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혜원중학교 어머니회
광혜원중학교 어머니회
  • 정선옥
  • 승인 2009.05.2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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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이고 자율적인 면학분위기 조성위해 광혜원중·고교 분리·이전 ‘필수’


'엄마도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는 자조 섞인 말이 새어 나올 만큼 요즘 엄마 노릇 하기가 쉽지 않다. 현대사회는 자녀의 성장과 더불어 전통적인 어머니의 역할에 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을 더해 줄 것을 요구한다. 예전처럼 집 안에서의 독자적인 구상과 지도만으로는 수시로 바뀌는 교육정책과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 자연스럽게 학부모들은 조직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 꾸준한 대화를 통한 신뢰감 형성

한때 촌지, 치맛바람, 교권 침해 등을 이유로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었던 자모회가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다. '어머니회'라는 이름으로 다시 뭉친 이들은 과거의 어두운 자모회의 그늘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회원들은 무엇보다 선생님들과의 꾸준한 대화를 통해 형성된 신뢰를 중요시 여긴다. 어떤 관계든지 구성원 간에 믿음이 있어야만 그 존속성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어머니회는 정보교환의 통로

이전까지 어머니회의 역할은 학생들의 복지문제에 촛점을 맞추고 운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자녀들의 학습 방법과 진학, 교우관계 등에 대한 정보 교환의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광혜원의 경우는 교육기관이 편중되어 있는 진천읍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조차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의 교육열은 진천군 7개 읍·면 중 어디에도 뒤지지 않아 회원들은 집안에서의 전통적인 어머니 역할 뿐 아니라 집 밖에서도 학교와 교사들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 보조교사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가입할 수는 없는 광혜원중학교어머니회
광혜원중학교 어머니회의 자격은 자녀의 학교 입학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취득하게 되어 좋든 싫든 자녀의 졸업시까지 유지된다. 하기 싫다고 외면할 수도 없고 하고 싶다고 해서 무작정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전체 재학생 수가 470명인 광혜원중학교는 그 어머니들로 구성된 어머니회 회원 역시 470명으로 적지 않은 규모다. 본래 강제성이 있는 단체는 아니어서 대표성을 띤 15명 임원들의 수고와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고 있다.
본시 어머니회라는 모임 자체가 일반적인 단체와 달라 학교라는 커다란 틀 안에 자녀라는 공통분모와 유기적으로 얽힌 교사들과의 사회적 유대관계,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관계 속에서의 독특한 구성원 조합, 한시적인 회원 자격 등 어찌 보면 일종의 단체라기보다는 하나의 작은 공동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 바른 인성 함양을 지향하는 광혜원중학교
지난 1953년 상산중학교로 문을 연 이래 1956년 광혜원중학교로 개명해 오늘에 이르고 있는 광혜원중학교는 기초학력 책임지도를 통한 학습능력 신장은 물론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해 지속적인 인성교육은 물론 카네이션 효 사랑관을 운영해 체험위주의 경로효친을 가르치고 있다.
학교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에서 보여주는 학생들의 재기는 개개인의 개성을 인정해 주는 학교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독특한 개성이 넘치는 학생들의 표현력은 보는 이들을 감탄시킬만큼 출중해 획일적인 교육제도의 틀 안에서도 자유로운 사고와 표현력이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당연히 교사와 학부모들이 학생 개개인의 인격을 존중해 주고 신뢰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삼자가 꾸준한 만남과 대화를 통해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광혜원고의 분리·이전이 필수
회원들의 교육열은 인근의 어느 학교 어머니회보다 뜨겁지만 주어진 현실은 그렇게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1956년부터 한 지붕 살림을 해 온 광혜원고등학교와 2007년 서류상으로는 분리가 되었지만 아직 수업을 받는 교실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분을 공유하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
회원들은 아이들이 또래집단 보다 연령대가 높은 고등학교 아이들에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치이지 않을까 걱정이다.
하루 빨리 광혜원고와의 분리·이전이 추진되어 보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교육환경 조성을 광혜원 지역의 오랜 숙원으로 꼽는다.

■ 자녀를 좋은 환경에서 키우고 싶은 것은 당연한 욕심
회원들은 번듯한 도서관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교육 환경을 고려해 3번을 이사했다는 고사에서 보여지듯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고 싶은 것은 부모로서 당연한 욕심이다.
회원들은 고교 진학을 앞둔 자녀들을 가급적 진천읍이나 청주 등으로의 유학을 고려중이다.
광혜원 지역의 교육환경이 좋아져 자녀들을 가까이에서 공부시키는 날을 회원들은 고대한다.

■ 아이를 사랑하는 470명의 어머니
재학생 470명은 저마다 470명의 어머니가 있는 셈이다.
회원들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초등학교처럼 별도의 바자회나 수익성 행사가 없는 중학교 어머니회는 지난봄에는 참기름을 판매해 기금을 마련하고 오는 대동문체육대회 시에는 먹거리를 판매할 예정이다. 470명의 아이들을 다 내 아이로 생각하는 마음으로 자청해서 하는 일이다. 단 한 사람의 낙오자 없이 이 아이들이 당당한 성인으로 성장해 자신의 꿈을 이루고 사회에 공헌하는 삶을 사는 것이 모든 어머니들의 소망이다.



/미/니/인/터/뷰/

“아이들이 하루빨리 독립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길”

신 애 철 회장
신 애 철 회장

우선 학교 일이라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임원들을 비롯한 우리 어머니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소원이 있다면 우리 아이들이 훌륭하게 성장하는 일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지역의 오랜 숙원인 광혜원 중·고교의 분리·이전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돼 우리 아이들이 안정되고 독립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날이 앞당겨 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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