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면 삼용리 용사마을
이월면 삼용리 용사마을
  • 이재홍
  • 승인 2019.02.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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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은 우리마을로 오세요”
마을 전경
마을 전경

 

주민 30% 귀농·귀촌인, 토착민들과 화합이뤄
멜론, 레드향, 콜라비 등 다양한 시설 채소 재배 적격지

귀농할 때 생각해야 하는 건 참 많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이웃해 살 사람일 것이다. 이월면 삼용리 용사마을(이장 김광희)은 귀농인이 전체 마을 사람 중 3분의 1에 달할 정도로 비율이 높다. 그러면서도 마을이 신구 조화를 이루며 화목하게 사는 마을로 유명하다. 토착민과 귀농인이 화합하며 평화로운 삶을 이루는 곳 용사마을을 찾았다. 

귀농인을 환영하는 마을
용사마을은 진천읍에서 진광로를 타고 학성초등학교를 지나 장방들을 지나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마을이다. 
용사마을에는 현재 총 47가구에 70여 명의 사람이 살고 있다. 마을 이장직을 맡은 김광희 씨는 다른 마을 이장과 비교했을 때 젊고, 마을 토박이가 아니라 90년대에 용사마을에 들어온 귀농인이다. 장방들이 시설작물 재배에 제격이라 귀농인에게 접근성이 좋은 까닭에 마을 사람 중 귀농인 비율이 높다.  김 이장은 “마을 사람 중 귀농인만 따지면 삼 분의 일이 넘을 것 같아요. 들어온 지 수십 년 된 사람들도 귀농인이라 치면 상당히 많은데, 그렇다고 말하면 토박이분들이 자존심 상하실까요?(웃음)”라며 에둘렀다.
그러나 토박이들 자존심이 상할 것 같지는 않았다. 심은섭 노인회장(75)은 “시설채소 재배는 무척 힘든 일인지라 품이 아주 많이 드는데, 농사 외에도 다른 직업을 둔 젊은 귀농인들이 지나치게 수고롭지 않도록 마을 노인들이 도와줘요”라며 마을을 자랑했다. 회관에 삼삼오오 모인 다른 마을 어른들도 하나같이 동의하며 미움 없는 마을이란 걸 뿌듯해했다.

다양한 시설채소 재배
용사마을은 다양한 작물들에 대한 재배 경험이 쌓인 마을이다. 호박, 오이, 수박, 방울토마토는 물론이고 파프리카, 멜론, 콜라비 같은 이색적인 특수채소도 있다. 따라서 먼저 재배해 본 사람들의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덕분에 재배 기술에 대한 걱정은 덜  수 있다.
기존 마을 사람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레드향 재배를 시도해서 성공한 사례가 있다. 많은 사람이 레드향은 제주에서만 난다고 여기는데, 이에 대해 재배자인 양현숙 부녀회장은 “일조량이 높아서 오히려 제주에서보다 더 맛있게 나와요.”라며 레드향을 소개했다. 레드향뿐만 아니라 장미나 국화, 기타 야생화 등 꽃들도 수출까지 할 만큼 크게 키운다. 서로 도와가는 용사마을이기에 새로운 시도도 서슴없이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용사마을주민들이 마을회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용사마을주민들이 마을회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젊고 활기 넘치는 마을
이렇듯 생기 넘치는 마을이니 자연스럽게 마을행사도 활발히 치러진다. 정월 대보름 행사로 윷놀이가 펼쳐지고 추운 겨울날에도 많은 마을 사람이 모여 먹거리를 나누고 웃고 떠들며 매서운 한파를 이겨낸다.
봄이 오면 봄나들이 행사라 하여 강원도나 남쪽 지방으로 여행도 다닌다. 마을여행 때도 잡음이 많은 동네가 있는데, 용사마을은 서로 자주 소통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돕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없다. 가을이 되면 부녀회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준비하는 천렵 행사도 있다. 마을의 젊은이들도 많이 참가해 물고기를 잡고 같이한다는 공동체 의식을 다진다.
걱정거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마을의 숙원 사업을 묻자 김 이장은, “경기가 너무 안 좋아지니까 귀농했던 사람들이 마을을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나오더라고요. 앞으로도 더 안 좋아질까 봐 걱정이에요. 속상하죠”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마을 복지를 위해 운동기구와 안마기도 주민 숙원사업으로 설치 했다. 재배한 작물들의 활성화를 위해 하우스축제도 치르고 농업기술센터나 군의 다른 부서에서 주최하는 다른 교육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마을 단위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진천의 특산물로 용사마을에서 나는 장미를 꼽는 시절도 있었다. 진천의 자랑과 고민을 한 곳에 떠 안은 용사마을의 화려한 부활을 꿈꾼다.
                                     


우리마을 사람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 같았으면”

김광희 마을 이장
김광희 마을 이장

보기 드문 여자 이장인 김광희 씨는 활기찬 마을의 주요 원인이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이장 일을 맡아 마을을 위해 열정과 정성을 다해 일하고 있다. “큰 욕심 없어요. 이장 일도 그냥 당연한 일들이나 하는 거고요. 마을 분들이 워낙에 많이들 도와주셔서 힘든 점도 없고요. 앞으로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 같았으면 좋겠어요.”

 

 

 

 

 

활기찬 마을의 핵심

양현숙 부녀회장
양현숙 부녀회장

이월면 부녀연합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양현숙 씨는 마을행사를 치를 때 적극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사람이다. 지금도 부녀회장직과 레드향 재배를 동시에 하는 슈퍼우먼 이기도 하다. 양회장은 농사지은 상품들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거기에 더해 양 부녀회장은 “시설재배를 하려고 시도했다가 잘 안 돼서 그만두는 젊은 사람들 보면 안쓰러워요. 다들 잘 돼야 할 텐데.”라며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조화를 이루는 지혜

신은섭 노인회장
신은섭 노인회장

신은섭 노인회장은 마을 역사를 잘 알고 있는 토박이다. 마을의 옛 이름이나 일들도 훤히 꿰뚫고 있다. “사람도 마을도 건강이 최고예요.”라고 말하는 그는, “건강한 마을이 되려면 텃세는 없어야겠죠.”라고 소신을 밝혔다. 마을에서의 삶이 행복하고 만족스러우니 그걸 쭉 지켜나가고 싶다고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젊은 사람들이 잘 돼야”

정용훈 대동 계장
정용훈 대동 계장

“우리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참 많아요. 요즘에는 그래도 줄어든 건데, 다른 마을 가면 젊은 사람이라고 해봤자 60이 넘는 경우가 허다해요.”라고 마을을 소개한 정용훈 대동 계장은, 같은 맥락에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젊은 사람들이 시설재배 많이들 하니까 우리 마을에도 사람들 많이 들어왔는데, 경기가 안 좋아지니까 나가기도 많이 나갔어요. 같이 쭉 살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즐겁게 일할 줄 아는 사람

김진춘 새마을지도자
김진춘 새마을지도자

서울에서 90년대에 용사마을로 내려와서 그대로 자리 잡고 살아온 김진춘 씨는 용사마을의 활력소 역할을 자처한다. 말주변이 없다면서도 간혹 “우리 마을만큼 살기 좋은 마을 없을걸요?” 하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마을의 자랑거리를 묻자 그는 “사람이 제일 큰 자랑거리예요. 일 철저하고 꼼꼼하게 하는 이장도 있고, 크게 싫은 소리 안 하는 주민들이 그 뒤에서 받쳐주니까요.”라고 말하며 털털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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