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읍 사석리 석박마을
진천읍 사석리 석박마을
  • 변상희
  • 승인 2019.04.1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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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과 배려로 하나되는 정(情) 있는 마을
석박마을 어귀에 세워진 마을비를 배경으로 펼쳐져 있는 석박마을 전경
석박마을 어귀에 세워진 마을비를 배경으로 펼쳐져 있는 석박마을 전경

 

잣고개 넘어가는 길목 첫 번째 마을…교통 요충지
마을 독거노인에 정성 모으는 따뜻한 마음의 주민들

 

“석박마을은 과거 6·25전쟁 때 최후 접전지였습니다”
마을 이장의 설명을 듣지 못했다면 아마 믿지 못했을 정도로 현재의 석박마을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이 마을은 6·25전쟁 당시 수도사령관이었던 김석원 장군 휘하 수도사단 장병과 후퇴 중인 국군이 남침하는 북한군을 맞아 문안산과 봉화산 등에서 치열한 전투를 해 적을 섬멸함으로써 임시 수도인 대구 방어에 큰 역할을 했다. 이 전투를 문안산 전투라고 부르며 전투가 가장 치열했던 문안산에 형성된 마을이 바로 석박마을이다.
진천에서 가장 높다는 문안산(450m) 바로 밑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석박마을은 주변으로 봉화산(411m)과 환희산(402m)을 끼고 넓게 펼쳐져 있다. 잣고개를 넘어가는 길목 첫 번째 마을, 사석리 석박마을(이장 전재환)을 찾았다.

 

주민 일부가 마을회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민 일부가 마을회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95세 어르신 5명인 장수마을
진천군청에서 서남쪽으로 약 3.6km 떨어져 있는 석박마을은 동쪽으로는 국도 21호선이 천안으로 이어지고 남북으로는 국도 17호선이 청주와 서울로 연결 돼 있는 교통의 요충지다.
사방으로 막힌 곳이 없는 석박마을은 현재 73가구 약 150여 명의 주민이 모여 살아가고 있다.
석박마을의 주민들은 50~60대가 가장 많지만 95세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 99세의 마을 최고령자 어르신이 지난해 돌아가시면서 현재 95세 할머니가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석박마을은 90세 이상의 어르신만 해도 5명이나 될 정도로 장수마을로도 유명하다.
주민들의 연령층이 높다 보니 주로 논농사와 밭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많지만 젊은세대는 직장에 많이 다닌다.
마을에는 문안산 자락에서 흘러 내려오는 냇가가 자리하고 있는데 이 시냇가 옆으로 150년된 보호수가 우뚝 서 있다.
여름이면 마을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쉬었다 가는 원두막 쉼터로 이용 중이라는 보호수는 수령이 약 160년으로 추정되는 느티나무다. 지난 1982년 11월 11일 진천군 보호수(고유번호는 7-8-1-15-183호)로 지정됐고 나무 높이는 18m, 나무 둘레는 2m에 달한다.

잣고개 도로변 효자문 유명
달성 서씨는 서거정(1420~1488)의 후손이 진천군 진천읍 사석리로 입향해 세거(한 고장에 대대로 삶)한 성씨다.
진천군에서 효행으로 이름난 서한순(1848~1909)은 달성 서씨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아버지가 병상에 눕자 갖가지 약을 구해 먹게 하는 등 병간호에 전심을 다했다. 극진한 병수발에도 차도가 없자 점쟁이에게서 북천에 기도를 하면 효험이 있다는 말을 듣고 혹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일밤마다 얼음물에 목욕재계를 하고 북두칠성에 치성을 드렸다. 그런 뒤 아버지의 병환이 20여 일 만에 완쾌돼 인근에 칭송이 자자했다고 한다.
1882년(고종 19) 12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시묘를 하면서 매일처럼 성묘를 하고 곡을 하며 눈물을 흘려 인근 주민들이 감복했다. 유림들이 관찰사에게 건의해 정문을 세워줄 것을 왕에게 품신했으나 살아 있을 때 정문을 세우는 일은 어렵다 해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지난 1971년 향리의 유림들이 서한순의 효행을 널리 알리기 위해 당시의 감사·현감의 표창장을 근거로 진천군 진천읍 사석리 산59-5번지 사석삼거리에서 잣고개로 올라가는 도로변의 오른쪽 산자락에 효자문을 세웠다.
현재 석박마을에는 전씨, 최씨, 서씨가 기반을 잡고 살고 있으며 효자마을로도 정평이 나있다.

숙원사업은 하천정비
석박 마을회관 맞은편에 자리 잡은 파란지붕집은 현재 위탁독거노인이 거주하고 있는데, 마을에서 집이 초라하고 낡아서 십시일반 정성을 모았다고 한다. 소식을 들은 진천 로타리 클럽에서도 사랑의 집짓기 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정성을 도왔다.
이처럼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정 많은 마을인 석박마을은 현재 두 가지 고충을 안고 있다. 윗마을과 아랫마을 사이를 관통하는 마을 도로에 신호등이 설치돼 있는데 이게 곡선형태로 꺾여 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마을 주민의 대다수가 노인들이라서 빨리 건너지도 못하는데 횡단보도의 사이가 멀어 사고 발생의 위험이 높다.
또한 하천정비사업을 숙원사업으로 꼽았다. 문안산 자락에서 흘러 내려오는 계곡물인 하천은 폭이 매우 좁으며 토사유실의 위험을 안고 있었다. 주민 간의 화합과 배려가 돋보이는 석박마을의 숙원이 속히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우리 마을 사람들

 

솔선수범하는 5년차 베테랑 이장

전재환 이장
전재환 이장

전재환(73) 이장은 마을 토박이이다. 그래서 석박마을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고 관심 또한 많다. 그는 마을비를 건립하는 데도 앞장섰을 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여 최대한 마을 주민들이 편하게 생활하실 수 있게 노력한다. 그는 보호수를 관리하고 있으며 현재 5년 차 베테랑 이장님이다. 그는 최근 경로당에 안마의자를 들여놓은 일을 자랑했다. 그는 “주민들이 최대한 행복할 수 있게 마을을 위해 부지런히 일하고 싶다”며 “믿고 도와달라”고 말했다.

 

 

 


“어르신들이 행복해야 저도 행복해요”

전원식 노인회장
전원식 노인회장

전원식(77) 노인회장은 마을 어르신들과 어우러진 삶을 영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워낙 부지런한 이장님을 도와서 일하면서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는 그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마을주변 정화작업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9988 체조운동에 꼭 참여해 달라” 당부하면서 “노인분들이 행복해야 저도 행복합니다”고 전했다.

 

 

 

 

 

 

알뜰한 마을 살림꾼

이인순 부녀회장
이인순 부녀회장

이인순(60) 부녀회장은 알뜰한 마을 살림꾼이다.
남편과 결혼해 타지생활을 하다가 마을에 들어온 지도 어느덧 10년이 넘었다는 그는 마을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석박마을은 12월 달에 총결산 단합대회를 개최하는데 그때 살림을 챙기는 것이 바로 그다.
그가 주도하여 알뜰살뜰 마련한 부락기금으로 마을 주민들은 봄, 가을로 관광을 다닐 정도다. “앞으로도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마을을 위해 최선 다 할 것”

송영덕 새마을지도자
송영덕 새마을지도자

송영덕(71) 새마을지도자는 이인순 부녀회장과 부부지간이다.
그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새마을지도자 일을 보고 있는데 어려움이 별로 없다고 한다. 그는  “이 모두가 마을의 큰 어르신인 이장님과 노인회장님 덕분”이라며 “마을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 우리 마을이 교통의 요충지에 자리 잡고 있기에 회사 입주에 심혈을 기울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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