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군 지명제정 656건 '2년 동안 낮잠'
진천군 지명제정 656건 '2년 동안 낮잠'
  • 임현숙
  • 승인 2018.09.0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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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지난 2016년 말 국토부 요청에도‘나몰라라’일관 “업무 복잡해 추진 못했다 … 백곡지부터 진행할 것”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이 지난 2016년 진천군에 백곡지(池), 향교마을 등 총 656건의 지명 정비를 요청했으나 2년째 관련 업무를 추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해당 업무 처리가 각 사업부서나 유관기관과 협업이 복잡하고 656건으로 분량이 방대해 비중을 두지 못했고, 우선적으로 관련부서와 협의를 통해 백곡지의 지명 제명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명 정비는 국토교통부가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 91조에 따라 올바른 지명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신규 지명을 발굴해 제정하고 변화된 지명이나 누락, 오류가 있는 지명 등에 대해 변경을 추진하는 것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각 지자체 신규 지명 제정업무 추진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 지명의 행정구역, 위치, 지명유래 및 제정사유 등 지명 세부내용을 조사했고 그해 12월 충북도를 통해 해당지자체에 지명 정비를 요청했다.
지난 2017년 1월 3일 진천군에 전달된 '지명정비 협조 요청'에 따르면 진천군 미 고시 지명은 ▲산-청룡산(광혜원면 실원리) 등 8건 ▲봉-관인봉(백곡면 갈월리) 등 9건 ▲고개-이티재(백곡면 양백리) 등 24건 ▲골짜기-원앙골(진천읍 신정리) 등 433건 ▲들-인산들(덕산면 인산리) 등 144건 ▲바위-가암(진천읍 가산리) 1건 ▲마을-향교마을(진천읍 교성리) 등 9건 ▲수리-백곡지(진천읍 건송리) 등 36건으로 총 656건이다. 이중 초평면 화산리 1021번지 미호저수지는 금년 3월 지난 1961년 4월 21일 제정 고시된 화산리 432번지 초평저수지로 지도 및 좌표를 수정해 '초평저수지'로 통일했다.
이들 지명은 현재 국가기본도에 표기돼 통상적으로 사용 중이다. 하지만 지자체가 지명으로 제정하지 않아 국가 지명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어 추후 지명으로 인한 지역 간 분쟁 소지와 행정에서도 일관성을 기할 수 없다.
국토지리정보원 국토조사과 관계자는 “국가지명으로 고시되면 단순히 명칭 뿐 아니라 지명 분석, 유래, 역사성 등 이력 관리와 표준화된 지명으로 인터넷 포탈 사이트 지도에 등재돼 정확한 위치 찾기와 관광 홍보 등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며 “지자체에서 지명을 고시하지 않아도 문제될 것은 없지만 진천의 백곡지 처럼 규모가 있고 역사가 있는 저수지는 지명 제정을 통해 표준화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진천군은 2014년부터 모든 행정문서에서 '백곡지'와 '백곡저수지'가 아닌 '백곡호'로 명칭을 변경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백곡저수지가 사용되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주민 김 모(백곡면·56)씨는 “과거 군이 '백곡호'로 명칭 변경을 추진한다고 했는데 이름을 호적에 올리지도 않고 개명 한다고 수선을 핀 것이냐”며 “전국적으로 충북 제천, 충남 청양·당진과 경북 구미 등에 동명의 백곡저수지 및 백곡지가 있는데 빨리 백곡저수지든 백곡호든 등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천군청 문화홍보체육과 관계자는 “지명 정비업무가 복잡하고 인력 배치 등이 어려워 비중을 두지 못했다”며 “관련 사업부와 한국농어촌공사 등과 협의해 우선적으로 백곡저수지의 지명정비를 추진하는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지명 제정·변경 등은 진천군지명위원회에 신청해 심의 의결하고 도 지명위원회에 보고해 심의조정하며 최종적으로 국가지명위원회에서 통과돼 고시된다.
진천군지명위원회는 지난 2017년 12월 18일 위원 위촉과 동시에 정식 출범했고 지명위원회 개최이력은 위촉일 당일 1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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