 옥동으로 명칭이 확정됐다. 지금도 마을 북쪽은 작은 옥골, 남쪽은 큰 옥골로 불린다.

옥동마을 주민은 약 80명으로 세대 수는 원주민 50호에 새로 이사온 5호를 더해 55호 정도다. 80년대에는 80호에 이를 때도 있었다고 한다. 주민의 대부분이 6~70대다. 채희덕 옥동마을 이장은 “우리 마을은 50대면 청년이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90세 이상 어르신이 세 분이나 정정하게 생활하고 있는 장수마을이다.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쌀농사에 종사하고 일부 수박농가도 있다. 이곳은 물이 풍부해 옛날부터 농사가 잘 되는 곳이다. 이기택 노인회장은 “물은 풍부한데 수해가 없다”며 “교통 편리하고 땅이 기름지기로 유명하다”고 자랑했다.

마을은 작지만 단합이 잘 된다. 취재 당시도 복날맞이 삼계탕 잔치를 벌여 마을회관에는 이미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잔치음식은 가가호호 누구는 떡, 누구는 과일, 누구는 닭, 이렇게 분담해 마련한다. 근처 저수지에 낚시를 다녀온 한 주민이 잡아온 물고기를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방죽에서 잡은 우렁이를 연잎에 싸서 들려준다. 넉넉한 인심에 마음이 절로 따뜻해진다.

마을의 자랑 연꽃방죽
옥동마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연꽃방죽이다. 정식 명칭은 '옥동방죽', 혹은 '옥동(골)지(池)'로도 불린다. 3만여㎡ 방죽에 가득한 연은 일부러 심은 게 아니라 자생하는 것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연꽃이 피는 곳이기도 하다.

7월 중순부터 연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이를 찍기 위해 전국에서 사진작가들이 찾아온다. 한 여름 꽃이 만개하면 그 광경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바람에 연꽃이 살랑살랑 흔들리는 장관에 진한 향기가 더해져 그야말로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이 때는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연꽃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마을 주민들은 다들 이 연꽃방죽을 자기 집 안뜰마냥 아끼고 보살핀다. 덕산면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곳이 25년 전 옥동방죽에서 통동저수지(맹동저수지)로 바뀐 뒤로는 물이 밖으로 나갈 일이 없어졌지만 연을 깨끗한 물에서 기르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정기적으로 물을 빼주고 있다.

물이 깨끗해 물고기와 우렁 등도 얼마든지 잡힌다. 이기택 노인회장은 “어릴 때 동네친구들끼리 방죽에 뛰어들어 뱀장어를 잡곤 했다”며 “열 명 넘게 뛰어들어도 한 명당 서너 마리씩 잡을 수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이렇듯 청정하고 아름다운 연꽃방죽이지만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것은 현재 방죽이 사유지이기 때문이다. 마을주민과 외지인을 비롯한 18명의 개인이 그 명의를 갖고 있다. 채 이장은 “군에서 매입을 시도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며 “관광지로 개발이 되면 좋지만 지금은 그저 계속 이 연꽃을 볼 수 있으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혁신도시 주민도 연꽃 즐기길
이렇듯 아름답고 인심 좋은 옥동마을 사람들의 한 가지 바램이 있다면 초금로에서 마을을 거쳐 혁신도시로 이어지는 옥동1길을 확장하고 정돈해 혁신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더 많이 마을의 자랑인 연꽃을 보러 오는 것이다. 현재 초금로에서 마을까지 들어오는 길은 왕복 2차선로지만 마을회관에서 혁신도시로 가는 길 중 4~500m 구간이 1차선이라 이용이 불편한 게 사실이다.

한 마을 주민은 “이 길을 이용하면 혁신도시에서 바로 이어져 거리가 1km 밖에 안 된다”며 “자동차뿐만 아니라 자전거로도 이용할 수 있게 정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불교에서 연꽃은 '혼탁한 세상에서도 이에 물들지 않고 고결함을 유지함'을 뜻한다. 아름다운 자연과 벗하며 궂은 일은 단합해 극복하고 즐거움은 함께 누리는 옥동마을 주민들. 이들의 행복이 저 연꽃처럼 늘 순수하고 아름답게 피어나길 기원한다.


인/터/뷰

채 희 덕  이장
채 희 덕 이장
“숙원사업 주도하는 베테랑 이장”
채희덕 이장은 1983년에 처음 옥동마을 이장직을 맡아 4년간 봉사하다 지난 2011년부터 다시 이장을 맡고 있다.
마을의 리더이자 일꾼으로 마을 진입로 확장 등의 숙원사업을 주도해 이뤄냈다.
그는 베테랑 이장답게 “예전에 비해 이장 일이 많이 줄었다”며 “지금은 이장하기 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시 내리면 착착 말을 듣던 예전과는 달리 요새는 일일이 부탁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달라진 세태를 실감한다”고. 이장들 사이에서도 그의 활약은 남달라 현재 덕산면 이장협의회 총무를 맡고 있다.




이 기 택  노인회장
이 기 택 노인회장
“2차선 확장해서 연꽃 더 보러 오길”
이기택 노인회장에게 연꽃방죽은 소중한 추억의 상징이다. 취재 당시에도 그는 앞장서 방죽을 안내하며 그 역사와 현황을 설명했다. 어린 시절 연꽃방죽에서 놀던 기억을 떠올리며 눈을 빛내는 모습에 여전히 그 안에 살아있는 소년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마을에서 혁신도시로 이어지는 길이 2차선으로 확장돼 혁신도시에서도 더 많은 사람이 연꽃을 보러 오길 바란다”며 마을을 더없이 자랑스러워했다.
77세라는 나이에도 여전히 마을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그는 15년 전 이장을 맡아 마을을 이끈 바 있다.





유 영 옥 부녀회장
유 영 옥 부녀회장
“마을 분들의 즐거움이 나의 보람”
유영옥 부녀회장은 어르신을 잘 모시고 마을 살림을 살뜰히 챙겨 주민들 간에 칭찬이 자자하다. 잔치음식 장만을 위해 계속 불 앞에 붙어있어 땀이 송송한 이마를 훔치며 “마을 분들이 맛있게 드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니 그게 보람”이라고 웃는 그의 선한 미소가 방죽의 연꽃을 닮았다.
이웃을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곳도 스스로 찾아 묵묵히 일하며 봉사를 삶의 보람으로 삼는 그는 진정한 부녀회장의 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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