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두번째 칭찬주인공)정기문 (사)대한노인회 진천군지회 사무국장
(서른두번째 칭찬주인공)정기문 (사)대한노인회 진천군지회 사무국장
  • 강성진
  • 승인 2009.11.02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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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거진천의 전설을 현실로 엮어내는 진천노인복지의 산증인


봄가뭄도 여름 무더위와 폭풍우도 모두 견뎌내고 다른 꽃들이 모두 피고 졌을때 비로소 은은히 꽃을 피워내는 들국화를 노인의 삶에 비유한 시(詩)는 1987년 전국 최연소 노인회 사무국장이라는 타이틀로 23년간 진천군노인복지관의 수족으로 일해오며 진천군 노인권익신장 및 노인대학을 활성화 시키면서 전국 최우수 기관으로 성장시켜온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좌우명으로 살고 있는 진천군노인복지회관의 정기문 사무국장이 직접 지은 시다.

정국장은 경남 하동군 금남면에서 출생해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1973년 청원농림학교(정규중학교에 가지 못한 아이들을 가르치던 학교) 교사일을 시작으로 사회봉사에 뛰어 들었다. 이후 민방위정신교육강사, 진천문화원 사무국장(1975)을 역임하면서 1979년도 지역대축제인 제1회 상산축전을 기획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진천문화원 부설 노인대학이 창설돼 2기 졸업생을 배출하는 동안 수입이 전혀없는 봉사일은 그에게 심각한 생활고를 가져다 주었고, 집안의 가장으로서 생활고를 이겨내기 위해 집유소 차량운행을 시작했다. 그는 그때가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준 시기라고 회고한다. 집유소 화물차 운행으로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었던 일을 버리고 40만원을 제시하며 노인회 일을 맡아달라는 제안은 어쩌면 당연히 반려했음직 하지만 정 국장은 '그래 내 인생 끝까지 이 길을 달려 노인들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을 인생 최고의 보람과 가치로 여기며 살아보자'고 결심하면서 안정된 삶을 보장했던 모든 일을 버리고 노인회 일을 시작했다.

진천군노인복지회관은 우리지역 어른들 사회에서 '생거진천궁(宮)'으로 통한다. 그래서 어르신들은 회관에 들고 나설 때를 '입궐' , '퇴궐'이라고 한다. 그리고 궁내의 최고 상전은 노인회장이 아니다. 연세불문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면 누구나 상전이요 임금처럼 수발을 받는다. 이 자발적 도우미활동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1년 365일 한결같다. 이렇게 인생 황혼기를 맞이한 생거진천궁의 어르신들은 서로에게 손과 발이 되고 힘이 되어준다. 이 멋지고 아름다운 동행을 바라 볼 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진다.

정국장은 노인회를 운영하면서 '만인에게 사랑을, 모든일에 너그러움을…' 이라는 슬로건으로 관내 260여개 경로당 관리, 독거노인 찾아 돌보기, 노인대학, 노인취업센터운영, 독거노인복지서비스 원스톱지원센터, 노인종합복지회관 수탁운영 등 노인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생활을 영위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있다.

그는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 전국의 노인복지 관련 세미나를 찾아다니고 고령에도 일과에 중복되지 않는 이상 운전도 직접하며 역동적으로 살아간다. 이런한 정사무국장의 열정이 복지회관 전체를 가들 채워서일까? 노인회에서 운영하는 기관의 선발주자로서 전국에서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다. 그뿐이 아니다.
노인대학 출신 노인들로 구성된 들국화봉사단은 현재 260명이 넘는 회원이 활약하며 명성을 떨치고 있는데 다른 지역은 노인대학을 졸업하면 인연이 끝나 버리기 일쑤지만 진천군 노인대학 졸업생들은 동창회를 조직, 매월 만남을 가져 좋은 인연을 이어가면서 자타가 공인하는 '노인사관학교'라고 불리며 주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렇듯 (사)대한노인회 진천군지회가 반석에 오른데는 뒤에서 남모르게 땀흘려온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누가 봐도 정국장은 진천군노인복지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국 최연소 노인회 사무국장으로 시작해 23년을 한결같이 진천노인복지실현을 위해 헌신해온 정국장은 내년이면 퇴임을 맞게 된다. 퇴임 후 계획을 묻자 "23년간 진천노인복지회관에서 일해오며 가정을 방임하다시피 살았습니다. 퇴임 후엔 아내 권덕자(56) 여사의 남편으로서 아들 충식(32)과 딸 인희(30)의 아빠로서 가정복지를 실현하는데 여생을 보내볼까 합니다"라며 웃음지어 보였다.

노인복지는 경로우대증의 두께에 있는 것이 아니다. 가정의 달에만 차려내는 경로잔치 상에 있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정 국장이 던져주는 아름다운 메시지를 사회적 에너지로 승화시켜 건강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있지않나 싶다. 오늘도 진천군노인복지관엔 생거진천(生居鎭川)의 전설을 현실로 엮어내는 아름다운 동행의 주인공 정기문 사무국장이 있기에 진천군 노인복지의 전망은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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