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백면 사양리 호암마을
문백면 사양리 호암마을
  • 신정용
  • 승인 2016.08.18 1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훈훈한 인심과 향수에 젖게 하는 정겨운 동네

드라마'대추나무 사랑걸렸네'촬영지로 유명
공장·축사 없이 청정환경 유지하는 장수마을

▲ 호암마을 전경. 이 마을은 공장·축사 등이 없어 청정 환경을 유지하며, 어르신 대부분이 80세 이상인 장수마을이다.
▲ 호암마을 전경. 이 마을은 공장·축사 등이 없어 청정 환경을 유지하며, 어르신 대부분이 80세 이상인 장수마을이다.

▲ 호암마을 주민들이 지난 초복에 경로회관에서 어르신들에게 삼계탕을 대접하고 있다.
▲ 호암마을 주민들이 지난 초복에 경로회관에서 어르신들에게 삼계탕을 대접하고 있다.

진천읍에서 농다리로를 따라 문상초등학교 방향으로 4.6km쯤 가다보면 호암(虎岩)마을 진입도로인 사양길이 시작되는 삼거리에 마을표지석이 있다. 이곳에서 사양길을 따라 마을로 들어서면 병풍에 둘러싸인 듯 아늑한 동네가 있다. 이 동네는 범이 바위에 엎드린 형국이라 하여 호암마을이라는 설과 마을 뒷산이 호랑이가 누워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호암마을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두 가지 이야기 모두 호랑이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호암마을은 현재 28가구에 65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노인 20명, 어린이 15명과 청·장년층 30명 등이다. 이곳은 전형적인 농촌모습이 잘 간직되어 있으며 과거 KBS에서 방영된 농촌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촬영지로 유명하다.

드라마 촬영지로 널리 알려져
호암마을은 오래도록 국민에게 사랑받았던 TV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촬영지답게 곳곳에 연속극에 등장했던 익숙한 배경을 볼 수 있다. 촬영지임을 알리는 표지판도 눈에 들어온다. 연속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우리구판장과
▲ 호암마을 어르신들과 청·장년들이 지난 4월 효도관광을 하면서 삼천포 한 횟집에서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다.
▲ 호암마을 어르신들과 청·장년들이 지난 4월 효도관광을 하면서 삼천포 한 횟집에서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다.
버스정류장 등이 아직까지 그대로 보존돼 있어 눈길을 끈다. 호암마을에 위치한 다리, 정자 등은 연속극에 꽤나 자주 등장했던 곳이라 관광객들이 사진촬영 장소로 애용하고 있다.

공장, 축사 없는 청정지역
이 동네는 공장이나 축사 등이 전혀 없이 벼농사를 주로 하는 청정마을이다. 예로부터 부농들이 많아 부자마을로도 알려져 있다. 또한, 마을에 65세 이상 노인 20명 중 80세 이상이 18명이나 돼 장수마을로 통한다. 최고령자는 올해 102세인 이만분 할머니다.

대부분 주민들은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라 노후를 보내며 터를 닦고 뿌리를 내리며 살고 있다, 그래서 주민들의 마을에 대한 사랑과 애착심은 특별할 만큼 남다르다. 주민 모두가 자발적으로 마을 대소사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깨끗하고 깔끔한 마을을 꾸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호암마을은 마을개선사업 일환으로 지난 2005년에 연면적 250㎡ 규모의 경로회관을 건립했다. 이곳에서는 동네에서 일어나는 각종 행사를 치르기도 하고 어르신들이 모여 식사를 함께 하며 친목을 다지는 등 그야말로 주민의 쉼터요 화합의 장소다.

'우찬계' 통해 화합과 친목도모
호암마을에는 오랜 전통으로 내려오는 '우찬계'가 있다. '우찬계'에 참여하는 주민들은 마을 대·소사를 처리하고 각종 행사도 맡아 진행한다. '우찬계'는 주민들의 화합과 친목도모에도 한 몫을 한다. '우찬계'는 마을에서 상조가 발생하면 쌀 다섯 되씩 모아서 도와주는 것으로 시작됐고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데 요즘은 그 쌀을 독거노인이나 고아 등 불우이웃돕기로 활용하고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은 지난 4월 경남 삼천포로 효도관광을 다녀왔다. 마을 청·장년들이 여행기간 동안 어르신들을 보살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장웅(72) 노인회장은 “노인들끼리만 다니던 여행에 청장년들이 함께 하니 세대 간의 친목과 화합의 자리가 됐다”며 “이장을 포함한 모든 주민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호암마을 주민들은 명절이나 한식, 복날과 동네 대·소사가 있을 때에는 모든 주민이 경로회관에 모여 음식을 나눠먹으며 어르신들의 건강을 기원하고 주민화합을 통해 마을 발전을 이뤄가는 것이 자랑스럽다.

행복택시 이용 원해
호암마을 주민들은 경로회관 앞에 설치되어 있는 운동기구에 지붕 설치를 바라고 있다.

이장웅 노인회장은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인데 지붕이 없어 눈과 비가 오는 날에는 운동을 못한다”며 “하루 빨리 지붕이 설치돼 편하게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민들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이동수단이 없는 오지 주민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행복택시가 호암마을에도 운행되길 바란다. 이 마을의 한 어르신은 “우리 마을은 버스가 들어오기 때문에 행복택시가 운행되지 않아 노인들의 불편이 적지 않다”며 “제도가 개선돼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행복택시를 이용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뷰

문 용 운 이장
문 용 운 이장
“주민이 행복한 마을 만드는 것이 소망”
문용운(53) 이장은 진천읍내에서 대동공업(주) 진천대리점을 운영하며 벼농사를 짓고 있다. 어머니를 모시고 살며 마을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올 1월부터 이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안심마을이자 청정마을인 고장을 잘 지키고 더 잘 사는 마을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그의 바람은 참으로 소박하다. 동네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각자 하는 일이 잘 돼서 웃음이 넘치는 행복한 마을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장 웅  노인회장
이 장 웅 노인회장
“훈훈한 정이 넘치는 마을이라 좋아”
이장웅(72) 노인회장은 호암마을이 고향이고 지난 40년간 서울에서 생활하다 귀향했다. 그러다보니 그에게 고향의 의미는 남다르다. 그는 “40년 동안 고향의 모습은 많이 변했지만 사람들의 정은 여전하다”며 밝게 웃었다. 노인회는 남자 7명과 여자 12명으로 단촐하다. 그는 “노인회장으로 마을 대소사에 신경써야 할 일도 많고 어르신들의 건강도 걱정이 되지만 훌륭한 이장이 있어 걱정이 없다”고 겸손해 했다.



이 수 형 부녀회장
이 수 형 부녀회장
“마을을 위해 일할 수 있어 감사할 뿐”
이수형(71) 부녀회장은 올해로 5년째 부녀회장직을 맡고 있다. 마을 대소사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직접 챙기느라 하루하루가 바쁘지만 마을을 위하고 주민들의 편안함을 생각하면 일이 마냥 즐겁다. 마을 청소는 물론 음식준비와 봉사활동까지 마을 구석구석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고 지역 축제, 쓰레기분리수거운동 등 군내 행사에도 빠짐없이 일손을 보태고 있다. 이 부녀회장은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했다.



한 태 석 새마을지도자
한 태 석 새마을지도자
“우리 마을 위해 발 벗고 나서겠다”
한태석(62) 새마을지도자는 마을 주민들의 추천으로 올해부터 새마을지도자 직책을 맡게 됐다. 그는 “아직 많은 일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장을 중심으로 모든 마을주민이 힘을 합쳐 노력하고 있음에 감사하며 자신도 최선을 다해 마을 일에 앞장서겠다”며 밝은 웃음을 보였다. 마을의 애·경사를 담당하는 그는 “마을에 일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발 벗고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