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읍 상계리 하목마을
진천읍 상계리 하목마을
  • 진천자치신문
  • 승인 2019.04.1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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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 장군 탄생지와 태실이 있는 문화유적 마을

점심·저녁식사 마을회관서 함께 먹으며 정(情) 나눠
주민 간 단합 잘 돼 마을 여행 참여도 매우 높아

 

진천읍에서 천안 병천 방향의 21번 국도를 타고 가는 길, 사석마을을 지나 보탑사 삼거리에서 김유신길(96번 군도)로 접어드는 약 1km 지점, 아름다운 무궁화꽃길이 보이는 한 마을이 눈 앞에 펼쳐진다.
이 마을은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흥무대왕 김유신 탄생지(사적 제414호)이며, 그의 탯줄을 보관했다는 태실이 있는 곳이다. 
보탑사, 만뢰산 자연생태공원, 태령산, 연곡저수지 등 역사 유적지들이 근거리에 위치해 있어 ‘문화유적마을’로 불러도 손색이 없는 곳, 상계리 하목마을(이장 지준현)을 찾았다. 
다양한 연령층 더불어 사는 마을
하목마을로 들어서는 길, ‘섬세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우리나라의 국화 무궁화꽃이 가로수로 심겨져 있다. 하목마을 입구는 진천읍까지 이어지는 무궁화꽃길의 시작점이다.
현재 60가구 130명 중 70세 이상 노인이 47명이나 되긴 하지만, 아이들이 10여 명 있을 정도로 다양한 연령층이 더불어 사는 마을이다. 최근 이 마을에 농촌에서는 아주 드문 갓난아기가 태어나는 ‘경사’가 있어 마을 사람들이 매우 기뻐하며 축하해줬단다.
마을의 주요 농산물은 감자, 고추, 쌀, 고구마 등이고, 특산물로는 취나물, 곤드레 등 산나물이 있다.


이웃들은 밥 같이 먹는 ‘식구(食口)’
마을공동체의 구심점이자 쉼터이며 동시에 사랑방 역할을 하는 마을회관. 하목마을의 마을회관은 특히 가족 없이 혼자 사시는 분들에게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장소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 곳에서 함께 밥을 먹는다.
박연애 부녀회장은 “점심은 물론 저녁까지 하루 두 끼를 회관에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밥을 같이 먹는 주민들이 평균 20여 명이다”며 “집에서 쓸쓸하게 혼자 밥 먹는 것보다 이렇게 회관에 나와서 여럿이 같이 먹으니 밥맛도 더 좋다”고 웃어 보였다. 
반찬거리 등 부식은 집에 있는 것들을 조금씩 가져와 함께 먹을라치면 반찬도 더 다양하고 풍성해진단다. 주말에 자녀들이 부모님을 찾아 인사 올 때 사들고 온 간식 등도 집에 재워두지 않고 가지고 와서 나눠 먹는다.
부녀회원들은 공동식사를 위해 순번을 정해 봉사하지만 굳이 순서 따질 것 없이, 오는 대로 팔 걷어 부치고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이렇게 ‘공동식사’가 이어지니 쌀 한 포대가 오래가질 못하고, “회관에 뭐 필요한 것 없나요”라고 누군가가 물으면, 바로 “쌀이 제일 반갑지요”라고 입을 모은다.

 

전통놀이 덕분에 ‘하하호호’
하목마을 주민들은 함께 모여 때로는 전통놀이(?)를 한다. 이 놀이 덕분에 마을회관은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여느 마을이나 어르신들의 놀이인 ‘화투’로 흔히 스트레스를 풀곤 하는데, 패를 나누고 뒤집고 같은 패를 맞춰 따오고 작전을 짜고 점수를 계산하고 값을 치르고 눈치를 보고 때론 탄성도 지르는 등 머리와 육체를 같이 쓰며 즐거워하기도 한다.
지준형 이장은 “어르신들이 화투 놀이를 할 때 매우 즐거워하신다”며 “분명 ‘치매예방에 좋다’는 말은 일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화투놀이에 빠질 수 없는 재미는 ‘돈 내기’다. 하목마을 주민들은 10원짜리 동전들을 수북이 쌓아 주고 받는다. 때문에 잃어도 별로 속 쓰림이 없단다. 딴 돈도 자기 주머니로 들어가지 않고 화투장 옆에 잘 보관했다가 재사용되기가 일쑤다.


협력과 단합으로 활기찬 마을
하목마을은 단결이 아주 잘되는 마을이란다. 한 어르신은 “최연소 이장으로 취임해 12년째 이장을 맡아온 지준현 이장을 중심으로 마을 행사나 모임에 동네 사람들의 협력과 단합이 마을을 한층 활기찬 분위기로 만든다”고 자랑했다.
지 이장은 “바로 얼마 전에는 매년 해오던 마을단합대회 겸 선진지 견학 여행을 올해도 부산으로 1박 2일로, 60명이 참석해 버스 2대를 빌려 아주 재밌게 다녀왔고 어르신들이 아주 즐거워하셨다”고 말했다.
이 곳 마을회관에서는 노래와 체조, 웃음치료와 요가 등을 함께 하는 ‘9988 행복 나눔이 프로그램’에 20여 명이 참가해 음악에 맞춰 열심히 합동체조로 근력을 키우고 하하 호호 깔깔깔 웃음으로 행복지수를 동시에 높이는 일들이 매일 계속되고 있다.
역사 문화 유적지의 특수성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고, 그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마을 주민들이 늘 그렇게 화합과 단결로 하나 되고 웃음꽃이 지질 않는 행복마을로 쭉 남아있기를 소망한다.  
허필광 기자


우리마을 사람들

“적극 도와주시는 어르신들 고마워”

지준현(38) 이장은 진천군농협인단체협의회 사무국장으로 6년째 봉사하는 농업경영인으로 부지런한 성품에 트랙터, 포클레인 등 다양한 농기계를 직접 다루면서 마을을 섬기고 있다.  마을에서 그는 진천군 유일의 ‘보리싹 재배’를 하는 지식기반 농업의 선구자라고 불린다. 다른 지역에서 선진농업 시찰차 그의 보리싹 공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난단다.  그는 “마을의 제반 문제들에 적극 협조? 협력해주시는 동네 어르신들이 그저 고맙기만 하지요”라고 겸손해 했다.

 

 


“보다 쾌적한 관광지 되도록 관리 필요”

김학봉(78) 노인회장은 오래전에 이 마을의 이장을 역임했다. 김 노인회장은 “우리 마을은 김유신 장군 태실-연정-자연생태공원-보탑사-투구바위, 궁국장 등 테마공원의 출발지이자 중심인 곳이다”며 “이들 관광지와 근접해 있는 축사로 인해 오점이 될 수도 있으니, 군 당국에서 보다 전략적 차원에서 축사들을 한적한 곳으로 이전시켜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깨끗하고 쾌적한 관광지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관광객들 위한 직판장 절실해”

부지런하고 활달한 성격의 박연애(74) 부녀회장은 마을의 살림꾼으로 크고 작은 마을 행사를 직접 챙기며 봉사하고 있다. 진천군부녀회 활동으로도 분주한 그는 “이 지역민들이 직접 생산한 농·특산물들을 이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믿고 살 수 있는 ‘직판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을 대소사에 몸으로 뛰는 숨은 리더

최성일(53) 새마을지도자는 마을의 발전을 위해 매사에 솔선수범한다. 군수 표창을 받은 그는 마을 대소사에 팔 걷어 부치고 몸으로 뛰며 봉사하는 숨은 리더다. 친환경미래도시 건설에 관심이 많은 그는 “태실 찾는 분들을 위한 대형 주차장에 가로등이 없어 범죄의 가능성이 높다”며, “역사 유적이 많은 관광지로서 그 기능이 제대로 살아나도록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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