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읍 사석리 성암마을
진천읍 사석리 성암마을
  • 황인걸
  • 승인 2016.12.0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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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이름의 역사적 가치를 자부하는 마을

농지 부족으로 농사 어려워·주민 절반이 직장인
성암천 환경 정비로 쾌적한 산책 코스 조성 목표

▲ 마을 입구에 세워진 성암부락 표지석
▲ 마을 입구에 세워진 성암부락 표지석

진천읍사무소에서 문진로를 따라 5km 정도 가면 대로변을 끼고 길게 늘어져 있는 성암마을(이장 이동찬)이 나온다. 봉화산 자락을 병풍처럼 두르고, 마을 앞으로는 성암천이 흐르는 이 마을은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의 구조를 갖고 있다. 비록 가구 수가 60여 호에 불과하고 마을 주민수가 120여 명밖에 안 되는 작은 마을이지만 이곳 주민들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었던 자기 마을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조선 세조가 찾은 마을
이 마을의 이름인 성암(聖岩)은 '성스러운 바위'라는 뜻이다. 이 명칭은 조선시대 세조가 지금의 청원군 내수읍 초정리에 군사를 이끌고 왔다가 이곳에 와서 만뢰산과 양천산에 진을 치게 하고, 바위 위로 올라가서 군사를 훈련시킨 데서 유래됐다. 왕이 직접 군사를 이끌고 와서 훈련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당시 이 마을의 군사적 가치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 자매결연한 기업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만든 팔각정, 성암마을 게시판에는 마을의 각종 소식들이 게시돼 있다.
▲ 자매결연한 기업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만든 팔각정, 성암마을 게시판에는 마을의 각종 소식들이 게시돼 있다.
마을의 토박이인 박천규 노인회장은 “마을 뒷산에 선들바위라는 이름의 큰 바위가 있는데, 예로부터 마을 어른들이 귀하게 여기고 관리해 오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이 바위가 세조가 올라간 바위라는 근거는 없지만 마을 사람들의 심중에는 대대로 '임금님이 올라 선 바위가 있는 마을'이라는 자부심이 컸던 것 같다.

이 마을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다는 또 하나의 증거는 성암천이다. 성암천은 총길이가 19㎞에 달하는 지방 관리 하천으로 진천군 진천읍 연곡리 만뢰산으로부터 발원해서 청원군 오창읍 도암리에서 미호천으로 흘러드는 기나긴 하천이다. 이처럼 여러 지역을 지남에도 불구하고 그 이름을 이 마을 이름을 딴 성암천이라고 한 것은 그만큼 이 지역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음을 알게 한다.

교통 편리하나 농토 부족
섬암마을의 장점은 교통이 편리한 것이다. 마을 전면에 있는 대로를 따라 청주로 가는 버스가 하루에 30회씩 운행되고 있다. 정년퇴직해 10여 년 전 귀촌한 장기수 새마을지도자는 “이 마을에 정착한 이유중에 대표적인 이유는 편리한 교통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에 마을의 가장 큰 애로점은 농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산과 내로 가로막혀 있는 탓에 마을 전체의 논을 다 합쳐 봐야 불과 백마지기도 안 된다. 6년째 이장을 보고 있는 이동찬 이장은 “여기 주민들은 특용작물 하나 없이 벼농사로만 생계를 이어가는 데 농지 부족으로 소득 창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렇다보니 전통적인 농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마을 전체에 농기계가 하나도 없다. 농지가 부족한 탓에 농기계 구입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고, 수익성이 없다보니 주민 개별적으로도 농기계를 구입하지 않는다. 결국 이 마을 농민들은 아직도 손으로 하는 전통적인 농법에 의존해 농사를 짓고 있다.

그러나 마을 주변에 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부터 많은 주민들이 취업 전선에 나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어느정도 해소하고 있다. 현재 전업농과 직장에 다니는 사람의 비율이 반반 정도 된다고 하니, 주민의 상당수가 취업전선에 나선 것을 볼 수 있다.

▲ 취재를 마친 성암마을 주민들이 마을 경로당에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 취재를 마친 성암마을 주민들이 마을 경로당에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성암천 잡목 정비로 산책로 조성 계획

성암마을로 들어갈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물이 경로당이다. 예쁘고 아담하게 지어진 경로당은 온 마을 사람들의 자랑거리다. 경로당은 마을 노인들의 휴식 공간이기도 하지만 마을의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 친목하는 교제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마을 청년회는 매년 주민 단합대회를 통해 주민들을 하나로 묶고 있다. 부녀회는 경로잔치를 통해서 마을 어르신들을 지극정성으로 대접하고, 때로는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야유회를 다녀오기도 한다. 지난 10월에는 부녀회가 주관해 30여 명의 주민들이 여수로 가을 야유회를 다녀왔다.

마을 주민들의 또 한 가지 자랑거리는 경로당 옆에 고풍스럽게 지어놓은 팔각정이다. 이동찬 이장은 "자매결연한 기업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만든 이 정자는 주민들의 답합된 정신이 담겨 있다"고 자랑했다.

성암마을에서 계획하고 있는 사업은 두가지다.
첫째는, 마을 내 모든 도로의 재포장이다. 이 일은 오랜 주민들의 숙원사업이지만 진천의 오수처리장 공사로 인해 2018년까지 모든 공사를 중지함에 따라 보류되고 있다.

또 하나는 성암천 정비 사업이다. 이 이장은 “성암천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산책과 운동을 하는 곳이지만 칡이나 아카시아 등의 잡목들이 많아 경관이 좋지 못하다”며 "앞으로 이런 잡목들을 제거하고, 주변 정비를 한 후 조경수나 유실수를 심어서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사업에 대해 장기수 새마을 지도자는 “이 일은 이미 실행하기로 결정한 일이므로 당장 내년부터는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일은 마을 주민들의 힘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므로 주변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마을 주민들 또한 이구동성으로 “성암천 정비는 마을뿐만 아니라 지역 환경을 변화시키고, 지역의 역사적 가치를 더욱 살리는 일이므로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성암마을은 비록 작은 마을이지만 주민들의 단합된 마음은 여느 큰 마을에 못지않다.


인/터/뷰

이 동 찬 이장
이 동 찬 이장
마을 도로 재포장 숙원사업으로 품어
이동찬 이장(55)은 성암마을 토백이로 6년째 마을 이장을 보고 있다. 소탈한 성품을 가진 그는 내 일보다 마을일을 우선으로 여기고,항상 마을 곳곳을 돌아보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는 이런 부지런함으로 마을 주민들을 단합시키고 있다. "마을 도로 재 포장 사업을 평생 숙원 사업으로 마음에 픔고 있다"는 그는 "이 마을의 교통 여건이 좋으므로 많은 분들이 귀촌해 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 천 규 노인회장
박 천 규 노인회장
주민 단합이끄는 성암 마을의 산 증인
박천규 노인회장(76)은 마을에서 가장 많은 농지를 소유하고 농사에 전념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민이다. 그는 나이에 비해 건강한 모습으로 30여 명의 노인회원을 이끌고, 성암마을의 산 증인으로 주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노인을 공경하는 전통이 있어야 주민들이 단합하고 마을이 발전한다"는 그의 의지는 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있다.



김 미 희 부녀회장
김 미 희 부녀회장
어르신 공경하는 품성으로 칭찬 자자
김미희 부녀회장(49)은 부녀회원 중에서 젊은 층에 속한다. 부녀회장이지만 가장 낮은 일꾼의 자세로 뭐든지 앞장서서 일하고 있다. 마을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전면에 나서서 봉사하고 있으며 항상 부지런하고, 어르신을 공경할 줄 아는 마음 탓에 나이 든 부녀회원들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따르고 있다.



장 기 수 새마을지도자
장 기 수 새마을지도자
마을을 청결케 하는 성암마을 환경지킴이
장기수 새마을 지도자(68)는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10여 년 전에 정년퇴임하고 귀촌해서 정착했다. 점잖은 학자풍의 외모를 가진 그는 스스로 환경 지킴이가 되어 마을을 청결케 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는 "성암천 산책로를 정비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싶어 하는 마을이 되게 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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