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마을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마을
  • 박선호
  • 승인 2018.10.2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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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백면 평산리 평사마을
평사마을에 입구에서 저 멀리 기암괴석들이 보인다.
평사마을에 입구에서 저 멀리 기암괴석들이 보인다.

천혜경관·김봉곤 서당으로 관광객 유입 많아
“마을 주민 단합 위해 경로당 건립 꼭 필요해”

진천군청에서 3번 군도로 농다리 입구를 지나 충청북도학생종합수련원 방면으로 1.5km 정도가면 평화로로 좌회전하는 길이 나온다. 그 곳으로부터 600여 m를 달리면 바로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평사마을이 펼쳐진다.
평사마을(이장 임암수)은 11세대에 25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그런 탓에 노인회장과 새마을지도자를 이장이 겸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김봉곤의 청학동 예절학교로 유명한 선촌서당 덕에 관광객의 유입은 많은 편이지만 마을의 인구 증가는 딱히 없는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이다.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마을평사마을은 고려 충숙왕 때 처음 형성 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인조 시절에는 마을 선비 민태중(閔泰重)이 과거에 합격했지만 관직에 뜻을 두지 않고 마을에 남아 학문 연구에 힘썼다.
민태중은 이때 우암 송시열 공과 만났는데, 송시열 선생이 민태중에게 이곳에 기지를 잡으라 하며 평사(平沙)라는 마을 이름을 지어 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평사라는 한자 지명의 의미를 고려하면 마을 앞에 넓은 모래톱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으로 추정된다.
평사는 천혜경관이 아름다운 명소로 유명해 옛 부터 선비들이 자주 찾아와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그들이 한수씩 남긴 평사팔경(平沙八景), 통산별업팔경(通山別業八景) 등은 지금까지도 전해진다.
또한 마을은 '평사밤'이 유명하다. '평사밤'은 조선 시대 때 공물로 왕에게 진상하던 밤이라 한다. 지금도 강둑에 가면 밤나무 숲이 무성하게 우거져 있다.

상산팔경 중 하나인 평사낙안. 은빛으로 빛나던 백사장이 원형을 잃어가고 있다.
상산팔경 중 하나인 평사낙안. 은빛으로 빛나던 백사장이 원형을 잃어가고 있다.

신선이 피리 불며 노닐던 곳
진천의 아름다운 곳 8곳을 가리켜 '상산팔경'(상산은 진천의 옛 지명)이라고 한다. 이병연의 지리서 '조선환여승람'은 평사마을의 평사낙안(平沙落雁), 적대청람(笛臺晴嵐)을 상산 팔경에 속한 명소로써 소개하고 있다.
평사낙안은 평사마을 냇가 주변의 백사장으로, 겨울이 되면 10리나 뻗은 백사장에 기러기 떼가 내려앉는 모양이 장관이라는 데서 유래됐다. 주민들은 은빛으로 빛나는 평사낙안을 평사십리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주민들에 의하면 20여 년 전 군청에서 모래를 파간 탓에 지금은 자갈과 풀밭만이 무성해 관광객들의 발이 끊겼다고 한다.
백사장과 기러기는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펼쳐진 평사낙안은 여전히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기암괴석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취적대(吹笛臺)라 불리는 한 암벽이다. 하늘로 치솟은 높은 바위절벽인 취적대는 평사십리 모래사장의 시작점이다.
옛날에는 이 암벽 위에 정자가 있었는데, 신선이 내려와 피리를 불며 노닐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화창한 날 적대청람에 어른거리는 아지랑이의 정경 또한 아름다워서 조선시대 유학자 한원진은 이를 보고 '적대청람'이라는 칠언시를 읊었다. 때문에 취적대는 적대청람이라고도 널리 알려져 있다.

김봉곤 훈장으로 유명한 마을마을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우회전하는 길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조금만 더 가면 선촌서당이 나온다.
선촌서당으로 가기 전 마을 주민 박하영(70)씨의 저택이 나오는데, 대문 주변에 그가 직접 만든 장승들을 보면 이곳이 예사 집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박 씨는 주민들과 관광객들을 위해 자신의 미술 전시관을 개방하고 있다. 관광객이라면 이곳을 한번 쯤 방문해 그의 작품을 감상하며 더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곳에서 백 여 m를 가면 만나는 선촌서당은 제법 웅장한 한옥으로 지어졌다. '신선마을'이라 따로 불리고 있는 이 곳은 김봉곤 훈장에게 자녀 교육을 맡기기 위해 전국 방방 곡곡에서 찾아온 학부모들로 들끓기도 한다.
이렇듯 선촌서당은 대국민 인지도가 높기에 평사마을 홍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마을 주민 A씨에 따르면 “김 훈장의 선촌서당이 온 뒤로 관광객의 유입이 늘고 땅값도 오른 게 사실이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한편, 주민들 사이에서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주민 B씨에 따르면 “선촌서당에 관광객들이 많이 올 시기에는 그 주변 논밭에 그들이 버린 볼썽사나운 쓰레기가 넘친다”며 “관광객 대부분이 차를 타고 오기 때문에 도로 주변에 매연도 많아져 빨래 널기도 힘들다”고 성토했다.

마을의 숙원사업은 경로당 건립
평사마을은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 하는 유서 깊은 동네지만 정작 제대로 된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은 없다. 임암수 이장을 비롯한 평사마을 주민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군청에 경로당(마을회관 겸함) 건립을 요구했으나 아직도 시행되고 있지 않다.
진천군 경로당 지원 조례 제2조 제2항을 보면 '행정리 중 기존 마을경로당이 없는 마을에 설치?운영되는 시설', '인근 만65세 이상 거주세대가 5가구 이상일 것' 등을 경로당 건립 지원 필요조건으로 하고 있다.
평사마을은 해당 조건이 모두 충족됐으나, 주민들에 의하면 “충족 조건이 모두 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건립 예탁금 마련 등의 문제로 제대로 시행이 되지 못해 아쉽다”고 토로했다.


임암수 이장

“경로당 건립 등 마을숙원 사업 위해 노력할 것”

임암수(76) 이장은 진천 토박이이며 노인회장 및 새마을지도자도 겸하고 있다. 임 이장은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이 없어서 주민들의 단합이 이루어지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계속해서 군청에 건립을 요청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이루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임 이장은 “또 다른 희망으로 주민들을 위한 운동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다”라며 “이미 군청에 부지허가 승인을 받았지만 과거 마을의 비품창고로 쓰이던 해당 부지의 소유자가 마을을 떠나 연락이 쉽지 않은 상태”라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미 흉물이 되어 버린 비품창고는 마을의 골칫덩어리인데 부지 소유자가 한시바삐 마을발전을 위해 협력해주기를 당부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평사십리 백사장 가는 길에 포장도로를 깔아 주민을 포함한 관광객들이 평사십리에 조금 더 편하게 갈수 있도록 행정당국이 힘써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최금남 부녀회장

“부녀회가 더 활성화되길 바래”

최금남(73) 부녀회장은 5년째 부녀회를 이끌며 마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사실 최 부녀회장은 임 이장과 부부사이이다.
최 부녀회장은 “마을에 노인정이나 마을회관이 없는 탓에 자택에 주민들을 초대해 해마다 행사를 진행 한다”면서도 “아무래도 자택에서 진행하는 행사는 한계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밖에도 해마다 불우이웃을 위해 마을연탄봉사나 쌀, 화장지 기탁 등을 하고 있다. 또한 임 이장과 머리를 맞대어 마을의 발전을 항상 궁리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마을 입구로 들어오는 도로에 풀이 무성한데, 마을의 적은 인력만으로 제초를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마을로 들어오는 도로는 비단 주민들만의 것이 아닌 관광객까지 사용하는 것이기에 행정당국에서 신경을 조금만 더 써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부녀회가 활성화되지 못해 모이기 힘든 게 아쉽지만, 앞으로도 부녀회장으로서 마을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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