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면 사당리 관지미 마을
이월면 사당리 관지미 마을
  • 강성진
  • 승인 2009.11.0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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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산 아래 천혜 명당이라! 풍수좋고 인심좋은 사당리 관지미 마을


들녁엔 은빛 억새와 수확을 앞둔 황금빛 벼 물결로 출렁이면서 장관을 이루는 9월 말경. 이월면소재지를 지나 대막삼거리에서 덕산방향으로 2km정도 달려 왼쪽으로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는 사당리 관지미 마을을 찾았다.
취재진이 관지미 마을을 찾던 날 마을엔 '추석맞이 마을청소'부역이 있었는데 마을회관에서는 아낙들이 고기를 삶고 찌게를 끓이며 음식을 준비하고, 남정네들은 마을 곳곳의 잡초와 쓰레기를 치우며 명절에 찾아올 아들딸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정겨운 시골의 정취라고 할까? 마을 앞으로 실개천이 흐르고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와 벼가 익어가는 마을 앞뜰(드네모동)에서 잔뜩 고개를 숙인채 인사를 건네는 관지미의 아름다운 풍광은 지나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 600년 전 절터에 관지미라는 샘에서 유래한 마을
사당리는 본래 진천군 만승면지역이었다. 1914년 일제의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당촌리, 외당리, 사산리 일부를 병합해 사산과 당촌의 이름을 따 사당리라 명명하고 이월면에 편입했다.
지금은 도시로 떠나고 거의 유명무실하지만 나주김씨가 대성을 이뤘던 마을이다.
관지미는 살천이 남쪽에 있는 마을로 예전에(500~600년 전으로 추정.) 이곳에 절이 있었는데 절 밑으로 조그마한 샘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산꼭대기에서 물이 난다. 이 샘을 '관지미'라 했는데, 이 샘 이름이 마을 이름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다른 견해도 있다.
관지미는 볼 관(觀)과 지초 지(芝)자를 따서 예전부터 마을에 지초라는 아름다운 야생화가 많아 붙혀진 이름이라는 설, 관지미의 관이 벼슬관(官)자를 써서 예전부터 벼슬길에 오른 사람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 등 다양한 견해를 들을 수 있었다.
관지미에서 사산쪽으로 가는 모퉁이인 '돌모랭이', 돌모랭이 서북쪽에 있는 골짜기 이름인 '뒤지골', 관지미 마을 앞에 있는 넓은 들녁 이름인 '드네모동', 이덕도로에서 관지미로 들어오는 입구 골짜기 이름의 '막골' , 관지미 뒷산이름인 '망월산(望月山)', 관지미 동북쪽에 있는 들인 '새보들' 등은 사당리 관지미의 오랜 지명들이다

♣ 마을 현황과 출향인
마을 품앗이가 있는 날이지만 젊은 사람들이 모두 도시로 빠져나간 마을엔 김기형 이장을 제외하곤 온통 노인들 뿐이다.
사당리 관지미마을은 1970년대만해도 마을에 30여호가 넘는 인구수를 가졌었지만 여느 농촌마을과 마찬가지로 관지미도 노령화가 완전히 정착되었음을 보여준다.
마을이장이 새마을지도자일에 대동계장일까지 맡아서 해야하는 실정이니 그 만큼 어려움도 크리라.
현재는 11가구에 25명의 주민들이 오순도순 한식구들처럼 지내며 살고 있다는 관지미 주민들은 주로 벼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65세가 훌쩍넘은 노인들이 많은 만큼 힘들고 큰 농사는 못하고 있고, 산자락에 걸쳐 있어 밭(田)이 거의 없는 관지미는 벼농사 농가들이 대부분이다.
25명밖에 되지 않은 아담한 마을이지만 관지미의 관자가 官이라는 해석에 걸맞게 성공한 출향인들도 적지 않다.
신용달 노인회장의 둘째 아들인 신원재(56)씨는 서울 대방동의 중학교 교장으로 있고, 마을 최고령자 윤주병씨의 막내아들 윤만중씨는 청주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오동환씨의 맏아들 세성(54)씨도 대전외환은행 지점장으로 있고, 김순희씨의 맏아들 한기환씨는 청주의 초등학교교감으로 재직 중이라고 했다.
또한 관지미 마을주민 대부분은 70세가 넘는 노인들로 예전같으면 곰방대물고 나무그늘에서 장기나 두며 남은 여생을 보낼 나이들이지만 물좋은 망월산 아래 천혜의 자연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70, 80세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건강하고 정정함을 유지하며 농사를 짓고있다.

♣ 마을숙원
노령화가 정착된지 오래된 관지미에서 이장, 새마을지도자, 대동계장일 등 1인 3역을 맡아 대소사를 책임지고 있는 김기형이장은 마을에 철거되지 않은 빈집이 4채나 있어 미관상 좋지 않아 조속한 시일내에 빈집을 정비할 것이며, 지초라는 야생화마을의 유래에 걸맞게 관지미마을 조경사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떠나는 마을에서 돌아오는 마을을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마을회관에 정자를 지어 노인편의를 도모하고 주민들이 한여름 무더위를 피할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마을의 숙원임을 이야기했다.


/우/리/동/네/사/람/들/

김기형 이장
김기형 이장
언젠가 떠난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는 농촌
만드는 것이 이상향


주민대다수가 70세가 넘는 고령의 평균나이를 가진 관지미 11가구 25명의 대표자이자 새마을지도자, 대동계장 등 1인 3역을 수행하고 있는 김기형이장은 진천군농민회 회장으로 1992년부터 농민회 활동을 시작해 WTO문제, 한미FTA, 쌀수입개방문제 등 지역농업인 권익을 보호하는 일에 앞장서온 인물이기도 하다.
충북대 법학과 출신의 그가 자신의 고향인 사당리 관지미에서 직접 수박농사를 경영하면서 “지금은 교육을 위해 먹고 살기 위해 떠나는 농촌이지만 언젠가 교육을 위해 잘 살기위해 돌아오는 농촌을 만드는 것”이 그의 이상향이자 그가 농촌을 지키는 이유라고 소개했다.


신용달 노인회장
신용달 노인회장
마을 사람들에게
여름철 햇빛가릴
마을정자 지어주고싶어

사당리 관지미에서 태어나 84년을 마을을 지키며 살아왔다는 신용달 노인회장은 “모두 떠난 자리엔 빈집만 남아 있어 조금은 을씨년스럽기까지한 마을실정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현재 거주하고 있는 25명의 주민들은 한집에 살고 있는 것처럼 우애깊은 형제처럼 살아가고 있다” 면서 “경로당에 마을정자를 지어 부락민들에게 무더운 여름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순자 부녀회장
박순자 부녀회장
마을 주민들간
사랑실천과
화합위해 앞장설 것

5년째 마을의 부녀회장직을 맡고 있는 박순자 부녀회장은 “동네 주민들 모두가 웃음을 잃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며 사는 것이 바램” 이라며 “비록 가가호호 노인들만 남은 시골이지만 건강한 사람들의 장수마을입니다. 주민들간 사랑실천, 마을주민의 화합을 위해 앞장설 것이며, 마을주민을 한마음 한뜻으로 결속시키는 일에 이장님을 도와 최선을 다할 것” 을 다짐했다.




스쿠터 타고 마을 누비는 윤주병 할아버지

“마을에서 나는 맑고 깨끗한
물이 건강 지켜줘

스쿠터를 타고 산으로 들로… 아흔이넘는 고령에도 정정함 과시.
아흔이 훌쩍 넘은 나이임에도 산으로 들로 이월장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는 윤주병 할아버지(93)는 “오래전부터 마을에 관지미라는 샘이 있었을 정도로 마을에 나는 물이 깨끗하고 청정한 곳에 살다보니 건강을 잃지 않고 지금껏 산게 아니겠냐?”고 말하며 동네에서는 스쿠터타는 할아버지로 유명인사다. 지난 7일 진천읍게이트볼장에서 열린 노인의날기념 게이트볼대회에서 장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우리마을 가볼만한 곳 - 130년 수령을 자랑하는 엄나무

이월면 사당리 산 16번지에는 군보호수로 지정된 마을나무인 엄나무가 있다. 수령은 130년이 넘었고, 수고는 12m에 나무둘레는 2.5m를 넘는다.
엄나무 중에서는 충북권 보호수중에서도 손가락에 꼽는 나무라고 소개했다.
엄나무는 음나무 또는 엄목,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지방에 따라서는 개두릅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지는 굵고 크며 밑이 퍼진 가시가 있고 갈래조각에 톱니가 있으며 잎자루는 잎보다 길다. 나무껍질은 약용, 뿌리와 어린잎은 식용으로 이용하며 농촌에서는 잡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음나무 가지를 대문 위에 꽂아 두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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