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리 진천군 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계장
김미리 진천군 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계장
  • 이재홍
  • 승인 2019.03.04 13: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루를 36시간으로 사는 워킹맘
농협 조합장 선거로 바쁜 요즘을 보내고 있는 김미리 진천군 선관위 지도홍보계장이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농협 조합장 선거로 바쁜 요즘을 보내고 있는 김미리 진천군 선관위 지도홍보계장이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합장 선거 앞두고 후보자 면담 등 바쁜 일정 보내
두 아이 엄마로 일하며 '현재에 집중하자' 가 신조

농협 조합장 선거 준비가 한창이다. 공명한 선거를 위해 선거법을 안내받고 유세 활동을 벌여 선거를 치른다. 후보자들과 보좌관들은 이제부터 선거까지 눈코 뜰 새 없이 꽉 찬 일정을 보낼 것이다.
이 가운데 누구보다 바쁜 사람이 있다. 선거에 관련된 많은 업무를 처리하고 후보자들을 만나며 관리·감독하는 두 아이의 엄마 김미리(41) 진천군 선관위 지도홍보계장을 만났다. 

선거법 관련 업무 전문가
선관위 지도홍보계장의 업무는 꽤 다양하다. 먼저 각 후보자에게 선거법을 안내하고, 법 위반 행위를 단속한다. 선거법을 소상히 파악하고 있는 사람만이 가능한 일이다. 진천군 선관위의 경우, 관리계 3명·지도홍보계 3명·사무과 1명으로 총 7명인데, 지도홍보계 3명이 모든 단속 업무를 처리할 수는 없으므로 사전에 공정선거지원단을 선발하고 교육해 함께 예방 활동 및 단속 활동을 벌인다. 물론 실제 위반 행위를 인지했을 때는 조사권을 갖는 전문 인력들만이 대처할 수 있다.
선거비용을 보전하고 조치하는 것도 지도홍보계의 주요 업무다.
농협 조합장의 경우, 1000만 원의 기탁금을 내야 후보자등록이 가능하다. 공직선거야 선거 관련 예산을 통해 후보자들에게 지원이 가지만, 선관위에 위탁이 들어오는 자치단체 선거는 예산을 할당받아 이뤄지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외에 캠페인 등을 통한 공명선거 홍보 활동도 지도홍보계에서 맡아서 하고 있다.
김미리 계장은 지금은 지도홍보계장을 맡고 있지만, 지난해에는 진천 선관위에서 관리계장을 맡아 지방선거를 치렀다. 그녀는 “7개 선거를 한꺼번에 치르는 일이다 보니 굉장히 큰일이었어요. 그걸 주도적으로 팀을 이끌어 무사히 끝마치고 나니까 정말 보람 있더라고요”라며, “이번에도 열심히 해서 큰 사고 없이 끝내고 싶어요. 정말 기쁠 거예요”라고 전했다.

대학졸업후에도 일에 몰두
그렇다면 김미리 계장은 과중한 업무를 즐기는 일 중독인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는 않다. 그는 경남 사천(당시 삼천포시)에서 태어나 근방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니고 부산 부경대(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97학번인 김미리 계장은, “부모님이 조선업에 종사하셨는데, 경영난이 닥쳐서 집안 형편이 많이 안 좋아졌어요. 사업 쪽으로 알아보는 건 힘들겠다 싶어서 영어를 배워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 했죠”라고 영문과 진학 이유를 설명했다.
대학 졸업 후에도 잠시도 쉴 수 없었던 그녀는 곧바로 서울 소재 무역회사에 취직했다. 두 살 터울의 여동생, 세 살 터울의 남동생도 힘들어진 가정환경 탓에 힘들었지만, 그녀의 보탬으로 학교를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 김미리 씨는 “정말 힘들었어요. 바이어 시간대에 맞춰서 생활해야 하고, 서울에서 혼자 살면서 영업직에 가까운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몸도 안 좋아지더라고요”라며 무역회사에 다니던 때를 회상했다.

캐나다에서 ‘여유있는 삶’ 즐겨
어쩔 수 없이 업무에 치이는 삶으로 돌입하면서도 숨 쉴 구석은 반드시 찾아야 했다. 김미리 계장은 무역회사에 다니던 시기에 파견을 이유로 겪었던 캐나다 생활이 인생의 큰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너무나 여유로웠던 캐나다 생활에 관해 그녀는 “이렇게도 살 수가 있구나,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거구나 싶었죠. 전혀 다른 삶의 종류를 겪고 나니까 별생각이 다 들더라고요”라고 했다. 얼마 후 그는 삶에 여유를 찾기 위해 퇴사를 결심했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쉬는 것도 잠시, 그는 영어강사로 일했고 서울 생활에서 지친 몸을 회복하고자 다닌 테니스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던 현재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결혼후에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고 선관위에 들어가게 됐다. 현재 아들 둘, 두 아이의 엄마로 일과 가정에 충실하고 있다.
서울 생활과 캐나다 생활을 놓고 지금 생활이 어느 쪽에 더 가깝냐는 질문에 김미리 씨는 “지금은 서울 쪽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그래도 선거가 끝나면 대체휴무도 써가면서 쉬니까 그때는 캐나다 쪽에 더 가까워지죠”라며, “선거철에는 친정어머니가 집에 오셔서 아이들을 돌봐주세요. 대신 선거가 끝나고 나면 가족들과 같이 쉬고 여행도 가고요. 이 사이클에 이제는 익숙해졌어요”라고 말했다.
‘현재에 집중하자’라는 신조로 삶에 임하는 김미리 씨의 삶을 응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