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교를 품고 있는 전통이 살아있는 그곳
향교를 품고 있는 전통이 살아있는 그곳
  • 황설영
  • 승인 2018.09.21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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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읍 교성리 향교마을
진천읍에서 520세대가 함께 모여 살고 있는 가장 큰 마을
마을단합 기회 부족, 모두가 함께하는 마을 되기를 희망

향교마을(이장 류무열)은 진천군청 앞 사거리에서 화랑공원 방면으로 좌회전해 문화로를 따라 가다보면 우측으로 우석대학교 진천캠퍼스 진입도로 직전에 조선시대 교육기관인 향교를 품고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진천읍에서 520세대가 살고 있는 가장 규모가 큰 마을로 옛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윗마을과 아파트, 빌라 등 현대식 건물로 이루어져있는 아랫마을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마을
향교마을은 본래 '향교골'이라고 한다. '향교골'은 '행교골, 행저골, 생겨골, 교동' 등으로 변하는데 이 모두 '향교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향교마을은 조선말기 진천군 남변면에 속했던 지역이다. 지난 1914년 일제강점기에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교동, 탑동, 학당리 등을 병합해 교성리라 칭하고 군중면에 편입됐다. 이후 지난 1917년 진천면으로 개칭했고, 지난 1973년에 진천읍으로 승격하면서 교성리가 됐다.
향교윗마을은 향교를 중심으로 아늑하게 형성되어 있어 보는 이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마을 가장 안쪽 남산 끝자락 경사면에 위치해 있는 향교는 지난 1981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101호로 지정되었으며 현재는 대성전·동무·서무·명륜당·풍화루 등의 부속건물들이 남아있다. 또한 2018.05.04.일부터 풍화루 지붕보수사업이 실시되고 있어 현재는 관람이 어려운 상태다.
향교아랫마을은 400여 세대로 실상 향교마을 주민 대다수가 살고 있다. 아파트와 빌라 등 현대식 건물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윗마을보다 비교적 개발이 잘 이루어 진 상태다. 이처럼 향교마을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고 있어 서로 다른 듯하지만 '향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마을이다.


이웃에 대한 '정'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향교 윗마을
향교가 있는 윗마을은 현재 40여 세대가 살고 있으며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주민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이미 고령화 사회가 진행된 마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로당에서 마주한 어르신들은 마치 활기찬 젊은이들처럼 건강한 활력을 지니고 계셨다. 특히 향교마을의 미녀 4총사라 불리시는 어르신 네 분의 소녀 같은 수줍은 미소는 경로당의 분위기에 활기를 더해주고 있었다. 또한 이 마을은 예부터 형편이 좋지 않은 이웃에게 쌀을 나눠줄 정도로 이웃 간의 우애가 좋았고 범죄도 없어 대문이 없는 것으로 유명했다. 현재까지도 윗마을은 대문 없는 마을로 생활하고 있으며 취재진에게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직접 만드신 정성스런 식사를 권하시는 모습에서 여전히 향교마을의 너그러운 인심이 남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몸으로 느끼고 눈으로 즐기기에 좋은 향교마을

이 마을은 남산골 산책로와 봉화산, 잣고개, 길상사 등으로 이어지는 종주산행의 들머리로도 유명하다. 향교 외곽 담을 따라 왼편으로 돌면 '남산골'로 표시된 이정표가 자리하는 산길이 나오는데 진천에서 가장 가까운 등산로 코스로 1시간 정도 소요되기에 가볍게 산행을 즐기고자 하는 이들에게 아주 적합하다. 산에 올라 시원한 산 공기를 마시며 향교마을을 바라본다면 가슴이 확 트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향교윗마을 뒤편으로는 한국불교 태고종 소속 사찰인 관암사가 위치해 있다. 향교마을에 들러 산과 관암사를 직접 몸으로 느끼고 눈으로 즐겨본다면 일상생활에서 지친 마음이 위로를 받게 될 것이다. 이 마을의 또 하나의 자랑은 관암사 근처 본래 샘이 있던 자리에 설치된 약수터(천연 암반수)인데 이는 등산객들의 땀을 상쾌하게 식혀줄 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의 건강 또한 책임지고 있다. 또한 약수터 옆에는 운동기구 시설들이 설치되어 있어 언제든지 누구나 건강증진을 위해 이용할 수 있게끔 되어있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마을 가꾸기에 앞장서는 향교마을
향교마을은 농협진천군지부, 충북 진천경찰서 상산지구대, 진천농협과 지난 4월 30일 상산지구대에서 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창현 상산 지구대장을 향교마을 명예영농회장으로 위촉하고 향교마을과 상산지구대 주변에서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아름다운 농촌 조성을 위한 환경보호 캠페인을 벌였다. 마을에 대한 애정에서 나온 주민들의 이러한 노력은 마을을 더욱 아름답게 가꿔 줄 뿐만 아니라 주변 농촌에도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모두가 행복해지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였다.


모두가 참여하는 마을 단합의 장 열리길 희망

향교마을은 매년 12월 셋째주 일요일에 열리는 대동계 총회에서 100여 년 전부터 후손 없이 살다가 돌아가시면서 마을에 재산을 희사하신 어르신의 제사를 지금까지 감사한 마음으로 모시고 있다. 이처럼 대동계를 통해 마을 주민 모두가 화합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실상 대동계에 가입한 사람들만이 참여를 하고 있으며 윗마을과 아랫마을이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나눠져 있어 소통하기에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향교윗마을은 향교 사유지이기 때문에 실상 개발이 어려워 주변 시설들이 낙후되었을 뿐더러 마을에 대한 지원 부족으로 마을회관조차 없는 상태다. 류무열(68) 이장은 “유형문화재인 향교에 대한 홍보가 더욱 활성화 되고 주변 낙후된 시설들이 개발되어 자연스레 향교마을을 찾는 이들이 많아진다면 마을의 발전과 동시에 윗‧아랫마을 주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화합의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며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희망 한다”고 말했다.

“마을회관 새로 마련하는 것이 목표”


류무열(68) 이장은 현재 진천이장단협의회 부회장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며 마을의 온갖 심부름꾼으로 대‧내외적으로 맡은 역할을 아주 톡톡히 해내고 있다.류 이장은 “진천향교가 교육적 가치가 높아 아이들과 함께 찾기 참 좋은 여행지”라며 마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류 이장은 “마을은 커졌는데 마을회관은 해오름아파트 앞에 협소한 것이 전부”이며 “마을회관 2층으로 올라가는 길이 좁고 경사가 높아 어르신들이 다니시기에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향교 측과 협의 중이지만 하루빨리 윗마을 넓은 곳에 공간을 마련해 어르신들이 편하게 쉬실 수 있는 마을회관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이자 소원이라”라고 덧붙였다.

“마을 어르신 분들이 건강하게 오래사시길 희망”


이종보(79) 노인회장은 이전에 마을회관 총무로 활동해 오시다 올해 7월부터 노인회장직을 맡아 마을 어르신 분들을 살뜰히 보살피고 있다. 이 회장은 “마을 어르신들이 지금처럼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사시길 희망”한다며 어르신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류무열(68) 이장이 “동네를 아주 잘 살피고 있어 신경 쓸 일이 하나도 없다”며 류 이장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마을에 도움을 줄 수 있어 기뻐”


박양근(75) 부녀회장은 “마을 주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며 연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박 부녀회장은 밭농사로 바쁜 와중에도 4년째 부녀회장직을 맡아 동네 돌아가신 어르신 분들의 제사를 돕는 것부터 경로당 청소와 어르신들의 식사를 챙기는 것 까지 마을 구석구석 그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마을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은 도움으로 마을 주민들이 즐거워 할 수 있다면 앞으로도 몸과 마음이 다 하는 한 마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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