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섭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
송기섭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
  • 정선옥 기자
  • 승인 2009.12.08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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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대표기자의 취중Talk! 스물두번째 손님


근간 온 나라가 세종시와 4대강 살리기 사업 이야기로 들끓고 있는 가운데 국가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최일선에서 진두지휘 하고 있는 우리고장 진천 출신의 송기섭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을 취중토크 자리에 초대해 그간의 근황과 온 국민의 관심사인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 보았다.
건설교통부 도로정책팀장, 서울지방 국토관리청 도로시설 국장, 본부 도로환경과장, 도로관리과장, 도로정책 팀장을 거쳐 충북 출신으로는 최초로 지난 2007년 제 30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으로 부임해 중부권의 기반시설 조성을 책임지고 있는 송기섭 청장은 냉철한 판단력과 거침없는 추진력으로 업무 능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국토계획 및 도로분야의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이면서 또한 이면에 숨겨진 그의 소탈하면서도 따뜻한 인간적인 면모는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상대방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Q 충북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으로 부임하셨는데 우선 진천군민들에게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서 하는 일을 간략히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A 도로와 하천은 우리가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필수시설이자 지역발전은 물론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국가 기반시설입니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국토해양부 소속으로 대전, 충남북 지역의 국도와 국가하천의 건설 및 관리, 관내 건설공사에 대한 품질 및 안전관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 토목공학을 전공하셨고 근무경력도 주로 도로 등 토목 분야이신데 토목을 선택하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A 어릴 때 흙장난이나 물장난을 하다가 옷을 버리고 어머니께 혼날까봐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집 어귀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추억이 누구에게나 있지 않습니까? 당시에는 흙이나 물이 유일한 장난감이자 친구였지요. 그렇게 보낸 유년시절이 저에게는 서울시립대 토목과에 입학하게 된 동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더구나 토목은 단순히 흙을 파고 쌓는 것이 아니라 치밀한 계산과 분석이 필요한 과학이자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예술적인 가치도 있습니다. 거기에 국가 기반시설을 구축한다는 자부심도 있구요.

Q 공직에 몸담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당시 주변의 권유도 있었고 스스로도 공직에 몸담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울시립대 4학년에 재학 중이던 1978년에 제14회 기술고시에 합격한 후 다음 해 5월 국토해양부의 전신인 건설부에 첫 발령을 받아 공직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국가 사무관이라는 자리는 군수 또는 도청의 과장에 해당하는 고위 공무원으로 공직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지요.

Q 30년이라는 세월을 한 길만 걸어오셨는데 후회해 본 적은 없으신가요?

A 공무원은 꿈과 명예를 먹고 사는 직업입니다. 지금까지 공직에 있으면서 그 생활을 후회해 본 적은 없습니다.

Q 초반부터 너무 딱딱한 이야기만 여쭤본 것 같은데 취중토크 손님 모두에게 드리는 질문입니다만 평소 주량은 얼마나 되십니까?
A 술은 잘 못하는 편입니다. 집안 내력이어서 형제들이 다 술을 못합니다.

Q 지금 온 나라가 세종시와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어수선한데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최일선에서 사업을 진두지휘 하고 계시는 청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A 정부에서는 미래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하는 한편, 지역의 새로운 발전동력으로 삼고자 4대강 살리기를 국가 핵심사업으로 추진중에 있습니다. 2012년 사업이 완료되면 풍부한 수량의 확보와 물론 친환경 친수공간 조성으로 주민들의 여가활용은 물론 관광 활성화로 지역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여름철 홍수로 인해 연평균 6조 9천억 원의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또한 그 피해 복구를 위해 매년 천문학적인 숫자의 돈을 쓰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 진천군도 지난 2006년 7월 덕산면 소재지가 홍수로 물에 잠기지 않았습니까?
반면 우리나라는 연 강수량의 62%가 집중되는 여름철을 제외하고는 물이 부족해 실제 지난 2008년에는 33개 시·군에 제한급수를 실시했고, 22개 시·군에 운반급수를 실시한 사례가 있습니다. UN에서도 우리나라를 이미 물 부족 국가군으로 분류하고 2016년엔 10억t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Q 그럼 충북권의 공사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A 충북지역은 청주 미호천과 충주 남한강 구간에 사업이 집중되어 있고 당초 제외되었던 미호천/작천보 개량사업은 지역의 강력한 건의로 사업에 반영되었습니다.
정부는 지난 6월 8일 16조 9천억원을 투자하는 4대강 기본계획을 확정했습니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서는 금강 전구역과 한강 상류부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중 충청권에는 총 2조 9천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충북권에 1조 2800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2012년까지 순차적으로 투입될 예정입니다.

Q 일각에서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대기업을 위한 사업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데요.
A 도급, 하도급, 자재/장비 등 다단계를 거치는 건설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현금의 순환이나 일자리 창출에 빠르게 반응해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충청권 금융, 도소매업 등 28개 업종 중 건설산업의 고용 유발 순위는 16만명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유발액도 1위를 차지합니다. 앞으로 발주될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지역 업체가 50% 참여토록 하고 그 외에도 여러가지 형태로 지역업체가 동참토록 해 경제적인 생산 유발 효과를 극대화 시킬 것입니다.

Q 대화가 너무 4대강 살리기 사업 쪽으로만 흘러가는 것 같지만 많은 분들이 이 사업이 대운하 사업의 전단계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거든요?
A 적지 않은 분들이 그런 우려를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압니다만 4대강 살리기 사업과 대운하 사업은 근본적으로 그 사업 목적이 다릅니다. 운하는 물류 중심의 시설로 수로 구축과 유량 확보, 운항 시설에 중점을 두지만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홍수방어, 환경 개선, 친수공간 조성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비교해 보더라도 운하는 선박 운항을 위해 6~9m의 수심이 필요하고, 운항을 위한 갑문, 터미널과 물양장 같은 운항시설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4대강 살리기 계획에는 대형보나 갑문 같은 시설계획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환경을 훼손하는 사업이 아니라 복원하는 사업입니다. 따뜻한 시각으로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Q 현재 진천군에 대전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론 어떤 사업이 있습니까?
A 현재 저희 대전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면 많은 사업이 있습니다만 굵직한 사업으로는 중부고속도로 연계 간선도로망 확충을 위한 진천IC~금왕 구간과 진천~증평 구간 도로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진천과 경기도 안성지역의 연결교통망 확충을 위해 진천~두교리 간 도로건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진천지역의 교통 사망사고 발생지점의 추가 사고 방지를 위해 현장 조사를 거쳐 안전시설을 확충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수해 상습지인 성암천과 군자천, 초평천 일대 개선사업과 미호천 평산지구 하도준설사업과 백곡천 생태하천조성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Q 진천 출신의 청장님이 계시니 우리 진천군민들로서는 든든한 우군을 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A 제가 고향이 진천이라고 해서 무리한 특혜를 주지는 않습니다. 공직자로서 그렇게 해서도 안되구요. 하지만 마음이 쓰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업 시행시 우선 순위를 정할 때는 어쩔 수 없이 마음이 고향으로 쏠리게 되어 있지요. 제 권한 내에서는 당연히 우선순위를 두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또 그만큼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지요.

Q 진천에서 보낸 유년시절 이야기를 좀 해 주시죠.
A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집안 사정이 많이 어려웠습니다. 중학교에 다닐 때는 차비가 없어서 매일 왕복 50리를 걸어다녔지요. 3년 동안 등하교 시간에 달리 할 게 없으니 교과서를 통째로 외웠겠지요. 덕분에 고교 입시가 다가올 즈음에는 성적이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Q 집안 형편이 어려워 먼 길을 걸어다닌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을 수도 있겠네요. 수조원대의 예산을 집행하는 자린데 막중한 업무에 대한 부담도 많으실 줄 압니다. 특별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있으신가요?
A 사실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대학시절엔 쇼펜하우어처럼 비관적이었습니다. 세상을 삐딱하게만 보고 삶 자체를 부정하던 때였으니까요. 목표에 대한 집념이 없었다면 그 시기를 이겨낼 수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굉장히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로 변했습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이제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주어진 결과에 수긍합니다. 가급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으려 노력하고 실제 많이 받지도 않습니다. 조그만 일에도 스트레스 받고 하나부터 열까지 연연하는 사람이었다면 지금까지 공무원 생활을 할 수 없었을 겁니다.

Q 청장님 생활 신조는 무엇입니까?
A 말 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실천하는 사람이 되자'는 것입니다. 워낙 남에게 빚지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 때문인지 그날 할 일을 그날 끝내지 않으면 밥이 잘 넘어가지 않습니다. 잠 자는 동안에도 계속 생각하게 되니 숙면을 취하기도 어렵구요. 그래서 일단 하려고 마음 먹은 일은 끝까지 하고야 마는 성격입니다.

Q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사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젊은 시절 일의 성공을 위
해 가정을 등한시 해 후회된다는 분이 많습니다. 청장님의 경우는 어떤 편이신가요? 아내에게는 어떤 남편, 아이들에게는 어떤 아빠이신가요?
A 아내와 아이들에게는 너무 미안하고, 그리고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아침 일찍 출근했다가 밤 늦게나 퇴근해 돌아오면 아이들은 이미 잠들어 얼굴을 마주 대하기조차 쉽지 않았거든요.
예전에 어르신들이 젊을 때 일만 하느라 정작 아이들이 한창 예쁘게 자랄 때 봐주지 못했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도 그런 생각이 가끔 듭니다. 그래도 집사람이 제 몫까지 아이들을 바르게 키워줘서 집사람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긴 하지만 아빠는 국가를 위해 평생을 헌신하고 노력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합니다. 이제는 아이들이 다 커서 저를 이해해 줍니다.

Q 사모님은 어떻게 만나셨나요?
A 실은 진천중학교 교감과 진천고등학교 교장을 역임하신 조병두 선생님이 제 장인어르신입니다. 장인어른의 적극적인 주선으로 집사람을 만나 결혼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장인 어른께선 늘 인재를 키우는 것이 지역을 살리는 길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 역시 그 생각에 공감하구요.

Q 인재를 알아보신 거지요.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꼽으신다면요?
A 제 어머닙니다. 아버님이 여덟살 때 돌아가셨는데 그 때 어머님이 마흔이셨습니다. 다섯 살 짜리 동생이 상복을 입고 철없이 뛰어다니던 기억도 납니다만 집안에 재산이 있었던 것도 아니니 여자의 몸으로 얼마나 고생을 하셨을 지는 눈으로 보지 않아도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참으로 강인한 분이셨습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 그러하겠지만 어머님의 희생과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것입니다.
어려운 일에 직면했거나 지칠 때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이겨내곤 했습니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힘이 나거든요.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저를 자식처럼 키워주신 충청북도 의원으로 계시는 송은섭 형님과 형수님께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퇴임 후 진천으로 내려오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청장님의 능력을 고향의 발전을 위해 쓰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A 지금 당장은 충청권 기반시설 조성을 책임지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의 직무를 수행 중에 있으므로 충청권 간선 도로망 확충과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국책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공직자는 어느 자리에 있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당연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오랫동안 도로정책과 도로건설 업무를 수행하면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선진형 도로체계
를 구축하는데 미력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지난 30년 간 국가의 녹을 먹으면서 쌓아 온 커리어를 국가와 국민에게 다시 환원하는 것이 공직자가 당연히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공직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고향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고향을 위해 뭔가 해야 하지 않겠냐고 물으시는데 당연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해야지요. 진천군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를 키워준 고향을 위해 성심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고객만족 지향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고품격·친환경 기반시설 조성을 통한 중부권 발전지원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2007년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으로 취임하면서 공식석상에서 그가 처음 밝힌 취임 소감이다. 조직을 다스리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고위 공직자로서가 아닌 거대 기관을 소신있게 경영하는 진보적인 마인드를 가진 그다. 1978년 공직에 입문한 지 만 30년을 넘기며 그가 쌓아 온 경력 만큼이나 우리나라의 도로 역시 많은 발전과정을 거쳐왔다. 넓게는 우리 나라에, 좁게는 우리 지역에 그가 가진 커리어만큼 더 많은 발전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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