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민속보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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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선호 기자
  • 승인 2019.02.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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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화랑정신 계승하는 사람들
화랑민속보존회원들이 ‘2018 화랑놀이 춤 발표회’에서 궁무사 시사례를 선보이고 있다.
화랑민속보존회원들이 ‘2018 화랑놀이 춤 발표회’에서 궁무사 시사례를 선보이고 있다.

 

화랑의 본향에서 전통문화 계승 발전해
진천 고유의 역사 문화 자원 발굴 활발

기원후 7세기 신라는 고구려, 백제에 둘러싸여 국가 존망의 위기를 겪고 있었으나 마침내 삼국통일의 대업을 달성했다. 여기에는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그 중 주목할 수 있는 것이 화랑도(花郞徒)다. 화랑은 심신 수련을 하는 신라시대 무사 집단으로 세속오계 등 한국 고유의 이념을 따르는 집단이다. 이들의 정신을 예술로 구현한 것이 바로 '화랑무'다. 화랑무는 진천과 경기도 안성지방에서 활동하던 화랑들에게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화랑무는 젊은 화랑도들의 기상을 표현한 군사훈련 같은 춤으로 지금의 제식훈련과도 비슷하다.
 오직 구전과 도제식 전수로서만 내려올 수밖에 없는 이 화랑무를 진천지역에 알리기 위해 애쓰는 이들이 있다. 바로 화랑민속보존회(회장 박은주)다.

 

화랑무 동아리로 시작해
화랑민속보존회는 지난 2015년에 화랑무 동아리로 시작했다. 박은주 회장을 비롯한 동아리 회원들이 ‘화랑 정신과 흥무대왕 김유신과 관련된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발전한다’는 기치아래 지난 2017년 ‘화랑민속보존회’로 첫 발족을 했다. 보존회는 화랑 전통문화 보존을 위해 학술사업, 화랑무 전수 및 보급 사업, 화랑무 공연 등을 주로 하고 있다. 신생단체지만 그럼에도 회원들의 화랑 전통을 계승하려는 의지는 높은 편이다. 단합이 잘돼 회원들 각자 생계가 있음에도 각종 축제 참여율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한 회원은 깁스를 하고도 연습에 참여하는 열정을 보였다고 한다. 현재 화랑민속보존회에 등록돼 있는 회원 수는 36명이고 연령대는 다양한 편이다. 회원은 화랑 문화 보존에 뜻이 있는 군민 누구나 가입 가능하다. 

 

무형문화제 장인에게 직접 전수받아
화랑민속보존회는 화랑 전통문화의 보존과 계승을 위해 경기도 무형문화재 유청자 안성향당무(安城香堂舞)보존회장에게 화랑무를 직접 전수 받고 있다. 향당무는 안성과 진천 지역에서 활동하던 화랑들의 풍류로부터 발원된 춤으로 알려져 있는데, 남성적인 화랑무와 여성적인 승무 등의 춤으로 나뉜다. 일설에는 화랑무가 일제 강점기 때 진천의 황호법사로부터 전수됐다고 한다. 보존회는 향당무 전수교육보유자인 유청자 회장에게 화랑무를 직접 강습 받고 있다. 유청자 회장에게 화랑무를 도제식으로 전수받은 보존회는 전통의 맥을 잇게 하기 위해 가르침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문서화하고 있다. 또 이를 통해 보존회는 유청자 회장과 함께 매주 목요일 18시 30분에 읍사무소 2층 중회의실에 모여 하루 2시간 동안 회원들과 화랑무 강습을 하고 있다. 보존회는 2019년 상반기에 궁무사도 강습을 할 예정이다.

 

군민들에게 화랑문화 널리 알려    
화랑민속보존회는 유청자 회장에게 전수받은 화랑무를 군민들에게 선보이는 활동도 하고 있다. 보존회는 진천교육지원청과 연계해 군내 학생들에게 화랑문화에 대해 알리고 화랑궁무사(활을 쏘기 위한 과정을 몸짓으로 표현함), 화랑승전건무(전쟁에서 이긴 것을 수건춤을 통해 축하하는 것을 표현) 등을 가르쳐 무대에서 선보이게끔 하고 있다. 특히 보존회는 지난해 11월 15일 화랑유치원, 성암초등학교와 연계해 진천군민회관에서 ‘2018 화랑놀이 춤 발표회’를 선보여 관객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화랑유치원생들이  ‘화랑건유희’를 통해 청색과 홍색 천을 들고 아름다운 율동을 표현했다. 이어 화랑민속보존회 회원들이 활을 쏘기 위한 과정을 몸짓으로 표현한 ‘궁무사 시사례’를 공연했고, 궁사복장을 한 성암초 학생들이 활을 쏘는 ‘궁무사놀이춤’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보존회는 이밖에도 지난 2017년 진천군마을가꾸기대회에서 공연을 선보인 뒤 입상을 하기도 했다.
신생단체인 화랑민속보존회 회원들은 화랑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첫째는, ‘직접 찾아가는 마을 활동가’로서의 계획이다. 예컨대 산골 오지의 마을까지 찾아가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을 포함한 주민들에게 직접 화랑문화에 대해 알리는 방식이다. 직접 찾아감으로서 역사 컨텐츠를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게 알려 주는 것이다. 보존회는 이밖에도 학생들을 위한 화랑과 관련된 군내의 역사적인 장소를 답사하는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다. 서발한사당 터, 김유신 탄생지와 태실, 연보정 등의 장소들을 탐방해 역사적 가치를 규명하고, 보존·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활동이다.

‘2018 화랑놀이 춤 발표회’에서 화랑유치원생들이 ‘화랑건유희’를 선보이고 있다.
‘2018 화랑놀이 춤 발표회’에서 화랑유치원생들이 ‘화랑건유희’를 선보이고 있다.

 

인터뷰

“화랑문화 계승의 첨병(尖兵) 될 것”

박은주 회장
박은주 회장

박은주 회장(49)은 과거 화랑무 동아리로 회원들과 뜻을 같이하여 화랑민속보존회를 발족한 이래로 계속해서 회장직을 맡고 있다. 박 회장은 “화랑민속보존회의 운영 자금 대부분은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회비로 충당하고 있다”며 “열악한 환경에서도 회원들이 열심히 따라와 줘 늘 고맙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급격한 산업화와 더불어 전통문화가 점차 사라져가는 때에  기원이 오래된 화랑무를 전승, 보존하고 있음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좀더 체계적으로 화랑무를 보존하고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게 하도록 행정당국에서도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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