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백 구곡리 내구마을
문백 구곡리 내구마을
  • 임천복
  • 승인 2016.08.2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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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의 얼이 살아있는 전통문화체험마을

상산 임씨 천년 세거지 마을 현재와 과거 공존
지역 문화유산·농다리 연계 전통체험마을 조성


▲ 농다리 주차장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내구마을은 농다리와 연계한 전통체험문화 조성을 위해 마을 가옥 리모델링 등을 추진하고 있다.
▲ 농다리 주차장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내구마을은 농다리와 연계한 전통체험문화 조성을 위해 마을 가옥 리모델링 등을 추진하고 있다.

▲ 내구마을 앞에 있는 구산동마을 표지석
▲ 내구마을 앞에 있는 구산동마을 표지석
문백면 구곡리 내구 마을은 충북 유형문화제 제28호인 농다리가 있어 유명한 마을이다. 상산(진천) 임씨 시조와 그 후손들이 터를 잡고 1000년을 살아온 역사적 장소다.

마을의 지형이 거북이의 모양새를 닮았다하여 구산동(龜山洞)이라 불렸는데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구곡리(九谷里)로 바꿨다고 마을 원로들이 증언했다. 마을 앞의 공적비에서 고려 말 무신 정권 집권자인 임연도 발견된다.

▲ 마을 앞 농다리 주차장 가운데는 상산임씨 시조비 등 각종 상산임씨 공적비 들이 세워져 있다.
▲ 마을 앞 농다리 주차장 가운데는 상산임씨 시조비 등 각종 상산임씨 공적비 들이 세워져 있다.
임연 장군은 고려 말 왕까지도 자기 마음대로 바꾸었던 권세가이다. 상산 임씨 후손들은 농다리를 당시 최고의 권력자인 임연이 축조했을것 이라고 믿고 있다. 처음 축조 시에는 군사적 목적이었겠지만 후에는 장사길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매년 정월에 열리는 상여 농다리 건너기 축제는 농다리와 함께 계속 돼 오고 있다.

지역 최고 충·효·예 마을
구곡리 내구(구산)마을은 상산 임씨 천년 세거지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상산 임씨 집성촌으로 천년의 세월을 이겨온 농다리와 함께 부자충신문, 효자문, 열녀문, 공적비 등 선조의 얼이 고스란히 간직되고 있으며 이들 많은 문화유산은 지역 최고의 충·효·예 전통문화 마을로 자리하게 한다.

마을에는 현재 54가구 68명이 거주하고 있다. 독거노인 13가구, 최고령자 우간난(94세, 여) 씨 등 대부분 주민이 70세 이상이다. 논농사(80%)와 밭농사(20%)가 주업이며 일부 주민은 외지로 직장을 다닌다.

내구마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농다리와 세종대왕이 다녀간 소습천이 있다. 천년을 이어온 다리지만 폭우가 내리거나 천재지변으로 인해 다리의 일부가 유실되는 경우, 지금은 군에서 관리하지만, 이전에는 구곡리 주민이 부역을 통해 농다리 보수를 해 왔다. 농다리보존회, 농다리지킴이회, 구산동향우회 등의 단체가 유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다리 축제 위해 주민 희생
내구마을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상조회'와 '향우회'가 마을 대소사를 맡아 진행한다. 전형적인 농촌 고령화 마을로 매년 1박2일 효도관광이 큰 행사다. 또 어르신이 많아 고혈압, 당뇨 등 중풍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질병 예방을 철저히 해 중풍 없는 장수마을로도 유명하다. 매년 8월에는 마을에서 동네 어르신을 위한 경로잔치와 정월대보름 농다리 광장에서 음식 나누기 한마당 잔치가 벌어진다.

또 매년 5월은 군에서 치르는 농다리 축제로 온 마을이 들썩인다. 이를 위해 주민들은 마을 청소, 전통음식 만들기, 음식 준비 등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한 주민은 “마을에 큰 문화유산이 있다는 것에 주민들이 강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효자문, 열녀문, 공적비 등을 보고 자란 자녀들이 나라와 부모의 은덕을 기리며 각 분야에서 고향의 명예를 빛내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 마을은 영농조합을 만들어 지난해 조성한 농다리 주차장 인근에 지역 농산물 판매장과 관광객을 위한 커피숍도 운영하고 있다.

전통체험마을 조성 기본계획 추진
내구마을은 2014년 창조지역사업에 선정돼 '구산동 전통체험마을 조성 기본계획'을 추진 중이다. 선조의 얼이 고스란히 간직된 마을의 많은 문화유산을 진천군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농다리와 연계해 전통체험마을로 육성하기 위함이다.

지난 2008년도부터 추진 중인 전통문화마을 돌담길조성사업이 2009년 충북도의 아름다운 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곳곳에 가옥 리모델링 등 농촌체험마을 조성을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또 농산물 판매장을 통해 지역 친환경농산물 판매로 주민 소득증대를 꾀하고 있다.

저물어가는 석양과 함께 돌담이 잘 어우러진 문백면 구곡리 내구마을, 진정 진천 최고의 전통문화마을임을 느끼기에 충분한 곳이다.

인/터/뷰


임 차 섭 이장
임 차 섭 이장
“문화 체험 있는 풍요로운 마을 조성”
이곳에서 나고 자란 임차섭 씨는 헌병소령으로 제대 후 2005년부터 내구마을 이장으로 현재 문백면 이장협의회장이다. 늘 주민과 지역을 돌보느라 업무가 바쁘지만 고령의 주민들 건강을 돌보며 어르신들에게 깍듯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임차섭 이장은 “농다리 축제 시 불법상인, 주차장 문제, 전시관 관리 등 마을의 어려운 실정을 해결하기 위해 군에 건의를 했지만 아직까지 해결이 되지 않아 답답하다”고 했다. 그의 바람은 평균 연령이 70세로 전형적인 농촌 고령화 마을인 내구마을을 현존하는 마을의 풍부한 문화와 관광자원을 발전시켜 전국 최고의 풍요로운 마을로 만드는 것이다.


박 순 동  노인회장
박 순 동 노인회장
마을 사업 뒷받침하는 노인회
박순동 노인 회장은 2015년부터 노인회를 이끌고 있다. 83세 고령이지만 10년 전부터 규칙적으로 군종합사회복지관에서 탁구를 즐겨 건강한 체력으로 직접 농사를 짓는다. 박 회장은 “마을 주민들이 솔선수범해 일을 하므로 전혀 어려움이 없다”며 “노인회의 역할은 마을에서 추진하는 일들이 잘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어려움 가운데서도 지역을 위해 단합하는 주민들이 고맙고, 특히 내구마을에는 13명의 독거노인이 있는데 그 분들이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 택 순 향우회장
신 택 순 향우회장
“잘사는 마을이 되길 바랍니다”
2000년부터 내구마을 향우회를 이끌고 있는 신택순 향우회장. 그의 바람은 농다리, 충의문, 열녀문 등 내구마을의 많은 관광자원을 활용해 마을이 잘 살게 되는 것이다.
“주말이면 농다리에 많은 관광객이 온다”는 그는 “농다리를 세계적인 명소로 발전시키기 위해 군에서 행정적으로 적극 개입해주길 바란다”고 간곡히 말했다. 그렇게 된다면 마을 주민들이 모두 합심해 협력함은 물론이다. 향우회에서는 객지에 나가있는 주민들의 모임을 관리하고 지역의 다양한 행사를 추진한다.


이 영 애 부녀회장
이 영 애 부녀회장
“어르신들 잘 보살피겠습니다”
이영애 부녀회장은 “부녀회가 효도관광, 윷놀이, 해맞이 등 마을 대소사에 직접 관여하며 음식도 담당하는 등 바쁘다”고 말한다. 그는 “내구마을에는 지금까지 중풍 환자가 한명도 없었는데 최근 한 어르신이 약간 불편해하셔 주민들이 많이 걱정하고 있다”며 “부녀회원들이 돌아가며 건강을 돌봐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녀회는 농다리 축제 때에는 외지에 있는 문백 며느리계 소속 회원 10명이 직접 부녀회와 함께 식당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 회장은 “어르신들도 마을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민들도 화합이 잘된다”며 “마을에 어르신을 잘 보살펴드리는 것이 부녀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바람은 주민들이 다시 내구마을로 돌아와 북적거리는 마을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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