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혜원면 목화2차 아파트 공동체
광혜원면 목화2차 아파트 공동체
  • 최나훈 기자
  • 승인 2009.09.16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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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통 털어 성금에 보태는 어린이·장롱 밑 모은 돈을 기탁하는 어른!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곳


이웃 간 벽이 없는 광혜원 서쪽 끝에 자리잡은 아파트 공동체를 찾아 가슴 뭉클한 사연과 오순도순 마음을 가꿔가는 사람과 사람의 향기 속에 취해 본다. 우리 농부들은 예로부터 농사를 지을 때 땅에 구멍을 파고 콩 세 알을 넣고 묻었다. 한 알은 땅에서 사는 벌레가 먹고, 한 알은 하늘을 나는 새가 먹고, 마지막 남은 한 알은 싹을 틔워 인간이 먹기 위해서였다.
사랑은 나눌수록 커진다고 하지만 팍팍한 세상 살다보면 행동으로 실천하기 또한 쉽지 않다.
몇 사람만 모여 있는 장소에 가도 살기 힘들다고 모두들 아우성이다. 나 살기도 바쁜 세상에 남을 위해 봉사하기가 쉽지 않지만 소외된 이웃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가는 공동체마을이 있다.
광혜원면 서쪽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목화 2차 아파트(이장 손석재)가 그곳이다. 180세대 7백여 명이 넘는 사람들의 공동체에서는 엘리베이터 안 마주치는 이웃의 눈빛에는 정이 담겨져 있다.
어린이들은 만나는 어른들에게 꾸벅꾸벅 인사를 잘 하고, 어른들도 정겨운 사랑의 덕담을 건네는 풍경을 접하면서 참으로 살고 싶은 동네요, 살맛나는 동네이며, 옛날 시골의 어느 골목 같은 느낌을 받는다.

■ 백혈병 등 난치병 돕기 입주민 발 벗고 나서

1994년 입주민을 처음 받기 시작해, 어느덧 15년이 흘렀다. 현재는 자체기금마련이 어려워 공동체 화합의 한마당 행사를 하지는 않지만 3년 전까지 연중행사로 목화마을노래자랑, 명절 때 윷놀이, 체육대회 등 10여년 동안 다채로운 행사로 입주민의 친목을 도모했다. 손석재 이장(53)에 따르면 향후, 이 모든 행사를 다시 부활할 계획이란다.

부녀회에서는 기금마련을 위해 김과 미역 그리고 양말을 파는 장터를 연다. 수익금은 전액 공동체에 의해 쓰여진다. 몇년 전에는 단지내에 백혈병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어린이에게 희망의 불씨를 지펴주기 위한 3백여만원의 성금을 전달해 훈훈한 이웃 간의 정을 느끼게 했다. 당시, 단지 내 어느 어린이는 용돈을 모은 저금통을 털어 성금을 보탰고, 장롱 밑 한 푼 두 푼 모은 동전을 기탁해 이웃사랑의 의지를 몸소 보여줬다. 이 소식이 언론 등에 알려지자 녹십자에서 무료로 치료에 도움을 주기도 했단다.

5년 전에는 유방암에 걸린 주부를 돕기 위해서도 주민들은 팔을 걷고 나섰다. 친정에서 가져 온 쌀을 기탁하는 입주민도 있었다. 십시일반 250여만원을 모아 건네줬다. 미담과 선행으로 입소문이 번지면서 목화아파트 공동체에 대해 주변에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주민카페를 개설,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있다. 분기별로 주민 자발적으로 주변 대청소에 나선다. 쾌적한 주거 환경을 위해 내 집 못지않게 주변을 먼저 살핀다.

근접해 있는 면민들의 휴식명소인 화랑공원도 깨끗함을 자랑한다. 외지인이 80%이고, 원주민이 20%의 분포를 나타내지만, 이들에게 갈등과 반목은 없다. 일부 여타 아파트에서 새로운 입주민들은 불평과 단점을 늘어놓지만, 목화공동체는 단합이 제일 잘되는 아파트라며 주민마다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운다.

■'나 보다 이웃이 먼저'
살 맛 나는 공동체 사람들
“우리 공동체는 범죄가 없어요”

불경기 일수록 좀도둑이 설치고, 치안이 불안하다. 더군다나 입주민이 많은 공동주택은 숱한 사건의 표적일 수 있다. 그러나 목화 2차아파트는 예외다.
지난 5년간 범죄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CCTV가 완벽한 구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석재 이장에 따르면 CCTV한대당 방범대원 5명의 몫을 하고 있단다. 물론, 몇 년전만 해도 도둑들의 극성은 있었다. 자전거와 심지어 자동차가 분실되는 사례가 빈번했다. 그러나, CCTV의 위력은 외려 범죄자들을 주눅들게 만들었다.

화면을 캡처해 경고장을 만들어 붙였다. 제 발이 저린 것은 범죄자였고, 이후론 한 건의 분실사고도 없었다. 관내 경찰들도 관리사무실을 수시로 방문해 사례를 경청하고 모범사례로 꼽았다.

손 이장은 “마을보수사업에 대한 투자보다 CCTV확보에 심열을 기울일 방침”이란다. 주민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면내 최초 자발적으로 CCTV를 설치한 것도 또 하나의 자랑이다. 현재는 12개의 CCTV를 운용하고 있지만, 조만간 6개를 추가할 방침이다.

주변 50여미터 안쪽에 면사무소, 문화센터, 보건소가 위치해 있어 주거환경에 있어 어느 정도 혜택을 받고 있지만 목화아파트사람들도 바라는 점은 있다.

아무래도 음식점 등 상권이 주변에 형성되다 보니 단지내 놀이터에 들고양이의배설물로 인해 어린이들이 각종 질환에 노출될 우려가 높다고 주민들은 이구동성이다.

또한 놀이터를 고무바닥재질로 교체하고 노후시설을 제거해 교체 후 어린이 안전사고에 예방을 바라고 있다.

26평 세대가 옹기종기 모여살고 있는 공동체 마을은 서로간의 위화감도 없이 친목과 따뜻한 정만이 있을 뿐이다.

한편, 부녀회장 강성라씨(43)는 “앞으로도 주민들과 힘을 합쳐 이웃을 돕는데 최선을 다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부녀회원들은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밝은 아파트를 만들었다는데 “가슴이 뭉클해질 정도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드러나지 않게 아파트 입주민 간의 융화와 단합을 이끌고 있는 조남호 관리소장은 “아파트 일에 적극 참여해주는 부녀회원들과 노인회, 입주민들이 있기에 살기 좋은 아파트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라며 “평소 입주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공정하고 투명하게 업무를 추진하는 입주자대표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자신 보다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아파트가 쾌적하게 유지 관리된다는 각 주체들의 말에서 상대를 더 존중하고 감사해 하는 겸손을 읽을 수 있었다.
쾌적하고 살기 좋은 아파트는 무엇보다 이 같은 상호존중과 겸양의 미덕에서 시작되지 않을까?


/우/리/동/네/이/장/님/

손석재 이장
손석재 이장

"주민 숙원사업
이뤄지도록
앞장 설 것"

진천족구협회회장, 진천체육회이사 등을 맡고 있는 손 이장은 스포츠맨이다. 스포츠맨답게 활동력이 왕성하다.

집에서는 빵점소릴 듣는다. 남을 위해 산다고 핀잔 듣기 일쑤다.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을 몸소 실천하는 삶을 살고자 한단다. 주변 어려운 사정을 헤아려 따뜻한 정을 나누는 손 이장은 목화 2차아파트의 대표일꾼이다.

어려운 일에도 솔선수범하는 입주자 대표들과 주민들에게 감사의 말을 빼놓지 않는다.

“민들레처럼, 씨앗 욕심은 버리고 마음뿌리는 깊게 살고 싶다”는 그는 주민들의 숙원사업이 이뤄지도록 부단히 앞장 설 계획이다.

김진희 노인회장
김진희 노인회장

"서로 돕고 사는
미풍양속 살아있는
아파트라 자부"

“냄비에 찌개가 넘치면 냄비뚜껑 열어주는 노인들이 되어야 자식들이 좋아하는 21세기 노인이라 말할 수 있지요”

노인으로서 목화아파트를 위해 고생하는 운영위원들에게 노인기금으로 대접하고 공동체 발전을 위해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며 서로 돕고 사는 미풍양속의 미덕이 살아 숨 쉬는 아파트라고 자부한다.

현재 20여명 남짓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단다.


이기용 새마을지도자
이기용 새마을지도자
"쓰레기 없는 단지
깨끗한 환경 조성에 앞장"

듬뿍 묻어나는 인심 좋은 아파트, 소박한 마을의 모습 그대로다. 주민들의 의기투합된 모습을 보면 입주민으로서 고맙고 감사하다. 어렵고 힘든 분들을 돕는데, 젊은 사람이 먼저 손을 뻗쳐야 한다고 말한다. “쓰레기 없는 단지, 깨끗한 주거 환경에 젊은이가 앞장서 화목하고 아름다운 목화 2차아파트로 꾸며 볼 것”이라 전했다.



강성라 부녀회장
강성라 부녀회장

"튼튼한 부녀회 위해
봉사심 잃지않고 노력할 것"

강 부녀회장은 목화 주변에 푸른 나무들처럼 우리 아파트도 활력이 넘치고, 정이 담기며 행복이 가득한 아파트가 되기를 바란다 “목화 2차아파트 입주민은 모두가 한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서로 배려하며 생활하기에 정으로 이어진 울타리를 형성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부녀회에서는 울타리가 튼튼히 자리할 수 있도록 언제나 봉사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녀는 “우리 아파트 주민 모두에게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란다”며 주민에 대한 덕담도 잊지 않았다.



조남호 관리소장
조남호 관리소장
"편안한 주민 생활위해
최선 다
할 것"

조 소장은 목화 2차아파트에 근무하고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관리업무를 수행하면서 주민의 대표인 '입주자대표회의'를 성실히 보좌하고 주민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공동주택 관리와 관련된 각종 법령에 따라 이행해야 할 사항들을 철저하게 짚어 나갈 것”이라 다짐한다. 또한 “주민의 공동자산이 유실되지 않도록 하고 주거 생활에 불편한 점은 고치고 잘못된 사항은 개선해 주민 모두가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히고 아울러 친형제처럼 대해주는 입주민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우리마을 가볼만한곳

수양사(首陽祠)

광혜원면 회죽리 회안마을 뒷산자락에 있다. 사당은 정면 3칸, 옆면 1칸반의 맞배지붕 목조기와집으로 반칸의 앞퇴를 두었으며, 처마 밑에 '수양사'라고 현판을 달았다.

각 칸마다 이중의 분합문을 달고 내부는 통칸 마루방으로 처리하였으며 오인유의 위패를 중심으로 왼쪽에12위, 오른쪽에 13위를 위패를 봉안하였다.

주위에는 돌과 회를 섞어 담장을 두루고 기와를 얹었으며 정면에 '충의문'이라고 현판한 소슬삼문을 세웠다.

충의문 바로 왼쪽에는 중건비가 있는데 이에 따르면 본래는 1585년에 세웠던겄을 1988년 9월에 중건했다. 방형의 이중대석 위에 높이 117cm, 너비 42.5cm, 두께 18.5cm의 오석비신을 세우고 가첨서을 얹었으며 비문은 국한문 혼용으로 26대손인 오정환이씨가 짓고, 글씨는 권영구씨가 썼으며 88년 9월 18일에 세웠다.

한편 중건비 앞 왼쪽에 사적비가 있는데 거북대좌위에 높이 175.5cm, 너비 60cm, 두께 30.5cm의 오석비신을 세우고 두 마리의용이 여의주를 다투는 형상의 이수를 얹었다. 비문은 김동욱이 짓고 글씨는 김성규가 썼으며 진천군에서 1989년에 세웠다. 주위에는 화강암 보호 난간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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