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道義) 중시하는 유서 깊은 터전
도의(道義) 중시하는 유서 깊은 터전
  • 진천자치신문
  • 승인 2017.02.1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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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면 합목리 하목마을
가마샘 맑은 물, 주민과 지나는 길손 휴식처로 유명
수박 등 특용작물 재배·마을 앞 도로 확장 숙원

수박 및 특용작물 재배 비닐하우스로 덮여진 넓은 들판 뒤로 멀리 혁신도시가 병풍처럼 하목마을을 둘러싸고 있다.
수박 및 특용작물 재배 비닐하우스로 덮여진 넓은 들판 뒤로 멀리 혁신도시가 병풍처럼 하목마을을 둘러싸고 있다.


합목 삼거리에 세워진 '목골 자랑비' 모습
합목 삼거리에 세워진





덕산면 합목리 하목마을은 진천군청에서 동북쪽으로 약 9km 떨어져 있다. 덕산면사무소에서 한천교를 지나 합목 삼거리에 이르면 '목골 자랑비'가 먼저 눈에 띈다. '목골'은 진천에서 '구말장터'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졌으며 합목리에서 으뜸되는 마을로 큰 못이 있어 못동이라 불리던 것이 목동, 목골로 변음 됐다. '목골'은 '상목'과 '하목'을 아우르는 명칭이지만 본래는 '하목'만을 가리킨다고 한다.

마을 입구에 세워진 목골 자랑비는 하목마을을 잘 표현하고 있다.

자랑비에 의하면 '하목마을은 옛날 진천 구말장터로 들어가는 입구에 위치하고 있어 목골이라 불렸으며 가마샘의 맑은 물이 유명해 주민은 물론 지나는 길손의 유일한 휴식처로도 유명했다. 또한 승주 우물물의 정기는 마을 사람에게 어질고 예의 바른 성품을 길러 주고 동네 앞 넓은 들판에는 오곡이 풍성해 넉넉한 마을과 삶의 터전이 돼 왔다. 이와 같이 유서 깊은 하목 마을은 이웃 간에 화목하고 미풍양속과 도의를 중히 여기며 대대로 이어온 복 받은 터전의 전통을 드높여 살기 좋은 마을로 가꾸고자 주민 모두의 정성으로 이 비를 세웠다'고 써있다.

마을 전체에 흐르는 풍요로움
합목리 중앙부에서 남류하는 미호천 지류인 한천천은 하목마을을 부촌으로 만들었다. 기후는 온난하고 수량은 풍부하며 평야는 발달했다. 동네 앞 넓은 들판에는 오곡이 풍성하고 넉넉하니 삶의 터전이 됐다.

주민들은 “부촌으로 소문이 나 과거 외지에서 도둑이 들어 고추며 참깨를 도둑맞기도 했다”며 “청년들이 자율방범대를 결성해 도둑을 잡아 진천경찰서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일이 있다”고 기억했다.

현재 하목마을의 넓은 들판은 수박 등 특용작물 재배 비닐하우스로 덮여져 있다. 과거처럼 풍성했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지만, 삶의 풍요로움과 넉넉함은 변하지 않고 마을 전체에 흐른다.

세대 수는 40 여 가구, 약 70 여명의 주민 중 60대 이상이 30여 명이다. 부촌의 여유로움과 이웃 간에 화목하고 도의를 중히 여기는 마을임을 자랑하듯 마을회관에서 만난 여러 어르신들은 “우리 마을이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 올렸다.

마을회관 앞에는 넓은 정자가 있어 주민들의 모임장소가 된다. 특히 정자에서 바라보는 넓은 평야와 한천천 뒤편에 형성된 혁신도시는 병풍처럼 하목마을을 둘러싸고 있어 그 야경이 심히 아름답다.

하목마을 상수자원 '가마샘'
마을의 자랑은 가마샘이다. 가마샘은 성주암에 있는 우물로 물이 하도 차서 목욕도 하고 물도 마시기 위해 양반들이 장가마를 타고 다녔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돌 바위틈에서 흘러나온 맑은 샘물은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고 일정하게 흘러나와 마을의 상수자원으로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주민들은 “이 샘물은 충주 상수도 물보다 수질이 더 좋기로 소문이 나서 외지의 많은 사람들이 물을 받아 간다”며 최고의 물맛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가마샘은 성주암에서 위생을 위해 비가림 시설을 했으며 마을에서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500여 년간 밀양박씨 세거지
하목마을은 밀양박씨의 세거지(世居地)이기도 하다. 조선 초기 통정대부로 승정원좌승지와 병조참의를 역임한 박미(朴楣)의 여섯 째 아들인 박우영(朴宇榮)이 연산군의 무오사화에 연루돼 진천군 진천읍내로 이주한 이래 후손들이 500여 년간 이곳에 머물렀다. 현재는 3가구 정도만 남았다.
하목마을의 숙원사업은 마을 앞 도로 확장이다. 마을주민들은 오랜 기간 하천 정비 사업과 도로 포장 사업을 해왔으나 마을 앞 도로가 교통량이 많아지면서 사고 위험성이 많아 4차선 도로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염경철 이장은 “그러나 이 도로가 사유지다보니 어려움이 많다”며 “마을을 위해 방안을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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