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백면 은탄리 취라마을 주라골
문백면 은탄리 취라마을 주라골
  • 이광용
  • 승인 2016.10.14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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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숙성 자연 약초 익어가는 산골동네

43가구 78명 주민 마을회관, 경로당 없어 불편
약초차, 자연약초 발효식품 등 주라골 음식 인기


▲ 새해 들어 취라마을 주민들이 다함께 영농조합법인 사무실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 새해 들어 취라마을 주민들이 다함께 영농조합법인 사무실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진천군청 동남방향으로 직선거리 6.7km에 위치한 산골짜기 취라마을은 문백면 소재 양천산 350m 고지 중턱에 위치한 작은 동네다. 1914년 은성리(銀城里), 갈탄리(葛灘里), 취라리(吹羅里) 3곳이 행정구역 통합되면서 은성(銀城)과 갈탄(葛灘) 이름을 따서 은탄리가 되고 갈탄마을에서 5년 전 다시 '취라마을' 로 행정 명칭이 분리됐다. 주민들은 '주라골'이라 주로 부른다. 주라골은 천주교인들이 들어와 형성한 마을로도 전해진다. '주라'는 '줄처럼 좁고 긴 골짜기'유래로 보이며 '취라(吹羅)'는 '주라'를 한자로 표기한 명칭이다.

마을회관, 경로당 없어 불편
취라마을은 산골 암반이 많아 지하수 확보가 어렵고, 지하수마저도 석회수가 섞여 음용이 불가한 물 부족 마을이었다. 지난해 광역 상수도가 들어왔고,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안마의자, 런닝머신, 벨트 마사지기 등을 2015년 주민참여 예산으로 신청해 놓은 상태다. 뿐만 아니라 행정구역이 거듭 분리되면서 아직까지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이 없어 주민들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영농조합법인 사무실을 급한대로 사용하고 있으나, 화합하고 나누는 마음만큼은 여느마을 못지 않다.

내년 마을 도로 개통 기대
산길 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 마을은 경사와 굴곡이 심해 겨울에는 제설 작업이 숙제인지라 43가구 78명 주민이 문백 면사무소에서 모래를 미리 받아 두었다가 눈 오는 날을 대비하고 있다.

내년 2월 문백면 옥성삼거리에서 문백정밀기계산업단지로 향하는 확장도로가 개통되고 주라골로 향하는 마을도로까지 완성되면, 취라마을에서 문백면 소재지로 향하는 직선도로로 주행이 가능해지기에 조심스러웠던 겨울철 빙판길 안전 고민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먹거리 밭농사 작물로 다양한 야채와 고추 등을 재배하고 있다. 주민들은 “내년에 마을도로가 개통돼 양방향 왕래가 원활해지면 외부로 직장 다니거나 자영업 하는 40~50세 중년층 주민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올해 정월 신년 마을잔치에서 주민들이 정성껏 만든 모시떡을 함께 나누고 있다.
▲ 올해 정월 신년 마을잔치에서 주민들이 정성껏 만든 모시떡을 함께 나누고 있다.
주라골 특색 음식 호평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 충남 아산 세계 꽃 박람회 축제와 오송 비엔날레 행사장을 주민 야유회로 다녀오면서 바이오 약품과 건강식품 약초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쇠비름, 개복숭아, 칡순, 다래순, 참나무순 약초 등을 발효시켜 만든 차를 즐겨 마신다.

풀을 베어 오랫동안 쌓아두고 발효시킨 퇴비를 천연 거름으로 사용한다.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밀에서 추출한 끈적끈적한 단백질을 고기처럼 요리했던 주라골 음식은 지난 5월 농다리 축제에서 관광객으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자연식품 중요성이 높아진 시대 흐름과도 부합되는 약초 발효음식은 그래서 마을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다. 주민들은 내년 농다리 축제에서 마을별 특산물과 관심 먹거리를 판매하고 직거래를 늘릴 방침이다. 야생초 발효음식도 선보일 계획이다. 옛날 전통방식 그대로 숙성한 된장, 간장도 이 마을의 자랑이다. 주민들은 이들 자연약초 발효식품 개발은 공동체로 마을에서 함께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뜻을 모으고 있다.

▲ 취라마을에 정착한 3가구가 넓직한 주택을 함께 설계해 지었다.
▲ 취라마을에 정착한 3가구가 넓직한 주택을 함께 설계해 지었다.
외부 관광객 직거래장터 상시 활성화

마을 가까이에 농다리가 있기에 마을 주민들은 농다리 주변의 활성화와 개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주민 김모 씨는 “농다리 폭포는 뛰어난 관광 효과 수반되는 좋은 구경거리 임에도 불구하고 강압펌프로 냇물 끌어올려 폭포수 경치를 연출하다 보니 전기 소비량이 많아 운용이 제한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초평저수지 수변산책로 들어가는 얼굴격인 농다리와 산의 정자, 그리고 폭포수 조명시설이 야간에도 잘 연출된다면 중부고속도로로 지나다니는 행락객은 물론 찾아오는 관광객에게 잊지 못할 추억과 동심을 선물하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장 희 광 이장
장 희 광 이장
봉사로 소통하는 넉넉한 이장
장희광(64) 이장은 안성 소재 물류창고에서 먹거리 생필품 자영업하며 20여년 살았지만, 마을일꾼이 되면서 많이 바빠졌다. 주민의 불편을 해결하고자 하는 사명감으로 내색 없어도 찾아내 해결하려는 마음 가짐이다. 그는 매주 금요일 면사무소를 방문해 직원들과 현안을 상담하는 등 마을을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장 이장은 “군과 면이 협력해 어르신들 소일거리로 발효식품, 건강 먹거리 등을 개발 한다면 좋은 귀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재 돈  노인회장
김 재 돈 노인회장
“노인정이 필요합니다”
김재돈(80) 노인회장은 농사를 지으며 아코디언 동호회 활동과 수영으로 몸을 관리하고 있다. 김 회장은 “마음에 여유를 갖고 즐겁고 젊게 살려고 노력한다”며 “그러다 보면 건강은 저절로 오게 돼있다”고 했다. 그는 주민들이 서로 화합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주민들 간에 서로 덕담을 나누고 다툼 없이 위해주면 저절로 살기 좋은 마을이 된다”고 말하는 그는 주민들에게 소식 소탐하는 생활을 권했다. 그는 노인정 건립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


안 동 순 부녀회장
안 동 순 부녀회장
“함께하는 삶이 편안한 행복”
안동순(74)부녀회장은 30여 명의 마을 부녀 회원들이 고맙다. 차분하고 자상한 성품이 느껴진다. 안 회장은 “사람도 드물고 전등도 없던 깊은 산골 마을이었지만 1996년 경부터 입주민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약초발효차로 유명한 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어 “마을 행사에 회원 모두가 참여해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함께하는 생활이 편안한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민 병 관 새마을지도자
민 병 관 새마을지도자
“주민들 배려 감사, 최선 다할 것”
민병관(62) 새마을지도자는 취라마을에 입주한지 6년째다. 생업으로 작은 축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문백면사무소에서 추진하는 풍물놀이 동호회에 참여하고 있다, 민 지도자는 “그동안 이곳에 정착해 살면서 주민들이 세심하게 배려해줘 늘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기에 새마을지도자도 할 수 있게 됐다”며 “살기 좋은 취라마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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