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정주여건 만족도 郡·주민 미묘한 ‘온도차’
혁신도시 정주여건 만족도 郡·주민 미묘한 ‘온도차’
  • 김미나
  • 승인 2018.11.0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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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문화, 교육, 안전, 주거환경 등 열악 주민 불만 고조 군 “조사 시점인 지난해 6월 주민 입주율 최하위가 큰 영향”
충북혁신도시의 정주여건 만족도가 전국 10개의 혁신도시 가운데 '최하위'로 조사됨에 따라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진천군이 지난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만족도 조사 시점 및 방법 등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나서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이번 전국 혁신도시 정주여건 만족도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자유한국당)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충북혁신도시 정주여건 만족도는 40.9점으로 전국 평균 52.4점에 비해 11.5점이나 뒤쳐져 전국 '꼴지'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와 관련 주민들의 불만은 다르지 않다. 본보 취재팀이 혁신도시 주민들의 정주여건 만족도를 듣기 위해 주민, 아파트 입주자회, 맘카페 등을 대상으로 의견을 청취한 결과 의료, 문화, 교육, 안전, 주거환경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심각한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고령층과 어린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의료시설 부족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A(70) 씨는 “소방복합치유센터가 유치된다고 하지만 4년도 넘게 더 기다려야하는데, 현재의 상황에서는 너무 불편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임산부 B(38) 씨는 “산부인과도 없고 응급실을 갖춘 병원도 없는데다가 산후조리원마저 없어 출산 후에도 큰 걱정이다”고 성토했다.
이전 거주지보다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없다는 30~40대의 불만 역시 높았다.
B(32) 씨는 “그나마 있던 문화센터도 없어져서 아이를 데려갈 곳이 없는데다가 도서관 규모도 작고 영화관도 없어 어른도 아이도 갈 곳이 없다”며 “수영장이 없어서 아이들 수영강습을 위해 35분 거리의 청주 오창으로 원정간다”고 말했다.
주부들은 대형마트가 없는 점을 큰 불편으로 꼽았다. C(37) 씨는 “중소형 마트는 있지만 각종 생필품이나 피복까지 모두 갖추고 있지 않아 한계가 있다”며 “정기적으로 청주 롯데아울렛, 오창 홈플러스, 천안 코스트코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안전 문제에 관한 지적도 많았다.
D(36) 씨는 “주변에 공사장이 많아 신호를 받기 위해 대형트럭이 과속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며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도 보도블록 위에 주차하고 결국 인도를 침범해 운행하는 차량을 아이와 함께 마주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초등학교의 과밀학급 문제와 상급학교로의 진학 문제에 큰 불만을 드러냈다. 현재 옥동초 1학년의 경우 한 학급당 평균 29.3명이다. 지난 9월 교육부가 발표한 2016년 기준 한국의 초등학교 교사 1인당 학생 수 16.5명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A 학교 자모회장 E 씨는 “초등학교의 과밀학급 문제는 내년 두촌초가 개교예정이어서 그나마 어느 정도 해소될지 모르겠지만 고등학교가 1개뿐이어서 학생들이 상급학교로 진학할 시기가 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다”며 “진학문제로 이사를 고려하는 학부모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군은 충북혁신도시가 배후도시 없이 진천군과 음성군 경계의 면단위 농촌지역에 자리를 잡아 조성 초기 단계인 현재는 주민 편의시설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당초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공동주택 준공과 주민입주가 2018년부터 본격화되는데, 이번 조사의 시점이 2017년 6월 기준이어서 만족도가 낮을 수밖에 없었던 구조였다고 밝혔다. 또한 소방복합치유센터의 유치와 수영장 건립, 육아지원센터 등 주민 편의 시설이 개발계획에 따라 속속 준공할 예정이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주민 정주여건 조성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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