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협회 진천군지부
한국미술협회 진천군지부
  • 이재홍
  • 승인 2019.03.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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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을 대표하는 미술가들의 모임
지난해 진천미협 정기전에 송기섭 진천군수를 비롯한 여러 지역 인사들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진천미협 정기전에 송기섭 진천군수를 비롯한 여러 지역 인사들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한국화·서양화·조소·디자인 등 작품 출품
다양한 미술 전시회 통해 회원들 실력 뽐내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각 세대의 발자취를 남기는 방법을 고민하는 한국화, 꽃들을 자신만의 색감으로 표현한 유화를 비롯한 아름다운 서양화, 작업실에서 다양한 의도와 방법으로 탄생하는 조소 및 공예, 생각과 느낌뿐만 아닌 거기에 깃든 혼을 생각하게끔 하는 서예, 기능에 감정을 더하는 디자인…. 예술의 꽃이라 불리는 미술의 여러 분야다. 진천군에도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미술세계를 한 눈에 접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한국미술협회 진천군지부(지부장 정미옥·이하 진천미협)가 그 주인공이다.

다양한 미술 작품 총망라
진천미협 미술전의 출품목록책자는 두께가 상당하다. 예컨대 2017년 충북 중부 미술교류전에 소개된 작품만 세도 60여 점이 넘기 때문이다. 작품의 갈래도 무척 다양하다.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유화 및 수채화나 동양화는 물론이고 유리공예·도자기·분채·석채·서예, 더 구체적으로는 양각한 돌이나 종이와 LED 등으로 표현된 물 양귀비, 아크릴화, 실크 스크린, 조각 등 각종 현대미술이 총망라됐다.
아무렇게나 중구난방 식으로 출품되는 것도 아니다. 진천미협의 정회원 가입조건은 꽤 까다롭다. 미술을 전공하여 3회 이상 전시회에 참여한 경력이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다. 작품활동은 하지 않은 채 이름만 미술가로 남아있는 사람을 걸러내기 위함이다. 물론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도 가입할 수 있다. 준회원제도가 있는 덕분이다. 준회원은 회의의 의결에 참석할 수 없지만, 회비만 내면 가입할 수 있으며, 미술전에 출품할 수 있다.
진천미술협회의 한 해 주요사업으로는 ▲매년 6월경에 열리는 충북 중부 미술교류전 ▲매년 9월경에 열리는 진천예술제 ▲매년 11월경에 열리는 진천미술협회전 등이 있다. 이 중 충북 중부 미술교류전은 충북문화재단 공모 사업에 의한 사업비를 통해 이뤄지며, 진천예술제나 진천미술협회전은 군비를 받아 진행된다.

청소년 미술대회 징검다리 역할
허선영(43) 사무국장은 미술전 외에도 진천미술협회의 주요 행사로 사생대회를 기쁘게 소개했다. 허선영 사무국장은 “어머님들이 아이들과 함께 와서 즐겁게 추억을 만들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저희도 굉장히 뿌듯하죠”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고민이나 잡념을 털어버리고 자연과 함께 숨 쉬며 깊이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그림 실력도 수준이 높다. 수상작들을 보면 미술 전공자들을 단순히 흉내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 저마다가 본인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게 구도와 색감을 통해 느껴진다.
사생대회는 진천미협이 주관하는 대회뿐만 아니라 솔라페스티벌이나 도미협 주관 대회처럼 큰 대회의 개최를 돕기도 한다. 진천 군민 중에서 수상자가 나오면 도 대회로 진출하게 되는 식으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전시공간 부족 고민
그렇듯 훌륭한 사생대회 뒤에도 안타까운 점이 있다. 감상의 대상이 되어야 할 작품들이 전시공간이 없어 시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정미옥 지부장은 “가까운 판화미술관에서라도 학생들 작품을 전시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해당 시설은 판화 외에는 전시 허가가 나오질 않더라고요”라며 문제를 지적했다. 흥미를 끌 만한 수백 점의 작품이 있는데 어딘가에 내놓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수십억의 군비를 들인 공예마을도 투자한 것에 비해서는 활성화가 덜 된 상태다. 지난해 11월 열린 강세황 미술대전 광고 현수막이 올해까지 걸려있었다. 공예마을 주택 소유주 중에는 진천미술협회가 다수인데, 읍내에서 멀어 접근성이 좋지 않고 상권이랄 것도 없어서 투자대비효율이나 지닌 잠재력을 끌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군의 투자와 사회단체의 상승세가 엇갈려 맞물리지 못하는 전형적인 예다.
다행히 진천예술회관 건립이 군의 사업계획으로 책정돼 있어서 진천미술협회의 전시공간은 시간이 지나면 확보될 예정이다. 그러나 군의 투자와 사회단체의 노력, 그리고 시민들의 관심이 서로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나갈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어야 한다.

 

인/터/뷰

“미술은 삶을 긍정적으로 보는 힘을 줘요”

정미옥 지부장
정미옥 지부장

 

정미옥(59) 지부장은 미술은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깊게 느끼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이 그리는 그림도, 예술가들이 창조한 작품도 저마다 하나하나가 모두 정답이라는 것이다. 정미옥 지부장은 “무작정 단순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서로가 내놓은 답들에 관심을 둬야 하니까요”라고 말하며, 이런 태도가 삶을 긍정하는 힘이 된다고도 말했다. 이런 관점으로 행해지는 예술은 그래서 고독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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