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번째 칭찬주인공) 허 선 미 진천군보건소 구강보건행정 담당
(스물여섯번째 칭찬주인공) 허 선 미 진천군보건소 구강보건행정 담당
  • 정선옥 기자
  • 승인 2009.07.16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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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과 장애로 고통받는 이들의 아픔을 덜어주는 것이 사명


보건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1992년 보건소에서 공직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허선미씨는 쉽지 않은 직업을 택한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전공을 살렸지요. 당시로서는 유망업종이었거든요”라며 꾸밈없이 웃는다.

치아 건강은 예로부터 오복 중 하나라 일컬을 만큼 사람이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요건 중의 하나다. 그러나 구강관리를 위한 의식과 시스템이 충분치 않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군 단위 지역의 경우 아무래도 관리가 소홀한 것이 사실이어서 구강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많다.

보건소에서 구강보건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허선미씨는 교실 안을 휘젓고 다니는 어린 꼬마들이나 동네 어귀에서 만나는 깊게 패인 이마의 주름이 보기 좋은 할아버지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처음 만나 진료를 할 때 흰 가운에 지레 겁을 먹는 꼬마들이나 타인 앞에서 입을 크게 벌려야 하는 민망함에 머뭇거리던 어르신들에게도 그녀의 웃는 얼굴은 이제는 너무나 친근하고 반가운 손님이다.

보건소 치과진료실과 병행하여 운영되고 있는 구강보건실은 보건소 내에서 운영되는 사업이라기보다는 방문보건사업의 성격이 크다. 수시로 학교를 방문해 치아홈메우기, 불소도포, 구강보건교육, 구강건강검진 및 실태조사 등을 통해 구강건강관리의 기본이 형성되는 유치원 및 초등학령기의 구강보건교육 및 구강질환 예방사업을 시행하고,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노인들을 대상으로 의치보철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건지소에서 환자진료만을 하던 때와는 달리 외근도 많고 내부적으로도 더 많은 업무를 요구하지만 그래도 치료받은 환자들이 감사하다는 말을 할 때는 보건서비스에 대한 보람과 긍지가 크다고 한다.

구강보건사업이라도 수혜대상자 중에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많다. 이런 경우에는 사실상 치과나 보건소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치과전문의가 대동하여 겨우 앉아서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고, 이럴 때면 집안에서 모든 일과를 처리해야 하는 환자들을 위해 짬을 내 컴퓨터를 가르쳐 주기도 한다. 퇴근 후에도 이따금 홀로 거주하는 노인들에게 안부 전화를 잊지 않는다.

이 길을 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지만 간혹 예산과 인력 부족의 한계에 부딪칠 때면 자신의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 가슴 아플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라는 그녀는 수급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보다 더 경제적 지원과 치료가 시급한 이들을 위해 관계 기관을 찾아다니며 발품을 파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신의 수고로 단 한 사람일지라도 빈곤과 장애라는 이유로 너무나 큰 고통을 받아야 했던 이들의 아픔을 덜어줄 수만 있다면 이것이 그녀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단다.

이런 그녀의 바람과 수고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지난 2004년에는 도지사로부터 도우수공무원으로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정말 많은 이들이 허선미씨를 '칭찬합시다'의 주인공으로 지목한 데에는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이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하는데 사람 좋아 보이는 그녀의 웃음 또한 사려 깊고 너그러운 성품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언제나 남을 먼저 배려하고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그녀는 어딜 가나 환영받는 존재다. 지역의 대소사를 챙기는 것은 물론이요 지역경제 활성화와 진천의 홍보를 위해 명절이면 지역 내 중소기업 제품과 특산물을 구매해 친지들에게 선물한다. 진천이 태어난 고향은 아니지만 2001년 결혼과 함께 남편을 따라 정착한 이곳이 고향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고, 남편과 아들, 딸이 살아가야 할 곳이기에 그녀는 진천을 고향으로 생각한다.

소소한 바람이라면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겠지만 그녀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다.

각 읍·면의 사회복지사들과 연계해 좀 더 많은 이들이 보건소를 이용하고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회생활에서 느껴왔던 서비스 마인드를 일에 접목시켜 한단계 발전한 보건서비스를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또 다른 소망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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