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혜 귀촌 농업인
김지혜 귀촌 농업인
  • 박선호 기자
  • 승인 2018.09.0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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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생활 접고 귀농으로 삶의 의미 찾는 블로그 마케터
김지혜 씨가 지난달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한 '2018년 청년농업인 농산가공품 우수활동 경진대회'  자신의 부스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혜 씨가 지난달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한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한껏 꾸며진 반짝이는 손톱, 쌍거플 진 큰 눈, 그의 외모는 천상 도시여자다. 그는 지난달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한 2018 청년농업인 농산가공품 우수활동 경진대회에서 천년초 가공제품으로 전국 3위 장려상을 수상했고 현재 백곡면 갈월리에서 천년초와 사랑에 빠져 있다. 진천군 4-H 연합회 회원 김지혜(31)씨, 그는 “백곡에 오기 전 서울 내로라하는 성형외과에서 성형 코디네이터로 일했고 2014년 일손이 부족한 어머니 일을 돕기 위해 도시 생활을 접고 농사꾼이 됐다”고 했다. 화려한 네일아트 뒤에 숨겨진 김지혜(선화농장 대표) 씨의 농사 도전기가 궁금하다.

누적방문객 50만 명, 이웃 수 1272명
귀촌 농업인이라지만 그가 주로 일하는 곳은 다름 아닌 컴퓨터 앞이다. 천년초를 포함한 여러 농작물 재배는 대부분 어머니 차정순(59·천년초농장 대표)씨에게 맡기고 자신은 블로그를 통해 농산품을 홍보하는 일을 맡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지난 2015년 진천농업기술센터에서 교육 받은 마케팅 및 SNS 활용법을 블로그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방문자수를 늘릴 키워드 설정 방법과, 시시때때로 변하는 포털사이트의 검색 로직 파악 까지 그의 마케팅 업무는 밤늦게까지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귀농아가씨'라는 그의 블로그를 한번이라도 방문한 사람들은 웬만해선 안사고 못 배길 정도다. 성형 코디네이터 시절 습득한 흥정기술을 십분 활용해 고객들의 마음을 흔들기 때문이다.
그의 블로그 누적 방문자 수는 어느새 50만 명을 넘겼으며 이웃 수는 1272명에 육박했다. 홍보효과가 커지고 나니 농장을 직접 방문해 구매하는 외국인 고객도 생겼다. 현재 천년초 농장의 연매출은 4억 원을 육박한다.

선화농장·귀농아가씨 블로그 운영해 연매출 4억 원 실적
천년초 우수농산물 지정 · 각종 상 수상하며 보람 느껴

4-H활동하며 친구 찾고 농사도 배워

사실 그는 열악한 인프라를 지닌 시골에서의 첫 생활이 썩 즐겁진 않았다. 도시의 오색찬란한 네온사인이 빛나는 번화가가 그리웠기 때문이다. 그녀를 더욱 힘들게 만든 것은 낯선 진천에서 사람들을 사귀는 것이었다.
그런 그가 인맥을 넓힌 방법은 여러 지역 단체에 가입을 하는 것이었다. 특히 진천군 4-H 연합회에 가입해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청년 농업인들과 교류를 넓혔고 그들로 인해 활력을 되찾은 그녀는 4-H 뿐만 아니라 청년여성농업인, 친환경연합회 등 더 많은 단체에 가입해 활발한 인적교류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로 인해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일이 많아져 몸은 쉴 새가 없었다. 하지만 무럭무럭 자라 준 작물들을 볼 때면 그런 것쯤은 금방 잊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에게 보람을 가져다 준 것은 각종 상을 수상하면서 선화농장의 농산물들이 널리 인정받은 것이다.
지난 2016년에는 선화농장의 천년초가 우수 농산물로 지정됐고 지난달에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한 '2018년 청년농업인 농산가공품 우수활동 경진대회'에 천년초 가공제품을 출품해 전국 3위로 장려상을 수상 받는 영광을 안았다.
그는 “학창시절에도 상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청년 농업인으로 수상 받으니 너무나 기쁘고 뿌듯하다”며 웃었다.

“자연과 사람이 건강한 농장 운영할 터”
선화농장의 농작 철학은 '자연과 사람이 건강해지는 농장'이다. 그래서 선화농장의 농산물은 어떤 농약도 뿌리지 않은 친환경 농산물이다. 그렇다보니 천년초를 제외한 대부분의 농작물에는 벌레가 득실댄다.
그는 처음엔 친환경적 농법을 포기할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머지않아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선화농장의 철학을 고수하기로 결정했다. 매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뜻 깊은 것은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농사꾼'으로서의 김지혜 씨 삶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요즘 그는 대중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천년초 조청 가공식품 연구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또한 관내 농업인들과 마케팅 정보공유를 하기 위한 블로그 마케팅 소모임도 구상중이다.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농업인들에게는 직접 SNS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가 함께 상생할 사회를 만들겠다는 꿈도 꾸고 있다. 귀농아가씨 김지혜 씨의 다소곳함 속에 숨어있는 열정이 젊은 진천의 촉매제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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